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케미칼, 분사 밑그림..CJ는 매각 수순
LG, 제약사 합병..티슈진 기업가치 상승

LG화학 연구원들이 신약 개발 연구를 하고 있다. <사진=LG화학>
LG화학 연구원들이 신약 개발 연구를 하고 있다. <사진=LG화학>

[현대경제신문 성현 기자] 대기업 계열 제약사들이 격변기를 맞고 있다.

코오롱그룹 계열 티슈진은 상장으로 기업가치가 급성장한 반면 CJ헬스케어는 매각 절차를 밟고 있다.

또 LG그룹은 투자 확대를 위해 LG생명과학을 LG화학에 합병시켰으나 SK케미칼은 효율성 제고를 위해 제약부문 분사를 준비하고 있다.

SK케미칼 관계자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화학부분과 제약부분의 분사를 검토하고 있다”며 “구체적인 목표나 계획이 있는 것은 아니고 두 사업부분이 독자생존력을 갖춘 시점이 될 것”이라고 5일 밝혔다.

SK케미칼은 지난 1일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했다. 기존 SK케미칼이 SK디스커버리로 존속되고, 신설되는 사업회사가 기존 사명인 SK케미칼을 이어받았다.

SK디스커버리는 자회사 관리와 사업 포트폴리오 고도화에 집중하고, SK케미칼은 기존 화학사업과 제약사업의 경영 효율성을 제고하는 데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SK케미칼의 제약부분은 최근 가시적인 성과를 연이어 창출하고 있다.

SK케미칼이 세계 최초로 개발한 4가 세포배양 독감백신 ‘스카이셀플루4가’는 지난 10월 판매량 1천만개를 돌파했다.

스카이셀플루4가는 1회 접종으로 4가지 바이러스를 모두 예방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또 세포배양 방식으로 개발돼 항생제나 보존제의 투여가 불필요하며 계란 알러지가 있는 경우에도 좀 더 안심하고 접종이 가능하다.

차세대 혈우병치료제인 앱스틸라도 SK케미칼의 작품이다. 기존 혈우병치료제는 분리된 두 개의 단백질이 연합된 형태였지만 앱스틸라는 두 단백질을 하나로 완전 결합시켜 안정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했다. 이 때문에 주 2회 복용으로도 출혈 관리 효과를 볼 수 있다.

지난해 5월과 12월 미국과 캐나다에서 판매허가를 획득했으며 올해 1월에는 유럽 판매허가를 받았다.

지난달 6일 코스닥에 상장된 티슈진은 기업가치가 크게 뛰어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티슈진은 골관절염 치료 신약 ‘인보사’의 미국·유럽 판권을 보유한 코오롱생명과학의 자회사다.

인보사는 국내 임상 3상과 미국 임상 2상에서 통증 감소와 무릎 관절 구조 개선 등 효과를 보였다. 이에 티슈진의 시세는 공모가(2만7천원)의 두 배에 가까운 5만2천원 안팎에 형성돼 있다. 지분 18%를 보유한 이웅열 코오롱그룹 회장의 지분 평가가치는 5천705억원에 달한다.

LG그룹은 제약 계열사를 합병시키며 신약 투자 여력을 키우고 있다. 올해 초 LG화학에 합병된 LG생명과학이다.

LG화학은 지난해 9월 합병 이유로 “글로벌 바이오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대규모 투자 재원 확보와 핵심역량 강화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현재 LG생명과학 투자액(연 1천300억원)의 3배가 넘는 3천억~5천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 덕분인지 LG화학 생명과학부문은 올 3분기 매출 1천388억원, 영업이익 132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2.8%, 영업이익은 30.7% 증가한 실적이다.

SK바이오텍은 모회사인 SK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공장 신설과 해외 공장 인수에 나서고 있다.

지난 10월 세종시 명학산업단지에 신공장을 준공, 생산 능력을 기존 16만ℓ에서 32만ℓ로 늘렸고 지난달 말에는 아일랜드에 있는 BMS공장을 인수할 자금으로 1천725억원을 지원받았다.

반면 CJ헬스케어는 매각 수순을 밟고 있다. CJ그룹은 CJ헬스케어를 매각하기로 하고 주관사로 모건스탠리를 선정했다고 지난달 초 밝혔다.

CJ헬스케어는 지난 2014년 CJ제일제당에서 물적 분할돼 출범했다. CJ제일제당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은 5천208억원이며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679억원과 469억원이다. 매각가격은 1조원 가량으로 예상된다.

지난 8월 판매허가를 신청한 위식도 역류질환 치료신약인 ‘테고프라잔’(CJ-12420)을 보유하고 있고 류마티스관절염 치료 신약 후보물질도 개발해 정부 지원도 받고 있다.

CJ그룹 관계자는 “CJ헬스케어 지분매각을 위해 매각주산사를 선정하고 검토하고 있으나 현재까지 구체적으로 결정된 사항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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