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징성 있지만 이용 가맹점 부족, 트렌트 변화로 시장 안착 실패

<사진=롯데카드 홈페이지>
<사진=롯데카드 홈페이지>

[현대경제신문 안소윤 기자] 롯데카드에서 선보인 새로운 카드결제 서비스 ‘핸드페이’가 디지털 결제 시장을 선도하겠다는 출시 초기 포부와 달리 상용화 되지 못하고 장기간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롯데카드는 지난해 7월 롯데마트 월드타워점과 서울 잠실·소공동 인근의 세븐일레븐 등 7개 가맹점에 세계 최초로 핸드페이를 공식 오픈했다.

핸드페이란 손바닥 정맥 정보를 사전에 등록하고 결제 시 전용 단말기에 손바닥을 올려놓기만 하면 카드결제가 완료되는 생체인식 형식의 서비스를 말한다.

롯데카드는 핸드페이 출시 당시 간편함과 편리성을 무기로 한 획기적인 혁신 기술 핸드페이를 통해 카드결제 디지털화 시대를 이끌어 나갈 것이라고 자신감 있는 모습을 내비쳤다.

또 5개월 내로 롯데백화점, 롯데마트, 세븐일레븐, 롯데리아 등 계열사 주요 매장 1천여 곳에 핸드페이 전용 단말기를 설치하고 주유소, 병원 등 계열사 외 가맹점과 제휴를 추진하는 등 핸드페이 활용 가맹점을 지속적으로 모색하고 서비스를 확대해 나가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그러나 핸드페이가 도입된지 7개월여가 지난 현 시점(1월 17일 기준) 핸드페이 서비스가 가능한 가맹점은 27곳에 불과하다. 이마저도 송파구에 위치한 ‘롯데월드타워’에 입점한 가맹점 위주로 쏠려있어 핸드페이 이용이 한정된 공간에 국한돼있다는 지적이다.

핸드페이의 접근성이 떨어지는 가장 큰 이유로는 전용 단말기 설치 문제가 꼽힌다. 핸드페이를 이용하기 위해선 1차적 결제 서비스 수용의 주체인 가맹점에 전용 단말기 설치가 필요하다. 그러나 가맹점주들은 설치비용 부담을 이유로 서비스 도입을 꺼리고 있다.

핸드페이 전용 단말기 설치비용과 관련해 일부 가맹점주들이 롯데카드 측에 지원 요청을 하기도 했지만 이는 여전법상 불가능해 이뤄지지 못했다.

비용을 들여 전용 단말기를 설치한다 해도 시장 점유율이 9.40%에 불과한 롯데카드 고객만 이용 가능하다는 점도 가맹점주들의 핸드페이 도입 실리를 잃게 한다.

생체인식 결제에 대한 고객들의 관심도 무뎌지고 있다는 것도 난제다.

핸드페이 오픈 초반 고객들 사이에선 ‘신기하다’는 반응이 나왔지만 현재 카드사별 쏟아지는 간편결제, 모바일 전용카드 등에 겨냥된 할인 혜택 및 이벤트로 카드 결제 트렌드가 모바일 기기를 활용한 결제에 집중되면서 생체인식 결제는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다.

카드업계 한 관계자는 “롯데카드가 지난해부터 디지털 플랫폼을 강화하는 등 디지털 선도사로서 역량을 확보하기 위해 고군분투 하며 핸드페이, 스티커카드 등으로 ‘최초 서비스’라는 타이틀은 따냈지만 실질적인 수익 상승을 이끌어내진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핸드페이의 경우 독보적인 기술로 출시부터 기대를 한몸에 받았지만 단말기 보급, 트렌드 접목 실패 등 현실적인 문제로 상용화되지 못하고 있다”며 “최근 제휴를 통해 스키장에 핸드페이를 도입하는 등 노력하고 있지만 출시 7개월이 지난 현재까지도 시장에 안착하지 못하고 인지도를 높이기 위한 홍보성 이벤트에 열을 올리고 있는 모습”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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