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부금, 매출액 대비 0.01~0.3% 불과…잎담배 국내 수매 ‘제로’

 
 

[현대경제신문 김병탁 기자]외국계 담배들이 국내서 연간 수천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지만 사회공헌에는 매출액의 0.15% 수준만 지출하며 인색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29일 담배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외국계 담배 3사가 국내에서 올린 매출액은 1조3천억여원에 달한다. 기업별로는 필립모리스 6천792억원, BAT코리아 4천133억원, JTI코리아 2천15억원 등이다.

하지만 이들 3개사가 금연캠페인, 지역사회 후원 등 사회공헌 활동에 사용한 금액은 매우 저조해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등한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BAT코리아의 사회기부금은 4천만원으로 매출액의 0.01%, JTI코리아는 1억2천만원으로 0.06%에 그쳤다. 필립모리스는 외국계 담배사 중 가장 많은 금액인 17억1천700만원을 기부금으로 사용했지만 매출액 대비 0.26%에 불과했다.

외국계 담배 3개사가 낸 기부금은 총 18억7천700만원으로 3개사 매출액 대비 0.15%다.

특히 이들 기업은 사회환원은 물론 국내 잎담배(엽연초) 농가와의 상생도 외면하고 있다.

외국계 담배 3사는 담배의 주원료인 잎담배를 전량 외국에서 수입해오고 있다. 외산담배가 국내에 개방한 지 약 30년이 지났지만 국산 잎담배 수매에 대한 계획만 있을 뿐 아직 시행한 바는 없다.

이는 국내 담배사인 KT&G의 사회공헌 및 잎담배 농가와의 상생활동과 크게 비교된다.

KT&G는 2002년 민영화된 후 전량 수매 의무가 없지만 여전히 국산 잎담배 수매를 전량 책임지고 있다.

또 잎담배 농가 건강검진 지원, 6.25참전용사유해발굴사업 후원 등에도 지원하고 있으며, 전체 사회공헌 비용은 2015년과 2016년에 각각 808억원과 728억원을 지출했다. 이는 매출액 대비 2%대다.

필립모리스 관계자는 “국산 잎담배에 대해 수매 계획을 세우고 있다”며 “사회에 환원할 여러 방법들도 함께 구상중이다”고 해명했다.

BAT코리아에서도 “2000년 초중반 국산 잎담배 구입 계획을 세운 바 있으며 현재는 KT&G가 모두 구매하고 있어 다른 방법을 모색 중”이라며 “또 올해부터 사천 공장지역 내 주민 복지 등 3억5천만원까지 사회공헌 비용을 대폭 늘렸다”고 말했다.

한편 필립모리스와 JTI코리아는 지난해부터 각각 ‘말보로 골드 오리지널’와 ‘메비우스 LSS 윈드블루’를 군납용 담배로 납품하는 등 국내에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 나가고 있다. 출시 4개월 만에 판매비중 36%까지 오르며 큰 수익을 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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