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화웨이 배제…가격 싸고 기술력 우수 평가에도 보안 우려 여전

 
 

[현대경제신문 정유라 기자] KT와 LG유플러스가 화웨이의 5G(5세대 이동통신) 통신장비 도입 여부를 두고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

22일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이 지난 9월 화웨이를 배제한 통신장비 선정을 완료함에 따라 KT와 LG유플러스의 화웨이 선정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화웨이는 삼성전자와 에릭슨, 노키아 등과 비교해 가격이 30%가량 저렴하고 통신 안정성이나 호환성에서도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 기술력 역시 타사 통신장비보다 3~6개월 정도 앞서 있다고 평가된다.

그러나 기술력과 가격 경쟁력이 우수하다는 평가에도 중국 정부의 감청에 이용될 수 있다는 보안 상의 우려는 화웨이를 동반자로 쉽게 결정하지 못하는 부담요인이 되고 있다.

국내 이통사 중 화웨이의 5G 장비를 도입하겠다고 공식적으로 밝힌 곳은 LG유플러스다.

지난 6월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MWC 상하이 2018’에 참석한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은 “화웨이가 다른 통신장비 대비 제일 빠르고 성능이 좋다”며 “특별한 이변이 없는 이상 화웨이를 도입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LG유플러스는 지난 2013년 화웨이를 LTE 장비로 들여온 이후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주요 지역에 화웨이 장비를 큰 문제 없이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5G 장비 도입에서도 화웨이를 우선적으로 고려하는 이유 중의 하나다.

KT는 화웨이 도입 여부를 고심하고 있다.

지난 10일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 증인으로 출석한 황창규 KT 회장은 통신 장비 선정에 대해 “5G 장비사를 아직 결정하지 않았고 화웨이도 여러 장비 제조사와 동일 선상에서 평가하고 있다”며 “화웨이 장비의 보안 우려 역시 지금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최근 미국, 호주 등 선진국들의 화웨이 5G 입찰 참여 금지, 국내 정부·이통사들의 5G 보안에 대한 입장 등 화웨이를 둘러싼 사이버 보안 논란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어 양사도 신중한 태도를 유지 중이다.

앞서 2012년 미국 의회가 화웨이 장비는 스파이 활동에 악용될 수 있다고 주장하며 보안에 대한 우려가 제기된 바 있다.

미국은 화웨이가 중국 정부의 영향력 아래 있어 장비에 도청과 정보 유출을 가능하게 하는 기능이 숨겨질 수 있다는 우려를 표했다. 화웨이가 민영기업이지만 유사시 중국 정부의 지시에 따라 움직일 수 있다는 의미다.

국내에서도 중국 정부의 영향 하에 있는 화웨이가 정보 수집 통로로 이용될 수 있다는 불신이 커지고 있다.

화웨이 측은 보안 측면에서 문제될 게 없다고 설명하고 있다.

화웨이 관계자는 “제품과 솔루션은 현재 전 세계 주요 이동통신사, 포춘(Fortune) 500대 기업·170여개 이상 국가의 고객과 소비자들이 사용하고 있고 철저한 사이버 보안 제공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보안과 관련해 문제를 제기 받은 사안은 한 번도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동통신업계 관계자는 “가격과 기술력 등 여러 방안을 검토했을 시 화웨이를 안 쓸 이유는 없지만 보안상 우려된다는 의견도 무시할 수도 없어 장비 도입을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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