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RCG 신용등급 20일 만에 하향

 
 

[현대경제신문 김경렬 기자] 나이스신용평가가 중국에너지화공집단(CERCG)에 대한 신용평가 관련, 최초 등급 판정 20일 만에 기업어음 등급을 A20에서 C등급으로 하향 조정 ‘전례 없는 신용평가’라는 논란에 휩싸였다.

19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CERCG 채무불이행(디폴트) 사건 관련 신용평가를 담당한 나이스신평이 논란에 휩싸였다.

지난 5월 11일 CERCG가 설립한 3억5천 달러 규모 특수목적법인(SPC)에서 디폴트가 발생했다. 즉각 국내 증권가에는 이 회사의 또 다른 SPC에 투자한 국내 증권사들의 투자 손실 우려가 제기됐다.

한화투자증권과 이베스트투자증권 발행 중개한 CERCG의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1천650억원에 대한 디폴트 우려가 불거진 것이다.

증권가에서는 CERCG ABCP 발행 및 자산관리를 전담한 증권사들의 투자대상 분석 오류 및 허술한 사후 대처에 대한 문제제기와 함께 나이스신평에 대한 불만 및 신뢰도 하락 우려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

ABCP 발행 직전인 지난달 8일 나이스신평에서 CERCG를 중국 국영회사로 분류 이 회사 기업어음 신용등급을 A20로 책정했다가 20일이 지난 5월 28일 이를 C등급으로 하향 조정했기 때문이다. 

신용평가 업계에서는 최초 등급 판정 뒤 20일 만에 4등급 이상 차이가 나는 평가를 내리는 경우에 대해 전무후무한 일로 보고 있다.

한 신용평가사 관계자 역시 “기업어음 신용평가가 큰 등급으로 떨어지는 경우는 찾아보기 힘들고 20일 만에 이처럼 크게 떨어지는 경우는 더더욱 없다”며 “개별사에 대한 기업어음 신용등급 단기 급락 사례가 드물다는 점에서 최초 신용평가에 오류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과거 KT ENS 신용등급이 하루 만에 AAA에서 CCC로 하향 조정된 사례가 있으나 당시 KT ENS의 매출채권 사기건에 따른 것으로 이번과는 다른 사례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와 관련 나이스신평 관계자는 “CERCG 신용평가는 정상적으로 이뤄졌다”라며 “주어진 자료들이나 재무적인 프로파일을 봤을 때는 초도평가의 A20등급은 큰 문제가 없는데, 배경을 알아보기 어려운 갑작스런 상황이 일어나 평상시와 다른 상황이 벌어졌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CERCG 신용평가 단기 조정은 크로스 디폴트(Cross Default) 조항 때문”이라며 “중국 정부의 디레버리징(부채 축소)과 맞물려 3일 만에 발생한 디폴트 사례에 대해 어쩔 수 없이 신용 등급을 낮출 수밖에 없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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