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상반기 출시 예정…삼성, 판매사·제품명 변경으로 반등 노려

 
 

[현대경제신문 성현 기자] LG화학과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엔브렐 바이오시밀러 시장에서 격돌한다.

LG화학은 지난 16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엔브렐의 바이오시밀러 ‘유셉트’의 판매허가를 획득했다.

엔브렐은 암젠이 개발해 화이자가 판매하는 자가면역질환 치료제다. 지난해 전세계에서 78억8천만달러(8조4천465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유셉트는 LG화학의 첫 항체 바이오의약품이다. 류마티스 관절염과 건선성 관절염, 축성 척추관절염, 건선 등에 사용할 수 있도록 허가를 받았다.

LG화학은 건강보험 적용 등의 절차를 거쳐 올 상반기 안에 유셉트 판매에 본격 돌입한다.

유셉트의 경쟁 상대는 삼성바이오에피스의 브렌시스다.

브랜시스는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지난 2015년 12월 국내에 출시한 엔브렐 바이오시밀러다. 유셉트와 마찬가지로 류머티즘 관절염 등에 효과가 있다.

다만 매출은 많지 않은 상황이다.

이 제품은 지난해 7억3천7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엔브렐의 국내 시장이 300억원 규모인 점을 감안하면 기대 보다 저조한 실적이다.

이에 삼성바이오에피스는 판매사를 바꾸고 제품 이름 변경도 추진하며 반등을 노리고 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지난해 11월 브렌시스의 국내 판매사를 한국MSD에서 유한양행으로 바꿨다.

판매 실적이 저조하자 마케팅 역량이 뛰어난 유한양행을 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유한양행은 지난 2016년 글로벌 제약사로부터 도입한 신약들로 매출 성과를 낸 바 있다.

길리어드의 B형간염치료제 비리어드(1천170억원)와 베링거인겔하임의 당뇨치료제 트라젠타(900억원), 고혈압치료제 트윈스타(800억원) 등이 대표적이다.

당시 삼성바이오에피스 관계자는 “MSD가 국내 판권을 반환하기로 결정했다”며 “성장하는 국내 바이오의약품 시장에 관심이 높은 유한양행을 최적의 파트너라고 판단해 계약을 체결했다”고 설명했다.

최근에는 제품명 변경도 추진 중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 관계자는 “브렌시스의 제품명을 에톨로체로 변경한다”며 “식품의약품안전처 승인을 받았고 현재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심사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LG화학은 한국인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 데이터와 새로운 제형을 무기로 시장을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LG화학 관계자는 “지난 2014년부터 국내 30개 종합병원에서 185명의 환자들을 대상으로 임상 3상을 진행했다”며 “한국 환자 대상의 대규모 임상으로 한 데이터를 확보해 빠르게 국내 시장에 침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LG화학은 주사 편의성 향상에도 초점을 맞췄다.

환자가 직접 자가주사하는 제품 특성상 손이 불편한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들이 더욱 편리하게 투여할 수 있도록 오토인젝터(autoinjector) 타입으로 제품을 공급한다.

손지웅 LG화학 생명과학사업본부장은 “한국인 대상 대규모 안전성 결과 확보 등 차별화된 경쟁력을 바탕으로 국내 시장에서의 입지를 넓혀갈 것”이라며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들의 삶의 질 향상과 경제적 부담을 줄이는데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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