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 신한지주 내년도 전 계열사 도입 추진

최종구 금융위원장.<사진=금융위원회>
최종구 금융위원장.<사진=금융위원회>

[현대경제신문 김영 기자]기관투자자의 적극적인 경영참여(주주권 행사)를 의미하는 ‘스튜어드십 코드’가 내년부터 국내 금융권에 본격 도입될 예정이다. 시장에선 코드 도입 효과를 두고 기대와 우려가 공존하는 모습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들어 국내 주요 금융사들이 잇따라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 계획을 밝히고 나섰다.

지난달 25일 KB금융그룹은 업계 처음으로 전 계열사 대상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 방침을 밝혔다. 도입 시기는 내년이 될 전망이다. 

지난해 신한BNP파리바에 대해 스튜어드십 코드를 우선 도입했던 신한금융지주 또한 내년부터 이를 전 계열사로 확대 도입키로 했다. 단, KB금융과 달리 신한금융은 계열사별 단계적 적용에 나서기로 했다.

하나금융 등 여타 금융지주는 물론 비금융지주 금융사들 또한 내년도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을 적극 검토 중이다.

스튜어드십 코드란 연기금 및 자산운용사 등 기관투자자가 기업의 의사결정에 적극 참여하도록 유도하는 민간차원의 기관투자자 의결권 행사지침을 말한다. 주인의 재산을 관리하는 집사(스튜어드‧steward)처럼, 기관투자자가 기업과의 적극적인 대화를 통해 기업의 지속적인 성장에 기여해 고객 이익을 극대화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국내 금융사들이 잇따른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에 나선 것과 관련해선 정부 차원의 입김이 크게 작용했다는 게 정설이다.

전 정부 시절 금융당국은 연기금에 큰 피해가 발생한 삼성 사태 발발 직후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을 추진했다. 현 정부 들어서는 문재인 대통령이 후보시절부터 이를 강조했고,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직접 나서 금융지주의 공정성과 투명성 향상 등을 이유로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을 적극 권장했다.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에 따른 효과에 대해선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금융위원회 등 정부는 영국과 일본 등 스튜어드십 코드를 먼저 도입한 국가들에서 기업들의 적극적인 자사주 매입과 배당 확대 등이 발생 시장 활력이 커졌다고 평가했다.

실적 대비 저평가된 금융사들의 주가와 낮은 배당 수익률 관행들도 개선될 것이라 보고 있다.

반면, 전국경제인연합회 등 재계는 ‘영국은 물론 일본 역시 코드 도입에 따른 실효성이 불분명하다’는 입장이다.

도입 목적 자체가 외국과 차이가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영국과 일본 등이 투자자 이익 극대화에 초점을 맞춰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했다면, 우리나라의 경우 기업의 지배구조 개선에만 집중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나아가 재계는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 이후 국내 기업 300여곳의 지분을 보유한 연기금을 통해 정부의 민간기업 경영개입이 커질 수도 있다고 우려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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