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에 증시 호재 집중…‘상고하저’ 흐름 전망
‘수출 최전선’ 반도체‧철강‧자동차 상승랠리 기대

<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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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경제신문 안소윤 기자][편집자주] 2018년 무술년(戊戌年) 황금개띠 해가 밝았다. 올해 증권시장은 1월 2일 오전 10시에 개장한다. 올 한해 증시는 어떤 흐름을 보일지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는 가운데 증권가는 상반기에 고점을 찍고 하반기에 조정을 받는 ‘상고하저(上高下低)’ 흐름을 점치는 분위기다.

업종 전략은 2004~2006년 때의 상황을 차용해볼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여러 제반 여건이 당시와 유사하기 때문이다. 증권 애널리스트들은 2018년 증시를 이끌어 갈 유망 종목으로 반도체, 철강, 자동차 등을 꼽았다.

현재 대외경기 개선 흐름은 한국경기에 매우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관련 기저효과 약화와 추가 경정 예산 효과 등을 감안하면 올해 상반기까지 내수경기 회복이 가시화 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이 과정에서 대외경기 개선세에 수출경기까지 양호한 흐름을 지속하면 국내 경기 모멘텀이 위험 자산인 증시에 우호적인 환경을 조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2018년까지 약 달러가 지속 될 수 있다는 점도 상반기 코스피 흐름에 긍정적으로 작용한다. 2018년 상반기까지 세계 증시 상승 흐름이 지속되는 중에 달러 약세가 동시에 나타나면 코스피는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 대비 추가 상승 여력이 크기 때문이다.

곽혁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1990년 이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메이저 달러 지수와 코스피에서 S&P 지수를 차감한 수치는 정확히 반대로 움직여왔다”며 “현재 달러 약세는 높은 수준의 S&P500 지수를 코스피가 2018년 중에는 따라 잡을 수 있다는 뜻이며 코스피의 기대 수익률이 S&P500 지수보다 높을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하반기에는 통화정책 부담으로 상반기의 긍정적 요인들이 증시에 미치는 동력이 약화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증권가는 Fed가 올해 세 차례 가량 정책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미국 기준금리가 2017년 연말 예상치인 1.50% 대비 0.75%포인트 높아진다는 의미로 기준금리가 2%를 넘어설 경우 물가 상승률을 넘어선 정책금리가 실물경기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또 2018년 코스피 기업의 대폭적인 이익 개선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관측이 나온다. 수출 증가율이 한 자릿수로 둔화됐고 기업 수익성도 악화될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다. 수출 비중이 높은 코스피 이익과 관련해 수출 증가율이 둔화되고 수익성이 악화될 시 기업 이익 증가세는 둔화된다. 신한금융투자는 2018년 코스피기업 이익 증가율을 0~5% 수준으로 전망했다.

곽 연구원은 “2018년 코스피의 적정 주가수익비율(PER)는 10~11배 사이에 위치할 것으로 보인다”며 “대내외 여건 상 내년 상반기 중 코스피 고점 확인 가능성이 높으며 2018년 상단을 2,800로 제시한다”고 말했다.

 
 

끝나지 않은 슈퍼사이클 ‘반도체’

2017년 주식 시장을 선도한 업종으로는 ‘반도체’가 꼽힌다. 반도체 산업은 인공지능(AI), 가상현실(VR), 자율주행차 등 4차 산업혁명 이슈와 맞물리면서 지난해 3분기까지 우리나라 수출의 16% 이상을 차지하는 등 무역수지를 견실하게 뒷받침 했다,

반도체 대표 종목으로 꼽히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올해 영업이익률 50%를 넘어서는 등

‘반도체 슈퍼사이클(장기호황)’의 수혜를 톡톡히 입었다.

증권사들은 2018년에도 반도체 업종의 상승 랠리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내년 반도체 산업 규모는 4천373억달러(약 474조1천643억원)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했다. 올해보다 7% 가량 늘어난 수치다.

특히 반도체 호황을 이끈 D램(DRAM) 수요 증가로 반도체 가격 상승세가 지속될 전망이다. D램 분야의 경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세계 1~2위를 차지하고 있다

오태동 NH투자증권 연구원은 “2018년에도 반도체와 같은 주도주는 바뀌지 않을 것”이라며 “증시 전력을 보면 한 번 주도주로 떠오른 업종은 4~5년간 지속적으로 시장을 이끌뿐더러 중국의 성장이 계속 기대되는 만큼 IT 수요도 여전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도현우 미래에셋대우 연구원도 “최근 반도체 고점 논란이 있었지만 반도체업황은 양호한 상황을 지속 중이고 모바일 수요도 예상보다 양호하다”고 진단했다.

中 수출 효자 품목 No.1 ‘철강’

철강 업종도 중국 모멘텀 강화에 힘입어 2018년 증시에서 우호적인 흐름을 보일 전망이다.

부동산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로 시장은 중국 철강 수요에의 확신이 부족한 상황이지만 부동산 연착륙 및 인프라 투자 확대, 그리고 지속적인 구조조정을 토대로 중국의 철강 수급은 예상보다 더 양호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또 중국 광산업체들의 현금비용(cash cost)에 기반한 철광석 가격의 하방 경직성과 글로벌 경기 회복에 기인한 인플레이션 기대감 등은 원재료 가격의 상승을 야기해 철강업체들의 코스트 푸쉬(Cost push) 효과를 나타낼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한유건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까지 중국의 철강 구조조정은 총 1억1천500만 톤(t)으로 추정되며 내년에도 3천500만t 수준의 생산능력 감축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며 “여기에 중국 인프라투자 확대가 이어지면서 철강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이어 “신흥국 경제성장 역시 철강수요를 증가시키는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백재승 삼성증권 연구원도 “철강업종은 선진국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경기 회복 가시성이 높다는 점을 고려할 때 2018년 실적 및 주가가 긍정적인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백 연구원은 “철강업황 회복 수혜를 상대적으로 더 누릴 수 있는 포스코를 업종 내 탑 픽(Top pick) 종목으로 제시하며 아연가격의 안정적인 흐름과 원재료 다변화 전략을 토대로 수익성 향상을 꾀할 수 있는 고려아연에 대한 긍정적 의견도 유지한다”고 덧붙였다.

 
 

수익 정상화 시동 거는 ‘자동차’

2017년에 부진한 흐름을 보였던 자동차 업종이 올해에는 성장의 기지개를 켤 것이란 관측도 쏟아지고 있다.

지난해 자동차 업종 약세 원인으로 꼽히는 글로벌 시장에서의 부진을 딛고 수익 정상화 궤도에 진입할 것이란 전망이다.

JP모건은 2018년 증시를 이끌어갈 새로운 주도주 중 하나로 현대차를 꼽았다.

JP모건은 2018년 현대‧기아차의 중국 매출이 신차 모델 확장과 한중 관계 개선에 힘입어 회복돼 이익 회복의 원년을 맞을 것으로 내다봤다.

모간스탠리도 현대차가 경영진 쇄신으로 2018년 실적 회복이 예상된다며 향후 30일간 주가 상승이 예상된다는 관측을 내놓았고 국내 증권사들 역시 현대모비스, 현대차 등 현대차그룹 관련 종목을 앞다퉈 추천했다.

안혁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2012년 이후 자기자본순이익률(ROE)가 꾸준히 하락한 자동차 업종은 현재 콜옵션 매수 패턴의 외가격(OTM) 영역에 위치해 있어 더 이상 주가 하락이 이뤄지지 않는 하방경직성을 확보한 상태”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의미 있는 주가 상승을 위해서는 이익이 상승해야 하지만 설령 이익이 상승하지 않더라도 자동차 업종의 현재 주가는 장기투자자에게 충분히 매력적”이라며 “성장에 대한 기대보다 바텀피싱(bottom-fishing) 관점에서 자동차 업종의 투자 비중을 확대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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