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은행 등장에 위축된 입지 확보 위해 분주

<사진=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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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경제신문 안소윤 기자] 증권업계가 ‘종합자산관리계좌(CMA)’의 이율을 높이고 서비스를 강화하며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시중은행 대비 높은 예금금리와 CMA 처럼 하루만 맡겨도 이자를 얹어주는 인터넷은행 상품 등장에 입지가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새롭게 출범된 초대형 투자은행(IB)의 역량을 활용한 발행어음형 CMA을 출시하고 간편 송금 서비스 기업과 제휴를 통해 편의성 및 체크카드 혜택을 강화하는 등 상품력을 높이는데 분주한 모습이다.

17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은 이르면 이달 말 발행어음형 CMA를 내놓을 전망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13일 금융위원회의 ‘종합금융투자사업자 지정 및 한국투자증권 단기금융업 인가’ 심의에서 초대형IB 선정 증권사 중 핵심 업무로 꼽히는 발행어음 사업을 유일하게 인가받았다.

한국투자증권은 인가 직후 금융투자협회에 발행어음약관과 발행어음형 CMA약관 심사를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발행어음은 증권업계 자금조달 수단인 은행 차입금이나 환매조건부채권(RP), 주가연계증권(ELS)과 비교해 운용 제약이 적어 자금 확보 및 관리에 훨씬 유연하다는 장점이 있다.

기업과 개인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은행 예적금과 같은 만기 1년이내 단기상품으로 증권사나 종합금융회사가 영업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자체 신용을 바탕으로 발행하며 발행어음형 CMA는 기존 CMA와 유사하게 한국투자증권이 발행하는 발행어음을 자동으로 매수한다.

메리츠종금 등 종합금융사에서 판매되는 발행어음형 CMA과 유사한 형태지만 예금자보호가 되지 않는다는 단점이 있다. 그러나 초대형IB 발행어음 리스크는 매우 낮아 증권사가 파산하지 않는 이상 원금손실 확률은 지극히 적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또 업계는 한국투자증권이 1호 초대형IB로서 시장 선점을 위해 공격적인 금리로 어음을 발행, 발행어음형 CMA의 금리가 시중은행보다 높게 산정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신한금융투자의 경우 국내 간편송금 서비스 대표 주자로 꼽히는 전자금융기업 ‘비바리퍼블리카’와 손잡고 CMA 관련 서비스와 혜택을 확대했다.

비바리퍼블리카의 주력 서비스인 ‘토스(Toss)’는 지난 2015년 첫 출시돼 현재 국내에서 가장 널리 쓰이는 간편송금 서비스로 자리 잡았다. 한국은행 전자지급서비스 이용 현황 통계에 따르면 거래 건수 기준 국내 모든 간편송금 서비스 시장에서 토스 점유율은 96%에 이른다.

신한금융투자는 지난 7월부터 토스에서 CMA 계좌를 개설할 수 있는 ‘토스 주계좌 플러스’ 제휴 서비스를 시작했다. 토스에서 CMA 계좌를 개설할 수 있는 제휴 금융기관은 신한금융투자가 처음이다.

이 서비스는 토스 이용자가 송금을 위해 충전하는 가상의 계좌인 ‘토스 주계좌’에 신한금융투자 CMA를 연동하는 방식이며 하루만 돈을 맡겨도 연 1.1% 금리를 적용한다. 월 1회 30만원 이상 자동이체 신청 때 우대금리를 더해 최대 연 2.1%(500만원 한도)의 금리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신한금융투자는 최근 ‘토스 주계좌 플러스’의 확장형인 토스 고객전용 CMA 체크카드 ‘토스 주계좌 플러스 체크카드’도 출시했다.

이 카드는 전월 실적 100만원 이상, 예치금액 500만원에 한해 연 최고 4.3% 금리를 제공한다. 4%대 금리는 2.5%가 최대인 인터넷전문은행은 물론 저축은행업계에서도 찾아 보기 힘들다.

아울러 이 카드는 전월 실적에 따라 스타벅스 20% 캐시백, CGV 최대 7천원 캐시백, 후불교통카드 등 의 혜택도 제공한다.

신한금융투자 관계자는 “신한금융투자의 오랜 투자에 대한 노하우와 토스의 편리함을 결합한 이 서비스는 고객에게 차별화된 디지털 경험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주계좌 플러스는 출시 3개월 만에 21만계좌 유치에 성공하는 성과를 나타내기도 했다”며 “토스를 이용하는 더 많은 고객들이 편리하게 계좌를 만들고 CMA 금리 혜택까지 누릴 수 있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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