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대림·롯데·SK건설 수사 받아…"다음은 어디일지"

부산의 한 주택재개발 공사 현장. <사진=연합뉴스>
부산의 한 주택재개발 공사 현장. <사진=연합뉴스>

[현대경제신문 성현 기자] 검찰과 경찰이 삼성물산과 대림산업, 롯데건설 등 주요 건설사들에 대한 수사에 속도를 내면서 건설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검·경의 수사 대상이 어디까지 확대될지 몰라 초조한 모습이다.

4일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국내 주요 건설사들이 최근 들어 검찰과 경찰의 수사를 받으면서 다음 차례는 어디가 될지 궁금하면서도 혹시나 우리 회사가 되는 것은 아닌지 긴장된다”고 말했다.

앞선 지난 3일 서울중앙지법 강은주 판사는 회삿돈을 빼돌려 미국 육군 기지공사 발주업무 관계자에게 수십억원대 뇌물을 건넨 혐의로 SK건설 이모 전무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검찰은 지난 2008년 미국 육군공병단 극동지구가 발주한 평택 미국기지 기반시설 공사를 SK건설이 수주하는 과정에서 뒷돈이 제공된 정황을 포착하고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검찰은 SK건설이 주한미군 육군 관계자 N씨에게 32억원의 뒷돈을 건넨 정황을 파악하고 지난 1일 SK건설 본사를 압수수색하고 이 전무를 체포했다.

검찰은 이 전무가 군 영관급 장교 출신인 이모씨(구속)가 운영하는 하도급업체를 통해 돈세탁하고 로비용 비자금을 마련하는 데 관여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이 사건은 지난 2015년 경찰청 특수수사과가 수사했으나 핵심 인물인 N씨가 출국하면서 기소중지 상태로 검찰에 송치됐다가 N씨가 지난 9월 미국 하와이에서 체포되면서 수사가 재개됐다.

대림산업은 임직원들이 하도급업체에 압력을 행사해 뇌물을 받은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경찰청 특수수사과는 지난달 1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수송동 대림산업 본사와 청진동 D타워를 압수수색했다.

경찰은 대림산업 전·현직 임직원들이 지난 2011년부터 2014년까지 하청업체로부터 토목공사 추가 수주와 공사비 허위 증액 등 부정한 청탁과 함께 수억원을 받은 정황을 포착, 올해 9월 말부터 수사를 진행해 왔다.

이 사건에 연루된 임직원들이 하도급업체에 수백만원의 뇌물을 요구하고 발주처 접대비를 대납시키는가 하면 고급 외제차 상납 받았다는 증언도 나왔다.

삼성물산은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자택 공사비를 비자금으로 지급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경찰청 특수수사과는 지난 10월 18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삼성물산 건설부문 본사를 압수수색했다.

경찰은 삼성물산이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 사무실을 설치하고 2008년 10월부터 2015년 3월까지 진행된 이건희 회장 주택 인테리어 공사의 비용을 차명계좌에서 발행한 수표로 지불한 것으로 보고 있다.

롯데건설은 재건축 사업을 수주하기 위해 조합원들에게 뇌물을 제공한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다. 롯데건설은 압수수색도 두차례나 당했다.

서울 서초경찰서는 서울 서초구 잠원동 한신4지구 재건축사업 수주과정에서 금품을 제공한 혐의로 지난달 9일 롯데건설 경영지원본부를 압수수색했다. 올 10월 23일에 이는 2차 압수수색이다.

경찰은 롯데건설이 공사비 1조원 규모의 한신4지구 재건축 시공사 선정을 앞두고 조합원들에게 금품을 뿌렸다는 고발장을 접수해 수사에 나섰다.

한신4지구 재건축 수주전에서 롯데건설과 경쟁한 GS건설은 “자체 신고센터를 운영한 결과 금품·향응 신고가 총 25건 접수됐다”고 밝힌 바 있다.

GS건설이 접수받은 제보에는 현금 제공 4건을 비롯해, 현금+청소기, 현금+숙박권, 상품권, 명품가방·명품벨트, 고급청소기 지급 사례 등이 포함됐다.

또다른 업계 관계자는 “수사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어느 선까지 처벌받을지 관심이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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