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치페이 실효성 좌우하는 카드사 간 ‘연동’ 문제 해결

 
 

[현대경제신문 안소윤 기자] 금융위원회가 카드결제 더치페이를 허용한 이후 카드사들이 앞다퉈 관련 서비스를 선보이며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는 가운데 KB국민카드가 하나‧롯데카드를 섭렵해 서비스를 연동하는데 성공, 실효성을 높이며 우위를 확보했다.

28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음식점 등에서 각자 이용한 만큼 결제하는 더치페이가 확산됨에 따라 카드결제도 나눠 결제하려는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계산대 앞에서 각자의 카드로 결제를 나누어할 경우 결제시간이 증가하는 등 불편이 뒤따른다.

이에 금융위원회는 지난해 9월 음식업종 등 일정한 조건 하의 더치페이 카드결제를 허용했다. 대표자 1인이 우선 전액을 결제하고 다른 사람들에게 분담 결제를 요청해 사후 정산하는 방식이다.

지난해 10월 말부터 우리카드(우리페이)를 시작으로 신한카드(신한FAN더치페이), KB국민카드(테이블페이) 등이 더치페이 서비스를 내놓았으며, 해당 서비스는 대표자 1건 결제를 통해 소비자와 가맹점 간 결제 시간을 단축시키고 현금을 수반한 송금방식 더치페이에서 누릴 수 없었던 소득공제 혜택이 배분 가능하다는 점에서 고객들의 기대를 높였다.

하지만 카드 더치페이 서비스의 사용률은 아직까지 미미한 편이다.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선 더치페이 구성원 모두 같은 카드사의 모바일 앱과 카드를 가지고 있어야 하는 치명적 단점 때문이다.

문제 해결의 포문을 연 곳은 KB국민카드다. KB국민카드는 ‘오케이포스’, ‘더페이’ 등 핀테크 업체와 개발한 ‘테이블페이’를 통해 더치페이 서비스를 제공한다.

테이블페이는 점원이 가져다주는 주문서의 ‘QR코드’를 스캔하면 KB금융그룹의 통합 모바일 멤버십 플랫폼인 ‘리브메이트(Liiv Mate)’로 결제할 수 있다,

<자료=금융위원회>
<자료=금융위원회>

서비스 메뉴 중 ‘금액분할 결제’를 선택하면 더치페이가 가능하며 KB국민카드는 물론 자신이 사용하는 카드사와 결제액을 선택하면 해당 카드사가 제공하는 결제 앱에 자동으로 연결된다.

KB국민카드는 테이블페이에 최근 하나카드, 롯데카드의 참여를 성공시켰다. 앱 연결방식으로 하나카드, 롯데카드와의 더치페이 서비스 연동이 가능해진 셈이다. KB국민카드는 현재 신한, 삼성, 현대카드 등에도 제휴를 요청한 상태다.

신한카드와 우리카드도 다른 카드사들과 더치페이 서비스를 연동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 중이지만 개인정보 보안 문제와 기술적 준비 등 한계에 부딪힌 것으로 알려졌다.

카드업계 한 관계자는 “우리카드와 신한카드가 더치페이 서비스를 일찍이 내놓았지만 더치페이 서비스의 실효성을 좌우하는 다른 카드사와의 연동 문제로 후발주자인 KB국민카드에 뒤처지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또 다른 방안으로 현재 더치페이 서비스가 ‘음식점’에 국한됐다는 점에 착안해 서비스 업종 확대에 나서고 있지만 이마저도 업종 확대 시 카드를 채무상환 수단으로 쓰거나 카드깡으로 악용할 수 있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에 쉽게 접근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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