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투자심리 개선…코스닥 기업 재평가 움직임 ‘꿈틀’
증시 ‘큰 손’ 외국인‧연기금 장바구니와 저평가株 관심 집중

신(新)정부의 중소기업 지원 확대 정책과 코스닥(KOSDAQ) 기업의 실적 상승 등으로 코스피(KOSPI) 그늘에 가려졌던 코스닥 시장이 활기를 되찾고 있다. 사진은 KEB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사진=연합>
신(新)정부의 중소기업 지원 확대 정책과 코스닥(KOSDAQ) 기업의 실적 상승 등으로 코스피(KOSPI) 그늘에 가려졌던 코스닥 시장이 활기를 되찾고 있다. 사진은 KEB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사진=연합>

[현대경제신문 안소윤 기자]코스닥(KOSDAQ) 시가총액이 이달 들어 225조2천440억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코스피 지수 역시 지난 8월 24일부터 9월 1일까지 7거래일 연속 올라 2.84%의 상승률을 기록, 660선을 회복하는데 성공했다. 같은 기간 최근 8개월 연속 상승세를 보이던 코스피(KOSPI) 지수가 0.37% 하락하며 부진한 것과 비교해 눈에 띄는 부분이다.

이는 신(新)정부의 중소기업 지원 확대 정책과 코스닥 기업의 실적 상승 등으로 투자심리가 개선됐기 때문으로 보인다. 코스닥 기업에 대한 재평가 움직임도 일고 있는 가운데 시장 활성화를 이끌어 갈 ‘알짜’로 주목받고 있는 종목들을 살펴봤다.

외국인이 주목한 ‘바이 코스닥’

외국인들이 8월 중순 이후 보름여 동안 코스닥 시장에서 4천500억원어치를 순매수 하는 등 코스닥 지수 반등을 이끌고 있다.

지난달 14일부터 이달 1일까지 보름가량 동안 외국인은 을지훈련 시작일인 8월 21일 하루를 제외하고 줄곧 매수 우위를 나타냈다. 이 기간 외국인의 누적 순매수 규모는 4천508억원으로 전체 누적 순매수 금액 1조5천348억원의 약 30%를 차지한다.

외국인들의 시선이 코스닥으로 쏠린 까닭은 코스닥 기업에 대한 실적 기대감 때문으로 분석된다. 그동안 코스닥 기업의 실적은 코스피 못지않게 개선되고 있었지만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

그러나 3분기 들어 코스피 기업의 이익 증가세가 둔화될 것이란 리포트가 쏟아지면서 스포트라이트가 코스닥 시장으로 모아졌다.

외국인들이 주목한 종목은 정보기술(IT)과 제약 업종이다.

이들은 코스닥 시장에서 최근 2주 동안 IT하드웨어 업종에서만 1천351억원어치를 담았고 반도체는 766억원, 제약은 760억원 각각 순매수했다.

종목별로 살펴보면 CJ E&M(496억원), 오스템임플란트(323억원), 셀트리온(296억원), 피에스케이(246억원), 서울반도체(239억원), AP시스템(219억원) 등을 집중 매수했다.

임상국 KB증권 연구원은 “전방업체 설비투자 확대로 실적이 증가하고 있는 IT·반도체 관련 업종에 외국인 매수세가 몰리고 있다”며 “문재인 정부 정책 수혜업종으로 꼽히는 바이오·제약주도 뚜렷한 상승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연기금의 태세전환, ‘폭풍 쇼핑’

국내 증시의 ‘큰 손’ 국민연금과 사학연금, 공무원연금 등 3대 연기금도 지난달 들어 코스닥 종목을 적극적으로 담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8월 1~10일 동안 연기금은 코스닥 시장에서 578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지난 7월 3천억원이 넘게 순매도했던 것과 대조되는 모습이다.

연기금은 장바구니에 ‘비에이치’를 가장 많이 담았다. 비에이치는 전자장비 업체로, 연기금의 누적 순매수 금액이 136억원에 달한다.

연기금은 순매수 리스트에 비에이치 다음으로 지난 7월 28일 상장한 셀트리온헬스케어(76억원), 메디포스트(64억원), 인바디(52억원), 서울반도체(49억원), 도이치모터스(35억원), 하이비젼시스템(34억원), 사람인에이치알(33억원), 오스템임플란트(32억원), 이엠텍(32억원) 등이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연기금이 사들인 종목들은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는 만큼 위 종목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지난 8월 10일을 기준으로 연기금이 코스닥 시장에서 지난 한 달간 순매수한 상위 10종목의 평균 주가 상승률은 10.4%를 기록했다. 특히 줄기세포 치료제 개발업체 메디포스트의 경우 41.5% 급등했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코스닥 시장에서 냉각기류가 우세했던 주요 연기금과 공제회의 중소형주 수급환경이 정부정책 변화와 함께 상황이 바뀌고 있다”며 “그간 코스피 대형주·가치주 강세에 신음해왔던 코스닥 중소형·성장주 진영의 방향 선회 가능성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저평가 종목에도 관심 집중

연초 이후 이어지던 코스피 대형주 상승 랠리가 조정을 겪으면서 상대적으로 저평가 받았던 코스닥 종목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한국거래소가 발표한 ‘2017 사업연도 상반기 결산실적 분석’을 살펴보면 코스닥 기업들의 개별기준 지난 2분기 영업이익은 2조2천34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0.98% 증가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과 순이익도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2.21%, 58.94%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코스닥 지수는 지난 8월 18일 기준 643.58로 1년전(676.93)에 비해 오히려 4.9% 하락했고 시가총액도 4.2% 감소했다.

이에 따라 분기 순이익을 연 환산한 주가수익비율(PER)이 18.1배로 1년 전의 25.4배에 비교해 29%나 낮아졌다. 업황 호조세와 글로벌 경기 개선으로 코스닥 기업의 이익이 늘어난 반면 코스닥 시장은 디레이팅(derating) 된 것이다.

김유겸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가 뚜렷한 모멘텀 없이 쉬어가는 사이에 그간 조정폭이 컸고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코스닥이 더 강한 상승 움직임을 보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지속적으로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시가총액이 감소하거나 증가폭이 미미한 업종은 미디어·교육, 기계, 건설·건자재, 음식료, 통신서비스 등이다.

최문선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기계와 건설·건자재 업종은 수주 산업의 특성상 실적보다 수주에 의해 주가가 먼저 움직이므로 수익 상승과 시가총액이 비례하게 움직이지 않을 수 있으나 미디어·교육, 음식료, 통신서비스 등은 수주 산업이 아니어서 저평가됐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분기 수이익을 연 환산해 산출한 PER이 미디어 6.7배, 필수소비재 8.6배, 통신서비스는 11배를 기록했다“며 ”전망을 배재하고 단순히 순이익과 시가총액 변화를 볼 때 코스닥 시장에서 미디어·교육과 음식료 업종의 투자 매력이 높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한국투자증권은 저평가된 업종을 중심으로 8개의 코스닥 투자 유망 종목을 선정했다.

기준은 분석 대상 1천20개 종목 중 시가총액이 700억원 이상으로 매출액, 영업이익, 순이익 모두 전년동기와 전분기대비 증가 또는 흑자 전환됐으나 시가총액 10% 미만 증가, PER 10배 이하 등이다.

한국투자증권은 모든 기준을 충족하는 종목으로 동우팜투테이블 (088910), 동원개발(013120), 메가스터디교육(215200), 코메론(049430), 금화피 에스시(036190), 대정화금(120240), 이엔에프테크놀로지(102710), 콜마비앤에이 치(200130) 등 8개 종목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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