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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희용 칼럼] 빛바랜 골목시장의 인내권희용 내외정책홍보원장.
권희용  |  nw203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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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11.06  17:0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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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희용 내외정책홍보원장.

도심권에서 벗어난 동네 골목시장 안에 있던 세개의 슈퍼마켓이 지난 1년 사이에 하나만 남았다. 두개가 5~6개월을 시차로 문을 닫은 것이다. 가게는 아직도 주인을 찾지 못한 채 비어있다. 시장골목에는 이렇게 빈 가게가 여기저기 눈에 띈다.

한때 이 골목시장은 꽤 인기가 있는 곳으로 소문이 나있었다. 선거 때가 되면 특히 그랬다. 후보자들이 거의 줄을 서서 시장바닥을 누비기 일쑤였다. 대통령선거 때는 더했다. 이곳을 다녀간 후보자 가운데 대권을 잡은 사람도 있고부터는 아예 필수코스가 되다시피 했다. 이곳 상인들의 자랑거리가 되었으니까.

그러던 시장이 지난해부터 맥이 풀리는 낌새가 보이더니, 빈 가게가 늘어나기 시작한 것이다. 대기업이 골목상권을 싹쓸이 한다고 아우성이던 때도 이 시장은 기죽지 않고 잘나가던 곳이다.

광풍 속에서도 견뎌낸 거목이 시름에 잠긴 채 해거름을 보내고 있는 듯하다. 밤을 넘기고 아침을 맞이할 수 있을지 상인들의 표정은 침잠 그 자체인 듯 어둡기만 하다.

대통령시정연설 속에서 가장 많이 등장한 경제정책을 일컫는 단어는 ‘포용국가’가 9번이다. 그 다음이 ‘혁신성장’ 8번, ‘소득주도’ 2번 순이다.

이 단어들의 순위를 거꾸로 보면 정부의 경제정책변화를 읽을 수 있다. 출범과 함께 정부는 소득을 위주로 나라경제를 이끌겠다고 했다.

다음이 혁신성장이다. 굳이 해석하자면 경제에 낀 먼지를 털어내고 4차산업 같은 새로운 업종개척에 매진하겠다고 한 것이다.

경제적폐를 말끔하게 도려내고 개혁하겠다는 의미로도 통한다. 8번씩이나 등장한 걸 보니까 아직도 그 약효가 지속된다는 것이리라.

우리경제에 대한 뒤숭숭한 소문이 시장과 서민 입에서 입으로 파다해지면서 등장한 단어가 ‘포용성장’이다. 경제용어는 어렵다. 서민이 쉽게 범접하기 어렵다는 말이다. 전문가들도 아무나 입에 올릴 일이 아니다.

그런데도 괴이쩍기 십상인 것이 이 정부 들어 표준어가 되다시피 한 특유의 용어들이다. 앞서 거론된 세 개의 단어들이 전통적인 경제용어도 아니다. 정권이 만들고 전용하는 용어들이다.

친정부적인 전문가들 중에는 외국 경제학자가 만들어 냈다는 식으로 말은 하지만 그리 소문난 경제용어는 아니라는 것쯤으로 서민들은 알고 있을 정도다.

포용성장은 앞서 소득주도성장까지도 더불어 끌어안겠다는 뜻일 게다. 그러니 등장 횟수부터 압도적이다. 이제 우리나라 경제정책의 골간은 포용성장시대가 되었다는 의미인 게 분명하다. 따라서 소득주도경제성장정책은 저물어간 것이다. 실패한 것이라는 말이 정확하리라.

그렇다면 누군가 이에 대한 설명과 함께 책임을 져야한다. 대통령의 시정연설에 앞서 그 절차가 있어야 했다. 밑도 끝도 없이 시중에 나돌고 있는 몇몇 관료에 대한 하마평만 무성하다. 그래서 시장을 도외시한 정권의 처사에 서민은 불안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시정연설은 지난 1년간 쓴 예산집행에 대한 효과가 아직 나타나지 않았다고 했다. 좀 더 기다리면 소득이 늘어나고 그 덕에 시장이 돌아가는 선순환구조가 될 것이라고 했다. 어디서 많이 들어본 경제이론이다. 이 정부출범초기 소득주도론자들이 애국가보다 더 자주 복창한 정책론이다.

그래서 반대론자들은 내년도 정부예산에서는 그간의 경제실패를 메우는 데 쓰이는 예산은 막아야한다고 어깃장을 놓는다. 살펴보면 그동안 들인 엄청난 국민세금이 효과를 냈다는 자랑거리가 없다는 것쯤은 서민도 알고 있다.

그런데 아직도 더 두고 보자는 대통의 말씀에 토를 달 수 밖에 없다. 민망한 노릇이다. 물가는 치솟고 장사는 바닥을 기고 있다고 시장사람들은 불평이다. 스태그플레이션(경제불황 속 물가상승)이 덥석 다가온 게 분명하다. 그러면서도 이를 단정하기에는, 그간 뭔가 해보지도 못한 경제브레인들의 몰골이 떠오른다는 소리가 크다.

빛바랜 골목시장을 떠도는 대통령의 말씀이 훌쩍 성장했던 우리경제의 가슴을 친다. 더 기다릴 인내가 있을까를 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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