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초 무기한·무제한 형태 통화스와프

 
 

[현대경제신문 김영 기자] 한국과 캐나다가 통화스와프를 체결했다. 한국은행은 이번 협정이 유사시 국내 금융시장 안전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 밝혔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6일 캐나다 오타와에서 스티븐 폴로즈 캐나다중앙은행 총재와 만나 양국간 만기와 한도를 정하지 않은 상설·무기한 통화스와프 협정을 체결했다. 우리나라가 무기한 무제한 형태 통화스와프 협정을 체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통화 스와프는 서로 다른 통화를 미리 약정된 환율에 따라 일정 시점에 상호 교환하는 외환거래를 의미한다. 환율과 금리 변동에 따른 유동성 확충이 필요할 때 사용된다.

이번 협정 체결을 통해 한국과 캐나다 양국은 상호 필요시 자국 통화를 상대방 중앙은행에 맡기고 그에 상응하는 외화를 빌려올 수 있다.

이 총재는 협정 체결 직후 “2008년 금융위기 당시 미국과 통화스와프를 체결한 이후 가장 의미 있는 체결”이라 밝혔다.

이어 “캐나다 달러화는 국제금융시장에서 결제·보유 통화로 명실상부 기축통화국인 캐나다가 한국 금융안정을 지원한다는 약속을 한 것”이라고 강조한 뒤 "기한이 없어 만기 때마다 연장문제가 불거질 일도 없다”고 덧붙였다. 

앞서 중국과의 통화스와프 연장 문제를 두고 논란이 제기됐던 것을 의식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캐나다가 한국과 통화스와프를 체결한 배경과 관련해선 한국 경제의 중요성 및 건전성을 인정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그동안 캐나다가 상설 통화스와프 협정을 체결한 국가는 유럽연합 및 미국 등 기축통화국을 제외하면 중국뿐이었다. 협정 역시 지난 3월 캐나다 측이 먼저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총재는 “이번 협정으로 캐나다 기업들이 한국에 투자할 때 리스크가 줄어든다고 볼 수 있으므로 투자 증대 효과도 기대된다”고도 밝혔다.

한편, 한국은행은 올해 호주와 통화스와프 협정을 연장하며 그 규모를 두 배로 늘렸다. 또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에 이어 중국과도 최근 만기연장에 합의했다. 통화 스와프에 제한을 두지 않은 캐나다 외 4개국과의 협정 규모는 총 784억 달러로 중국이 560억 달러로 가장 많고 인도네시아(100억 달러), 호주(77억 달러), 말레이시아(47억 달러) 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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