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별성과 독창성 빠진 ‘시그니처’·...300대 시장 조사 차원?

지난 7월 30일 예약판매를 시작한 'LG 시그니처 에디션' <사진=LG전자>
지난 7월 30일 예약판매를 시작한 'LG 시그니처 에디션' <사진=LG전자>

[현대경제신문 진명갑 기자] LG전자는 지난 7월 30일 ‘LG 시그니처 에디션’의 두 번째 스마트폰의 예약판매를 시작했다. 하지만 ‘시그니처’라는 제품의 독창성 혹은 차별화에 대한 부분은 고개가 갸웃거려진다.

LG전자의 이번 에디션은 저장용량 256GB(기가바이트), 램 6GB, 3천300mAh(밀리암페어)의 일체형 배터리가 적용됐다. 카메라 부분에서는 후면에 일반각과 초광각을 지원하는 1천600만화소의 듀얼카메라를 탑재했다. 또 세계적인 오디오 명가 ‘뱅앤올룹슨(Bang & Olufsen, B&O)’사가 사운드 부분 튜닝을 담당했다.

이번 에디션의 하드웨어는 삼성전자의 ‘갤럭시S9’과 비교해 앞선 사양을 자랑한다.

전자기기의 하드웨어가 뛰어나다는 점은 다른 제품들과는 다른 차별성을 가진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가격이 200만원 상당의 시그니처 에디션과 출고가가 100만원이 조금 넘는 ‘LG V35 ThinQ’의 하드웨어와 비슷한 수준이다.

2배 가까운 출고가의 차이를 가지면서도 하드웨어가 비슷하다면 독창성과 차별성을 가진다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어 보인다.

음식점 혹은 카페 등지에서 ‘시그니처 메뉴(signature menu)’라는 글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영어사전에 ‘시그니처(signature)’라는 단어에는 ‘특징’이라는 뜻이 존재한다. 하지만 최근에는 특징을 넘어 타 브랜드와 다른 ‘차별성’, ‘독창성’을 가진다는 의미로 쓰인다.

그러나 이번에 출시되는 LG 시그니처 에디션 스마트폰이 갖는 독창성과 차별성은 뚜렷하게 보이지 않는다.

후면에 적용된 ‘지르코늄 세라믹’ 소재와 300대한정, 200만원 상당의 출고가만으로는 차별성과 독창성을 나타낼 수 없다.

LG전자는 지난 2017년 출시했던 첫 번째 에디션에서 기본으로 제공하는 어플리케이션의 아이콘 디자인을 기존 양산형 제품들과는 다르게 디자인했다. 당시 모든 아이콘 디자인 변경이 아닌 일부 아이콘만 변경해 통일성을 해친다는 평가도 있었지만 일반 제품들과의 차별성을 추구했다는 긍정적 평가도 따랐다.

하지만 이번 두 번째 에디션에서는 설정 탭의 테마가 블랙색상으로 적용된 것 이외에는 기존 양산형 제품들과 같은 아이콘 디자인이 적용됐다. 스마트폰 배경화면에 부분에서 다른 제품들과 차이를 찾을 수 없게됐다.

후면에 적용된 지르코륨 세라믹 소재는 육안으로는 일반 스마트폰과 다른 점을 찾기 어려울뿐 아니라 고급스러운 느낌을 받기는 힘들었다. 오히려 블랙색상의 지르코늄 소재는 손가락 지문이 많이 남아 블랙색상을 좋아하는 소비자들에게 아쉬움을 남겼다.

LG 베스트 샵을 방문해 LG 시그니처 에디션 스마트폰을 시연해본 공모(27)씨는 “무엇이 다른지 모르겠다”며 “누군가 출고가 200만원이라는 것을 말해주지 않는다면 일반 스마트폰으로 생각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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