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망 확보·매출 확대 효과…“신약개발 소홀해질 수도”

10일 이혜영 한국화이자제약 화이자 에센셜 헬스부문 대표(왼쪽)와 유광렬 동화약품 대표이사 사장이 CNS(Central Nervous System·중추신경계통) 품목 판매 계약을 연장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동화제약>
10일 이혜영 한국화이자제약 화이자 에센셜 헬스부문 대표(왼쪽)와 유광렬 동화약품 대표이사 사장이 CNS(Central Nervous System·중추신경계통) 품목 판매 계약을 연장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동화제약>

[현대경제신문 성현 기자] 제약업계에서 다국적 제약사의 유명 의약품을 국내 제약사가 공급하는 공동판매 방식이 각광 받고 있다.

공동판매 방식은 다국적 제약사 입장에서는 상대적으로 부족한 유통망을 보완할 수 있고 국내 제약사는 매출이 좋은 유명 의약품을 판매해 실적을 늘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SK케미칼은 한국릴리의 세계 최초 골형성 촉진제 포스테오를 공동판매한다고 지난 19일 밝혔다.

포스테오는 골다공증 환자의 뼈 생성을 촉진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 세계 최초의 골형성 촉진제다.

기존 골다공증 치료제는 뼈로부터 혈중으로 칼슘이 방출되는 것을 억제하는 반면 포스테오는 뼈 신생에 관여하는 조골세포 증식과 활동성을 증가시켜 새로운 뼈를 생성한다.

포스테오는 지난해에는 국내 처방액 163억원을 기록해 골다공증 치료제 시장에서 매출 1위 브랜드에 등극했다.

향후 한국릴리는 종합병원과 일부 준종합병원, SK케미칼은 준종합병원과 의원 대상으로 포스테오의 영업 활동을 펼치게 된다.

전광현 SK케미칼 대표는 “SK케미칼과 한국릴리는 지난해 항우울제 '심발타' 공동 판매 협약을 체결해 상호 신뢰 관계를 구축해왔다”며 “보다 많은 환자들이 포스테오의 치료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영업 활동에 적극 나서겠다”고 말했다.

한독도 한국아스텔라스제약이 개발한 당뇨병 치료제 슈글렛정의 국내 판매를 맡는다.

한독은 슈글렛의 국내 유통과 마케팅, 영업 활동을 전담하게 된다.

슈글렛은 일본 아스텔라스제약과 코토부키제약이 공동개발한 당뇨병 치료제다. 일본에서SGLT-2 억제제 계열 당뇨병 치료제 중 가장 많이 처방되고 있으며 국내에는 2015년 출시됐다.

김영진 한독 회장은 “기존 당뇨병 치료제에 슈글렛이 더해지며 보다 폭넓은 치료 옵션을 제공할 수 있게 됐다”며 “슈글렛의 성장을 견인할 것”이라고 말했다.

동화약품은 지난 10일 한국화이자제약의 CNS(Central Nervous System·중추신경계통) 주요 품목에 대한 판매 계약을 연장했다.

동화약품과 한국화이자제약은 지난 2015년부터 파트너십을 맺고 항우울제 졸로푸트, 항불안제 자낙스, 조현병 치료제 젤독스 등 CNS 3개 품목에 대해 국내 유통을 함께해왔다.

동화약품은 또 기존 3개 품목 외에 화이자의 또다른 항우울제인 프리스틱(Pristiq)도 판매한다.

프리스틱은 화이자가 지난 2015년 국내에 선보였다. 동화약품은 프리스틱의 도입으로 항우울제 라인업을 강화하게 됐다.

유광렬 동화약품 사장은 “지난 3년간 양 사가 쌓아온 신뢰가 바탕이 돼 향후 더 큰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는 재계약을 맺게 됐다”고 말했다.

대웅제약은 한국아스트라제네카가 개발한 당뇨병 치료제 포시가·직듀오에 대한 공동영업 계약을 지난달 말 체결했다. 대웅제약은 포시가·직듀오의 국내 판매와 영업·마케팅을 담당한다.

포시가는 한국아스트라제네카가 지난 2014년 국내에 출시한 SGLT-2 억제제 계열의 제2형 당뇨병 치료제다.

혈당 강하와 함께 체중 감소의 효과가 있다.

최근 미국 올란도에서 열린 미국심장학회(ACC 2018)에서 사망률 감소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일동제약은 앞선 올해 1월 노바티스의 바이러스성 포진 치료제 팜비어정에 대한 국내 판권을 확보하고 마케팅에 돌입했다.

팜비어는 대상포진 바이러스 감염증, 생식기포진 감염증의 치료 등에 사용하는 전문의약품이다.

국내에서 대상포진 바이러스 감염증에 대한 경구용 치료제로 가장 널리 사용되는 팜시클로비르 제제들 중 매출 1위 제품이다. 지난 2016년 62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공동판매는 유통망이 아쉬운 다국적 제약사와 매출 확대를 노리는 국내 제약사가 모두 만족할 수 있는 영업 방식”이라며 “다만 국내 제약사가 신약개발이 아닌 기존 의약품 판매에만 집중하도록 만들 수도 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현대경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