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블/ 김백상 지음

 
 

[현대경제신문 안효경 기자] 네덜란드 판화가 에셔의 작품 ‘그리는 손’에서 모티브를 따온 이 책은 '전뇌(전자두뇌)'가 일상이 된 시대를 배경으로 한다. '기억 삭제'를 매개로 복잡하게 얽힌 여러 인물들의 이야기를 추리 형식으로 담은 미스터리 SF 소설이다.

'전뇌(전자두뇌)'가 대중화된 시대를 배경으로 하는 이 소설은, '일곱 사도 사건'이라는 대규모 폭탄 테러 이후 '기억이 삭제된 사람들'이 하나둘 나타나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기억을 지우는 자 '진', 기억을 뒤쫓는 자 '현우', 기억을 거부하는 자 '수연', 기억에 고통 받는 자 '미연', 기억 자체를 없애려는 자 '섭리'. 다섯 개의 시점으로 구성된 이야기는, 거의 모든 인물이 얽히고설킨 정교한 서사 구조를 취하고 있다. 또한, 쫓고 쫓기는 추리적 요소를 통해 읽는 재미를 더해준다.

'일곱 사도 사건'의 진실이 밝혀진 뒤에도 작가는 각 인물들의 드라마에 소홀하지 않으며, 한 사람 한 사람의 세계를 이야기에 꾹꾹 눌러 담아냈다.

모든 게 마무리되었다고 생각한 순간 작가는 예상치 못한 새로운 인물을 출현시키며 이야기는 새로운 국면을 맞는다. 베일에 싸인 인물을 통해 우리는 소설 속 등장인물들을 응원하게 되는 우리 자신을 마주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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