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상황 악화, 인수 메리트 적어

 
 

[현대경제신문 김영 기자] 롯데그룹이 롯데손해보험과 롯데카드를 시장에 매각키로 했다. 금산분리 규제에 따른 조치로 업계에선 ‘예상됐던 일’이란 반응들이 나온다. 단, 이들 금융사의 조기 매각 가능성을 두고선 "시장 상황 등을 고려할 때 쉽진 않을 것"이란 의견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

27일 롯데그룹은 롯데손보와 롯데카드를 외부에 매각할 방침이라 밝혔다. 지난해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 일반 지주회사가 금융계열사를 소유할 수 없는 금산분리 규제에 따라 금융계열사 매각을 결정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롯데의 금융계열사 매각은 지주사 체제 전환 이슈가 불거졌을 논의돼 온 사안이다 보니 금융권에서도 별다른 충격은 받지 않고 있다. 올초 업계 일각에선 롯데손보와 카드의 패키지 매각설까지 제기됐었다.

다만 롯데손보와 롯데카드 매각이 순조롭게 진행될지에 대해선 ‘쉽지 않을 것’이란 게 업계 중론이다. 손해보험과 카드업 모두 시장 상황이 좋지 못해 인수 메리트가 떨어지고, 예상 매입처도 마땅히 보이지 않는다는 평가다.

이와 관련 손보사의 경우 IFRS17 도입에 따른 자본확충 부담이 크다는 평이 나온다.

카드사 상황은 더 좋지 못하다. 당정의 소상공인 카드 결제 수수료 인하 등 정부의 반(反)카드업 정책이 있따라 추진되며 순익 감소세 뚜렷한 모습이다. 롯데그룹 이탈에 따른 카드의 유통 영업력 감소 급감 우려도 나온다.

예상 매입처와 관련해선 내년 지주 전환이 예고된 우리은행이 인수후보 1순위로 거론되나 정작 우리은행 내부에선 “카드는 인수매력이 떨어지고, 보험사 인수는 나중 일”이라는 말들이 나온다.

우리은행 관계자 역시 “지주 설립 초기 은행과 시너지를 고려할 때 증권사 인수를 우선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금융사 인수를 통해 과거 큰 재미를 봤던 사모펀드의 인수 가능성도 제기되나 이 또한 현재로선 실현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모기업과 사업 시너지를 기대하기 힘든 사모펀드 특성상 단기 이익 발생 여부에 따라 인수전 참여를 결정하는데, 롯데손보와 롯데카드 모두 시장 지배자적 지위도 아니고 업황 전망도 좋지 못해 사모펀드가 단기 손실을 감내하고 인수전에 참여하진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일각에선 손보에 국한해 동종업체 매각설도 제기되고 있다. 롯데손보와 규모가 비슷한 중형 손보사 중 금융모기업이 있는 한화손보와 메리츠화재 등이 인수전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그러나 이들 업체 또한 아직까진 롯데손보 인수에 큰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

시장 상황이 좋지 못한 카드 쪽에선 동종업체 인수설마저 들려오지 않고 있다.

롯데손보·카드 매각전 난항이 예상되고 있는 것 관련 한 업계 관계자는 “롯데그룹이 제값을 받고 이들 계열사를 매각하려 했다가는 매각 시기 마저 놓칠 수 있다”이라며 “저가 매수를 신중하게 고려해 봐야 할 것”이라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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