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보생명, 온라인자회사 예비인가 승인…연내 출범 ‘초읽기’
- 한화생명, ‘자회사→채널사업부’ 방향 선회…내달 중 ‘온슈어’ 출시
- 온라인 생보 시장 여전히 미비…향후 수요에 관심 모아져

[현대금융경제 장우진 기자] 한화생명과 교보생명이 온라인채널 진출을 놓고 방향이 엇갈리고 있어 세간의 이목을 끌고 있다.

양 사는 지난해 말부터 온라인자회사 설립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에 교보생명은 최근 금융위원회로부터 예비인가신청을 승인받았다. 한화생명은 7월 중 온라인상품브랜드 ‘온슈어’를 출시할 예정이며, 이를 위해 온라인담당사업부를 새로 신설했다.

이에 업계에서는 자회사 설립이 여러 가지 측면에서 강점이 크지만 시장수요를 감안하면 리스크가 큰 만큼 향후 양 사의 선택에 따른 수요 추이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교보생명, 온라인 자회사 예비인가 승인

최근 보험업계에 따르면 금융위는 지난 19일 제10차 정례회의에서 교보생명의 자회사 설립 관련 예비인가신청을 승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교보생명은 온라인 자회사를 설립하고 본인가를 신청할 예정이다.

교보생명이 본인가를 신청하게 되면 금융당국은 인력·시스템 등에 대해 실사를 진행하게 된다. 이와 관련 교보생명은 지난해 11월 LG CNS를 전산시스템 구축 사업자로 선정하고, 현재 안정적으로 전산작업이 진행 중이다.

금융당국이 실사를 마무리하게 되면 본인가 신청 승인여부를 결정하게 되며, 승인이 나면 교보생명은 본격적으로 사업을 개시하게 된다. 업계에서는 연내 사업개시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으며, 이르면 9~10월 경 마무리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교보생명 온라인 자회사가 출범하게 되면 정기·연금보험 등이 주력상품이 될 전망이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구성이 복잡하지 않고 가입자가 이해하기 쉬운 상품 위주로 판매할 계획”이라며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진 것은 아니지만 정기·연금 보험 등이 주력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또한 불완전판매를 줄이기 위해 인터넷·전화 등을 혼합한 마케팅을 진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은 지난 17일 기자간담회서 “보험상품을 판매하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건 완전판매”라며 “디지털 방식과 아날로그 방식이 혼용된 하이브리드 마케팅을 전개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한편 교보생명은 지난해 10월 금융위에 온라인 자회사 설립 예비인가신청서를 제출했으나 일부 자격요건 미달로 신청을 철회한 후, 지난 3월 부족한 내용을 보충해 재신청한 바 있다.

◇한화생명, 자회사→채널사업부 방향 선회하나

반면 한화생명은 온라인 채널 진출방향을 놓고 자회사에서 온라인채널사업부 도입에 무게추가 기운 상황이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아직 결정된 사안은 아니지만 내부적으로 자회사 설립보다는 채널사업부 도입에 의견이 모아지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한화생명은 7월 중에 온라인상품 브랜드 ‘온슈어(onsure)’를 출시할 예정으로 알려졌으며, 현재 오픈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온슈어는 연금저축·어린이연금·정기·저축·상해보험 등 5가지 상품으로 구성될 예정이다. 한화생명은 이를 위해 온라인담당사업부를 새로 신설했다.

한화생명이 자회사 설립보다 채널사업부 도입에 먼저 나선 이유는 자회사 설립에 따른 투자비용이 만만찮기 때문이다. 자회사를 설립하게 되면 인력·IT·시스템 등을 모두 새로 구축해야 하는데 온라인 시장 비중이 아직 미약한 점을 감안하면 이는 부담요소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온라인 수요가 아직 낮은 상황에서 자회사 설립을 추진하기에는 리스크 부담이 높을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화생명이 온라인 시장에 진출하는 이유는 포트폴리오 다각화 및 장기적 성장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에서다.

온라인채널을 운영 중인 생보사 관계자는 “수익성보다는 포트폴리오 다각화 차원에서 채널사업부를 운영 중에 있다”며 “마케팅 측면에서 온·오프라인의 연계 시너지도 있어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온라인전용상품의 경우 사업비를 크게 줄일 수 있어 저렴한 보험료 산정이 가능하다”며 “연금보험 등은 초기해지환급금을 90% 이상으로 높일 수 있으며, 성장세도 꾸준한 편”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한화생명은 지난해부터 온라인 채널 진출을 검토해왔으며, 지난 2월 세부방향을 정하기 위한 컨설팅사업자 선정을 위해 제안요청서를 발주한바 있다.

◇온라인 생보시장 수요 여전히 미비…향후 수요에 ‘관심’

업계에서는 생보 온라인 시장에 대해 아직 반신반의하는 분위기다. 상품구성에 한계가 있는 만큼 시장의 성장잠재력도 아직까지는 물음표다. 그동안 생보사들이 온라인 시장을 등한시한 이유도 수익성이 높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현재 온라인 채널 비중은 아직 미비한 상태로, 온라인 상품을 판매하는 A사는 월 평균 1000~1200건의 판매실적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생명도 이 같은 리스크에 자회사 설립보다 채널사업부를 먼저 도입한 것으로 풀이된다. 교보생명도 이 같은 상황을 인지하고 당장의 수익보다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운영해 나갈 방침이다.

신창재 회장은 17일 기자간담회서 “4~5년 내에 순익분기점을 넘기는 것이 목표”라고 밝힌바 있다.

온라인상품을 판매 중인 생보사 관계자는 “아직 경쟁력은 미약하지만 상품군의 다양화·저렴한 보험료 산정 등 수요가 증가하는 추세”라며 “대형 보험사의 온라인 진출은 마케팅 측면이나 포트폴리오 구성에서 파급력이 클 것으로 전망돼 전체적인 시장활성화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자회사는 가입부터 지급·유지까지 독자적으로 하기 때문에 의사결정이나 마케팅 측면에서 효과적인 부분이 있지만 시장수요를 감안하면 리스크는 분명 존재한다”며 “향후 온라인 수요에 어떤 변화가 생길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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