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해외매출 2210억, 국내매출 앞질러…온라인 보다 오프라인 강화 전략

10일 오전 서울 광진구 CGV 강변에서 열린 ‘20주년 CGV 영화산업 미디어포럼’에서 서정 CJ CGV 대표가 사업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CJ CGV>
10일 오전 서울 광진구 CGV 강변에서 열린 ‘20주년 CGV 영화산업 미디어포럼’에서 서정 CJ CGV 대표가 사업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CJ CGV>

[현대경제신문 조재훈 기자] CJ CGV(이하 CGV)가 국내보다 해외에서 스크린을 대폭 확대하며 해외사업에 가속페달을 밟고 있다. 국내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자 해외시장을 공략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또한 최근 급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온라인 동영상 플랫폼들과의 경쟁보다는 오프라인 사업에 비중을 두고 실리를 취하겠다는 전략이다.

CGV는 10일 오전 서울 광진구 CGV 강변에서 ‘20주년 CGV 영화산업 미디어포럼’을 열고 이같은 향후 경영 목표에 대해 밝혔다.

서정 CJ CGV 대표는 “CGV의 국내 사업은 2013년 2억1천만 명 달성 이후 계속해서 횡보를 하고 있다”며 “이는 굉장히 우려스러운 부분”이라고 말했다.

실제 CGV의 국내 실적은 주춤하고 있다. 지난 1분기 CGV의 국내 매출은 2천202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6%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74% 감소한 11억원에 그쳤다.

반면 해외 실적은 눈에 띄게 개선됐다. CGV는 지난 1분기 해외에서 2천210억원의 매출을 거뒀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7% 증가한 수치로 국내보다 해외 매출이 높은 실적을 기록한 것은 처음이다.

서정 대표는 “해외 매출이 국내를 추월한다는 것은 CGV의 글로벌 컬처플렉스 비전을 달성하기 위한 중요한 모멘텀”이라며 “기존 시장 경쟁에서 탈피해 새로운 시장을 창조해 나가는 ‘블루오션 시프트’를 이뤄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특히 CGV는 해외 기존 진출 8개국 중 베트남에서 2018년 상반기 1천만 관객을 동원하는 성과를 올렸다. 높은 성과를 바탕으로 CGV 베트남 법인은 국내 증시 상장 절차에 착수했다.

이같은 상황에 CGV는 해외 진출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다. 러시아, 터키 등 기존 진출국과 인접한 국가에 지속적으로 스크린을 늘려나갈 계획이다.

다만 온라인 콘텐츠 플랫폼의 급부상은 CGV와 같은 극장 사업자에게 큰 위협이 되고 있다. 넷플릭스, 훌루, 아마존 프라임, 유튜브 프리미엄과 같은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 사업자들이 급성장하고 있어서다.

글로벌 B/O(박스오피스) 매출은 2013년 359억달러에서 2017년 406억달러로 4년간 오른 수익폭은 47억달러에 그쳤다. 반면 온라인 플랫폼 매출은 2013년 123억달러에서 2017년 321억달러로 약 3배 가까이 폭증했다.

CGV는 온라인 콘텐츠 플랫폼과의 정면승부 보다는 오프라인 콘텐츠 확대를 선택했다. 멀티플렉스 영화관을 복합 문화 공간인 ‘컬쳐플렉스’로 만들겠다는 입장이다.

다이닝 펍, 프리미엄 볼링, 스포츠 아케이드를 결합한 스포테인먼트 공간 ‘볼링펍’, 제한된 시간 안에 극장 구석구석 배치된 단서를 활용해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신개념 미션 게임 ‘미션브레이크’, 자연 콘셉트의 슬로프형 상영관 ‘씨네&포레’, 그리고 아트·디자인·라이프스타일 서적 1천여권이 비치된 로비 라이브러리 ‘북&라운지’ 등을 확대·조성할 계획이다.

서정 CGV 대표는 “넷플릭스는 분명히 CGV에 극장사업자에 위협이 되는 요소”라며 “OTT(인터넷 동영상 서비스)사업을 진출할지 말지 몇 년간 고민해왔지만 현재로서는 사업성, 저희 역량 등과 다른 사업자와의 경쟁관계로 볼 때 본연의 극장사업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CJ CGV는 지난 20년의 멀티플렉스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향후 20년을 대비하기 위한 NEXT CGV 역량 강화에 나설 것”이라며 “세계 극장의 미래를 제시하는 질적 1위 브랜드로 성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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