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보복·면세사업자 확대·특허 수수료 인상 등에 힘들어”

면세점업계가 중국의 '사드 보복'으로 위기에 처한 가운데, 롯데면세점은 4일 "인천공항공사 측에 임대료 인하를 지속적으로 요청하고 있다"며 "실질적인 임대료 인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인천공항 사업권을 포기하는 방안도 내부적으로 신중하게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다른 인천공항 면세점 업체들도 임대료 인하를 요구하고 있어 임대료 인하 불가로 롯데가 사업권을 포기하면 다른 면세점들도 인천공항에서 대거 철수하는 사태가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사진=연합>
면세점업계가 중국의 '사드 보복'으로 위기에 처한 가운데, 롯데면세점은 4일 "인천공항공사 측에 임대료 인하를 지속적으로 요청하고 있다"며 "실질적인 임대료 인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인천공항 사업권을 포기하는 방안도 내부적으로 신중하게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다른 인천공항 면세점 업체들도 임대료 인하를 요구하고 있어 임대료 인하 불가로 롯데가 사업권을 포기하면 다른 면세점들도 인천공항에서 대거 철수하는 사태가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사진=연합>

[현대경제신문 장은진 기자] 중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보복 직격탄을 맞은 롯데면세점이 인천공항 면세점 철수까지 검토하고 있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인천국제공항공사가 인천공항점 면세점 임대료를 인하하지 않을 경우 사업권 반납도 검토하고 있다”고 5일 밝혔다.

롯데면세점이 이 같은 초강수를 둔 이유는 사드 배치 이후 주요 고객층이던 중국인 관광객이 급감한 영향이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올 상반기 한국을 찾은 중국인 관광객은 225만2천915명으로 작년 상반기(381만6천756명)에 비해 41.0%(156만3천841명) 감소했다.

롯데면세점은 지난 2015년 인천공항에 입점했으며 입점 1년차에는 5천억원, 2년차에는 5천100억원 가량의 임대료를 납부했다. 계약 상 3년차인 올해는 7천700억원을, 4년차와 5년차에는 각각 1조1천600억원과 1조1천800억원의 임대료를 내야 한다. 입점 후 5년간 총 임대료는 4조1천억원 규모다.

롯데면세점은 인천공항에서 영업 면적이 가장 넓어 임대료가 신라(5년 입점 기준 1조5천억원)나 신세계(5년간 4천억원)에 비해 훨씬 많다.

롯데면세점은 사드보복 외에도 시내면세점 사업자 확대, 특허 수수료 인상 등으로 경쟁이 심화되고 수익성이 악화됐다고 호소했다. 면세 정책이 급변하면서 인천공항면세점을 운영할 여력이 없다는 설명이다.

반면 인천공항공사는 임대료 인하에 부정적인 입장이다.

공사 관계자는 “예정대로 내년 1월에 2여객터미널 면세점이 오픈하면 1여객터미널의 임대료도 자연스럽게 낮춰질 것”이라며 “임대료 인하를 앞둔 시점에 내려달란 요구는 지나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입찰 당시 자신들이 써낸 임대료를 이제 와서 내려달라고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특약사항에 2여객터미널이 생기면 임대료를 조정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며 “임대료 조정이 어느 정도 될지 몰라 여객터미널 사업권 반납 등 다양한 방안들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계약상 롯데면세점의 경우 내년 2월부터 철수할 수 있으며, 철수 시 공항공사에 약 3천억원의 위약금을 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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