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조사 불구 …매출은 본사로 '올인'

서울 모처에 위치한 아리따움 매장. <사진=조재훈 기자>
서울 모처에 위치한 아리따움 매장. <사진=조재훈 기자>

[현대경제신문 조재훈 기자] “본사에서 매출 독식하고 가맹점은 테스트 장소로 전락했습니다”

아모레퍼시픽이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를 받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가맹점을 무시한 매출 독식 행위를 지속해 점주들의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의 편집숍 ‘아리따움’은 본사에서 운영하는 인터넷몰에서 같은 제품을 특가 등을 통해 판매해 가맹점주 죽이기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실제로 이날 가맹점에서 판매중인 ‘라네즈 실크 인텐스 립스틱’은 정가 2만7천원에 판매되고 있다. 하지만 아모레퍼시픽의 정규 인터넷상점인 아리따움몰에서는 ‘라네즈 실크 인텐스’ 립스틱을 정가보다 40% 할인된 1만6천200원에 팔고 있는 상황이다. ‘미쟝센 데미지케어 로즈에디션 기프트세트’ 정가 2만500원인 제품도 아리따움몰에서 56% 할인된 9천원에 판매중이다.

가맹점은 본사에서 인터넷으로 싸게 내놓는 제품 때문에 가맹점 매출이 줄고 있다는 입장이다.

공창남 아리따움 가맹점주협의회 회장은 “매장에 테스터가 있으니까 사용만 해보고 매장에서 구매하지 않고 아리따움몰, 아모레퍼시픽몰에서 사가는 형태의 고객이 대다수”라며 “가맹점은 ‘테스팅’ 장소로만 이용돼 매출은 점점 떨어지고 가맹점 중 절반이상이 정말 적자상태”라고 토로했다.

아모레퍼시픽의 인터넷 특가 제품은 일정 기간을 두고 다른 제품으로 갱신된다. 세일 행사 품목외의 제품을 정가에 판매하는 가맹점주들은 그만큼 매출에 타격을 입고 있는 셈이다. 이같은 피해를 보는 아리따움 가맹점은 전국에 1천340여곳이 넘는다.

공창남 회장은 “아모레퍼시픽은 제조업부터 도·소매업을 전부 하고 있어 무조건 팔면 남는 것”이라며 “우리 가맹점주들은 소매업을 하는데 당연히 경쟁이 될 수 없고 결국 도태돼 가맹사업을 접을 수 밖에 없는 구조”라고 말했다.

이같은 상황에서 공정거래위원회 가맹분야 장기사건 TF팀은 이달 아리따움의 불공정거래 혐의와 관련해 조사에 착수했다. 공정위는 연말까지 아리따움 관련 사건을 처리해 심사보고서를 상정할 방침이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가맹점주와 지속적으로 협의할 의지가 있다"며 "다만 구체적인 내용은 공정위의 조사가 완료된 이후에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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