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침체에도 낙찰가율 100% 웃돌아

서울 송파구와 강동구. <사진=연합뉴스>
서울 송파구와 강동구. <사진=연합뉴스>

[현대경제신문 성현 기자] 법원 부동산 경매가 전체적으로 침체돼 있지만 서울 강남권은 유독 인기를 누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강남권은 아파트시장에서도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16일 법원경매 전문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전국 법원에서 진행된 부동산경매 건수와 낙찰건수는 각각 8천537건, 3천108건이다.

진행건수는 지난 8월과 6월에 이어 역대 3번째로 낮은 수치며 낙찰건수는 역대 최저 수준이다.

법원경매에서 40%를 넘게 차지하는 토지 낙찰건수가 지난달 1천279건으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한 여파로 전체 낙찰건수가 크게 줄었다.

낙찰률(진행건수 대비 낙찰건수 비율)도 떨어지고 있다. 지난해 12월 전국 경매 낙찰률은 36.4%로 전 달보다 2.5%포인트 떨어졌다.

8.2 부동산 대책이 나오기 직전인 7월 낙찰률(42.9%)과 비교하면 6개월 사이 6.5%포인트가 내려갔다.

주거시설 낙찰률이 40.1%로 7월(47.3%)보다 7.2%포인트 하락했고 토지 낙찰률도 37.0%를 기록하며 2016년 1월 이후 최저치를 보이는 등 전반적으로 매수심리가 위축됐다.

평균 응찰자 수도 3.5명으로 지난해 7월(4.2명) 이후 5개월 연속 감소했다.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금액 비율)은 크게 내려갔다.

지난해 12월 전국 평균 낙찰가율은 67.0%로 전월대비 8.4%포인트 감소했다.

경북 상주 웅진폴리실리콘공장이 감정가(1천865억원)의 17%인 313억원에 낙찰된 영향이 컸다.

반면 강남권 경매 물건은 인기가 좋았다.

이창동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수도권 연립·다세대 등을 중심으로 낙찰가율이 떨어지고 거래량이 크게 줄고 있지만 강남3구 주거시설은 낙찰가율이 105.9%를 기록했다”며 “낙찰된 19개 물건 중 16건의 낙찰가율이 100% 이상을 기록하는 등 여전히 인기가 높다”고 말했다.

강남권은 아파트값도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부동산114 조사에서 1월 둘째주 송파구와 강남구의 아파트값은 전주 보다 각각 1.19%, 1.03% 올랐다.

서울 전체 아파트값 상승률(0.57%)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서초구와 강동구의 아파트값도 각각 0.73%, 0.68% 상승해 평균을 끌어 올렸다.

특히 아파트값 상승의 진원지로 꼽히는 재건축 아파트의 매매가격 상승률은 강남4구(강남·서초·송파·강동)를 중심으로 급등해 1.17%를 기록했다.

참여정부 시기인 2006년 11월 둘째주(1.99%) 이후 11년여만에 최고 상승률이다.

강남구와 송파구는 1월 첫주 부동산114 조사에서도 0.78%, 0.71% 올라 서울 평균(0.33%)의 두배가 넘는 수치를 기록한 바 있다.

1월 첫주는 한국감정원 조사에서도 강남구가 0.98% 올라 주간 단위 아파트 매매가 상승률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송파구(0.85%)는 역대 두 번째로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정부의 규제에도 불구하고 강남권 아파트값 강세가 지속되고 있다”며 “대출 규제와 양도소득세 중과 등으로 다주택자들에 대한 압박이 지속되자 이른바 ‘똘똘한 한 채’로 투자수요가 집중되면서 강남권 아파트값 상승랠리가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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