작가정신/ 김종광 지음

 
 

[현대경제신문 안효경 기자] 이 책은 20년차 소설가의 생활에 대한 탐구인 동시에, 그의 눈에 비친 하루하루를 성실히 살아가는 ‘위대한’ 생활인들에 대한 탐구이기도 하다.

자신은 ‘생활인’의 반열에 감히 낄 수 없고, 무늬만 전입인 백수 소설가라는 겸양의 말을 하는 저자는 그 누구보다 생활인의 편에 서서, 생활인의 고충을 이해하고, 생활인의 보람과 기쁨을 응원하는 작가다.

‘김유정의 반어, 채만식의 풍자, 이문구의 능청스런 입담’을 갖추었다는 평가를 받는 그답게, 서민들의 삶을 포착하여 촌철살인의 유머와 감동을 선사하는 해학과 구수한 입담은 이번 산문집에서도 여전히 빛을 발한다.

무엇보다 가장 큰 이유는 다름 아닌 ‘생활밀착형’ 글들이기 때문이다.

저자의 글은 에둘러 말하는 법 없이 솔직하고 직설적이다. 그래서 더 뭉클하게 와 닿는다.

읽고 쓰고 생각하기를 부단히 노력해온 사람이 가진 근면함과 내공이 배어 있어 곱씹어 읽을수록 깊이를 더한다.

누구나 공감할 법한 일상사부터 시작해, 사회구조적 불합리에 대한 날선 비판, 역사·정치·교육·문화 전반의 통찰, 소설가로서의 직업적 사명까지 두루 아우른 글들은 생동하는 삶 한복판으로 우리를 이끈다.

무엇보다 그곳엔 저자만이 구사하는 웃음기 어린 희로애락이 있다. 무비판적인 긍정의 웃음도, 안일한 희망의 성질을 지닌 웃음도 아니다.

자조적이지만 비관적이지 않고, 비판적이지만 위악적이지 않다. 사람 냄새 물씬 풍기는 털털한 웃음, 때때로 우리 자신을 비추는 솔직하고 담백한 웃음이기에 은근하게, 오래도록 마음을 잡아 붙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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