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파에도 대기줄 300m 넘어…12월 공급량 올해 최다

동탄역 롯데캐슬 트리니티 견본주택이 내부를 살펴보는 수요자들로 붐비고 있다. <사진=롯데건설>
동탄역 롯데캐슬 트리니티 견본주택이 내부를 살펴보는 수요자들로 붐비고 있다. <사진=롯데건설>

[현대경제신문 성현 기자] 내년부터 새로운 총부채상환비율(Debt To Income·DTI)이 적용되고 다주택자의 양도소득세가 늘어나는 등 부동산 규제가 강화되면서 이번달 분양되는 아파트와 오피스텔에 수요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건설사들도 올해 들어 월별 기준으로 가장 많은 물량을 이번달 공급하며 막판 수요자 잡기에 몰두하고 있다.

12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지난 8일 전국에서 문을 연 아파트 견본주택 8곳에는 10일까지 3일간 12만여명이 다녀갔다.

가장 많은 인파가 몰린 곳은 ‘동탄역 롯데캐슬 트리니티’다.

롯데건설이 경기도 화성시 동탄2신도시에 분양하는 이 단지의 견본주택에 지난 8일 개관 이후 3일간 4만7천여명의 인파가 몰렸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한파에도 개관 첫날 오전부터 많은 방문객들의 발길이 이어졌고 평일과 주말 모두 이른 아침부터 오후까지 약 300여m에 달하는 줄이 끊이질 않았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견본주택 내부도 유니트를 관람하려는 고객들로 길게 줄이 이어졌고 상담석에도 인파가 몰려 하루종일 만석을 이뤘다”고 덧붙였다.

특히 이 단지의 오피스텔은 내년 시행되는 분양권 전매제한을 피해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았다고 이 관계자는 설명했다.

대림산업이 지난 8일 문을 ‘e편한세상 송파 파크센트럴’의 주택전시관에는 1만3천여명이 다녀갔다.

대림산업 관계자는 “개관 2시간 전부터 주택전시관 앞은 긴 대기 줄이 형성됐다”며 “내부에는 모형도를 살펴보는 사람들과 상담을 기다리는 방문객들로 북적였다"고 설명했다.

또 한신공영이 경남 밀양에서 처음으로 공급하는 ‘밀양 나노시티 한신더휴’ 견본주택에는 1만2천여명이 다녀갔으며 대림산업의 ‘e편한세상 동래온천’ 주택전시관에는 약 7천여명이 운집했다.

분양시장의 비수기로 통하는 겨울에 이처럼 많은 인파가 몰린 것은 내년부터 각종 부동산 규제가 시작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내년 1월 1일 이후 청약조정대상지역에서 거래되는 분양권은 보유 기간에 상관없이 양도세율이 50% 적용된다. 양도차익이 5천만원이면 2천500만원이 세금으로 부과되는 식이다.

다주택자의 양도세 부담도 커진다. 2주택자는 4월 1일 이후 조정대상지역 내 주택을 양도할 경우 10%, 3주택 이상자는 20%의 가산세율이 붙는다.

양도세 기본세율이 6%에서 최고 40%임을 감안하면 3주택 이상자의 경우 최고 60%까지 높은 세율이 적용되는 셈이다.

새로운 DTI(총부채상환비율)의 소득·부채 산정방식도 개선된다. 기존 DTI보다 차주의 가계부채를 포괄적으로 반영해 대출 한도가 축소되는 효과가 예상된다.

또 다주택자는 두번째 신규주택담보대출 시 만기를 15년으로 제한해 DTI비율을 산정하기 때문에 원금, 이자 상환 부담이 증가할 전망이다.

1월 말부터는 오피스텔 관련 규제도 강화된다.

내년 1월 25일부터는 종전에 투기과열지구 내에서만 적용하던 오피스텔 분양권 전매 금지가 청약조정대상지역으로 확대된다.

이로 인해 이번달 분양물량도 4만488가구로 올해 들어 가장 많다. 1주일에 1만가구나 공급되는 셈이다. 작년 12월(5만3,430가구)과 비교해도 38%(2만314가구) 증가한 수치다. 자금·세금 부담이 적은 올해 안에 아파트를 분양받으려는 수요가 많은 탓으로 보인다. 이번달 15일 문을 여는 견본주택도 13곳으로 지난 8일 보다 5곳이나 많다.

이현수 부동산114 리서치센터 연구원은 “내년부터 신 DTI 적용 등 금융규제가 본격화돼 건설사는 올해 안에 분양을 끝내려는 모습”이라며 “지난달 말 금융결제원이 아파트투유 시스템 개편으로 일부 사업장의 분양 일정이 이월돼 12월 분양 예정물량이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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