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SM · 네이버-YG · 카카오-로엔
ICT분야 · 음악 산업· 콘텐츠 확보까지

[현대경제신문 정유라 기자] [편집자주] 국내를 대표하는 IT업계와 엔터테인먼트 회사들이 손을 맞잡았다. SK텔레콤은 SM엔터테인먼트와 손잡고 인공지능(AI) 등 정보통신기술(ICT)과 한류 콘텐츠를 결합한 신사업 발굴에, 네이버는 YG와 음악 산업 분야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카카오는 로엔 엔터테인먼트가 앞장서서 동영상 등 자체 콘텐츠를 확보 중이다. 공유 인프라 활용을 통한 ICT 분야 및 인공지능과 한류 콘텐츠의 만남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SK텔레콤 박정호 사장(왼쪽)과 SM엔터테인먼트 이수만 회장이 전략적 파트너십 체결 후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사진=SK텔레콤>
SK텔레콤 박정호 사장(왼쪽)과 SM엔터테인먼트 이수만 회장이 전략적 파트너십 체결 후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사진=SK텔레콤>

SK텔레콤- SM엔터테인먼트, ICT강자와 콘텐츠 강자가 만나다

국내 ICT를 대표하는 SK텔레콤과 한류 콘텐츠를 대표하는 SM엔터테인먼트가 상호 계열사 지분 취득 방식의 ‘사업 혈맹’을 맺고 콘텐츠와 서비스를 개발해 신사업 발굴에 나선다.

SK텔레콤과 SM엔터테인먼트는 지난 7월 상호 계열사 지분 인수를 통한 콘텐츠 사업협력 방안을 발표했다. 유상 증자를 통해 SK텔레콤과 SM엔터테인먼트는 각각 SM컬처앤콘텐츠(SM C&C)와 아이리버의 2대 주주가 됐다.

이번 SM엔터테인먼트와의 주요 자회사 상호 증자 및 지분 양수도는 ICT와 콘텐츠 분야 최강자가 서로 힘을 합쳤다는데 의미가 있다.

아이리버는 SM 계열회사인 SM모바일커뮤니케이션즈와 SM Life Design Co.를 흡수해 콘텐츠 기반의 신규 사업을 추진한다. SM C&C는 SK플래닛의 광고 사업을 인수해 안정적인 수익기반을 강화하게 됐다.

SK텔레콤은 AI 및 미디어 관련 콘텐츠 및 음악 관련 기기를 제작하는 아이리버와 광고사업을 진행하는 SK플래닛에 대해 풍부한 역량을 갖췄고 SM엔터테인먼트는 스타의 지적재산권과 콘텐츠 제작 역량, 그리고 팬들의 강한 로열티를 보유하고 있다.

이에 ICT와 콘텐츠 분야의 최강자인 양사의 전략적 제휴로 문화· 콘텐츠 산업이 ICT와 결합해 확대한다. SK텔레콤과 SM 엔터테인먼트는 아이리버가 보유한 제품 기획 능력을 바탕으로 한류 연예 콘텐츠에서 다양한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예를 들어, 아이리버는 국내·외 ‘샤이니’ 팬들을 타겟으로 ‘샤이니’ 멤버 목소리로 대화하는 AI 스피커를 개발해 제공할 수 있다. 이어폰 및 헤드셋 등에 ‘엑소’ 로고가 새겨진 특화 제품을 기획하고, ‘엑소’ 멤버들이 제품을 직접 착용하며 마케팅 가능성을 연 것이다.

향후 SK텔레콤과 SM은 양사가 가진 사업적 인프라를 공유하며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는 영역을 꾸준히 탐색할 계획이다.

 
 

네이버- YG, 음악 산업 분야 함께 한다

네이버는 지난 3월 YG엔터테인먼트에 1천억의 투자를 결정했다. 직접 투자 500억원으로 YG엔터테인먼트 2대 주주가 됐다.

네이버 관계자는 “한류 콘텐츠 선두주자인 YG와의 전략적 투자를 통해 다양한 문화 콘텐츠의 확보로 글로벌 시장에서의 확대를 위한 결정 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네이버는 지난 18일 YG엔터테인먼트의 자회사 YG PLUS(YG 플러스)와 국내외 음악 산업 분야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힘을 합친다. 양사는 네이버가 보유한 기술력· 글로벌 서비스 경험과 YG의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비즈니스 역량을 바탕으로 한 다양한 협력 방안을 계획 중이다.

네이버와 YG 플러스는 공동 사업을 위한 인프라 구축 작업부터 진행한다. 양사는 대규모 음원을 확보하고, K-pop을 포함한 다양한 음악 장르에 대해 풍부한 메타 DB(데이터베이스)를 정교화 하는 작업을 앞두고 있다.

확보된 대규모 음원은 우선적으로 네이버 뮤직을 통해 제공될 예정이다. 글로벌 메타 DB가 구축되면 엔터테인먼트 콘텐츠 추천 기술도 한층 고도화 될 예정이다.

이번 공동 사업을 시작으로 글로벌 음악 서비스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YG 플러스는 음악 사업본부를 신설하고 전문 인력을 영입하는 등 사업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이번 글로벌 음악 서비스 인프라 구축 작업은 네이버와 YG 플러스가 함께 추진하는 음악 사업의 첫 행보로 전략적 파트너로서 앞으로 다양한 협업을 통한 사업적 시너지가 기대된다.

네이버 박선영 V&엔터셀 리더는 “네이버의 우수한 기술력과 엔터테인먼트 분야에 대한 YG의 폭넓은 사업 역량을 모아, 기존 서비스를 고도화하고 나아가 차별화된 글로벌 뮤직 서비스를 선보이기 위한 기틀을 다질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양민석 YG 플러스 대표는 “K-Pop의 글로벌 시장 진출 확대와 성장에 기여할 수 있도록 네이버와 함께 다양한 음악사업을 발굴하기 위해 다각도로 협력해 나갈 것이다"고 말했다.

▲ 크리스피 스튜디오의  웹 드라마 '오늘도 무사히'포스터.<사진=크리스피스튜디오>
▲ 크리스피 스튜디오의  웹 드라마 '오늘도 무사히'포스터.<사진=크리스피스튜디오>

카카오 - 로엔, 자체 콘텐츠 확보의 선두주자

카카오는 인공지능(AI)과 콘텐츠 자체제작을 선택했다. 카카오는 로엔 엔터테인먼트(이하 로엔)의 음악 콘텐츠와 카카오의 모바일 플랫폼을 결합한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겠다며 경쟁력 있는 콘텐츠 생산·발굴을 통한 글로벌 진출을 노렸다. 그 결과 지난해 1월에 로엔의 지분 76.4%를 인수했다.

로엔은 카카오의 콘텐츠 제작에 앞장서고 있다. 로엔은 올 초 크리스피스튜디오를 설립하고 동영상 콘텐츠 제작에도 나섰다. 술 게임을 자유로운 형식의 동영상 콘텐츠로 만들어낸 '취중젠담' 등 짧은 동영상 콘텐츠를 제작했다.

이어서 5~8분 길이의 10부작 일, 사랑, 관계 등 쉬운 게 하나 없는 평범한 20대 여주인공의 이야기 웹 드라마 '오늘도 무사히'와 창업에 직접 도전하는 리얼리티 웹 예능 '네 남자의 푸드트럭'도 제작해 인기를 얻었다.

이어 로엔은 CJ E&M의 드라마 제작 자회사로 '시그널', '도깨비' 등을 만든 스튜디오드래곤과 합작한 메가몬스터를 설립 했다.

메가몬스터를 통해 웹소설, 웹툰 등을 서비스하는 카카오페이지의 유력 작품들을 동영상 콘텐츠로 재탄생시킬 계획이다.

카카오 관계자는 “로엔과 합작해 발굴된 콘텐츠는 카카오TV, 카카오페이지 등을 통해 서비스, 카카오 수익으로 연결시켜 자체 콘텐츠 확보의 선두주자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카카오와 로엔은 음원 서비스에서도 협업 하고 있다. 로엔이 운영하는 음원 스트리밍서비스 '멜론'과 지난 8월 AI 음악검색 서비스 ‘멜론 스마트 아이(I)’를 선보였다.

멜론 스마트 아이는 멜론이 보유한 국내 최고 수준의 음악 데이터와 카카오 음성인식 기술이 결합된 스마트 음악검색 서비스로 멜론의 빅 데이터 분류와 카카오의 음성인식 기술 ‘카카오 아이’를 통해 다양하고 정확도 높은 검색결과를 제공한다. 검색 및 음악 재생을 포함해 분위기에 어울리는 음악 선곡도 알려준다.

특히 원하는 노래가 떠오르지 않을 때 부분적인 멜로디를 읊는 것만으로 음악을 찾아주거나 손이 자유롭지 않을 때 AI 음원서비스의 편의성을 느낄 수 있다.

카카오 관계자는 “동영상 등 콘텐츠 확보와 카카오의 AI서비스를 활용한 음원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로엔이 힘이 되어주고 있다”며 “앞으로도 협업을 통한 서비스 제공에 주력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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