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단기차입금 1조3천억‧유동부채 2조8천억 넘어 ‘위험수위’

 
 

[현대경제신문 조재훈 기자] 신세계가 전방위적 유통사업을 벌이며 투자를 확대하고 있으나 성과는 불투명한 채 빚만 가중되고 있다.

1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신세계그룹이 대형매장을 잇따라 개점하는 공격적인 투자를 진행하면서 부채 가중, 단기 차입금 증가 등으로 인한 재무구조 악화가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신세계는 지난해 명동면세점, 스타필드하남, 스타필드코엑스 등 신규 매장을 열었으며 이마트의 편의점 브랜드인 위드미를 이마트24로 개편하며 공격적 투자를 지속중이다. 내달 24일에는 스타필드 고양을 열 예정이다.

최근 2년새 무리한 확장을 하면서 단기차입금이 급증하고 적자 폭도 늘었다.

1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신세계의 단기차입금은 올 1분기 1조3천79억원으로 지난해 말 7천487억원에서 2배 가까이 급증했다. 단기차입금을 포함한 유동부채는 올 1분기 2조8천103억원으로 2016년과 비교해 3천754억원 늘어났다.

차입금 의존도는 지난해 25.5%에서 올 1분기 26.9%로 늘어났다. 단기차입금은 1년 이내 상환해야하며 차입금의존도가 높은 기업일수록 이는 금융비용에 대한 부담으로 작용한다.

한 증권사 유통담당 애널리스트는 “신세계는 지난해 강남점과 센텀시티점 등을 증축했으며 김해점이나 하남점을 새로 오픈하면서 투자규모가 늘었다”며 “투자규모가 별도기준 6천억정도로 기업의 현금창출능력을 나타내는 EBITDA(세전이자지급전이익)를 상회하는 수준으로 늘었고 연결기준으로도 면세점이나 동대구점을 별도 법인으로 운영하고 있어 차입규모가 예상보다 커졌다”고 분석했다.

적자폭을 늘리며 투자를 거듭한 신세계의 경영은 계속 진행되고 있다.

최근에는 편의점 브랜드인 위드미를 이마트24로 교체하는 방식을 선택했다. 지난 2014년 위드미를 인수한 신세계는 500개였던 점포 수를 2천100여개로 늘려나갔다.

공격적 투자로 위드미는 지난 4월 최단기간 2000호점을 돌파하는 데 성공했지만 4년 연속 영업적자폭이 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에는 350억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누적적자는 900억원에 달한다.

신세계는 적자 폭이 늘자 새로운 경영방식을 택했다. 이른바 ‘유럽식 프리미엄 편의점’ 도입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기존에 편의점들이 해왔던 방식이며 도입에 난항을 겪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프리미엄 점포를 내려면 점포의 대형화가 이뤄져야하며 현재 편의점들의 평균 매장 크기는 (커봐야) 20~22평정도”라며 “프리미엄 점포를 하려면 매장 크기가 지금의 2배가 돼야하는데 넓은 점포를 구하기 어려운데다가 구하더라도 운영비용이 부담이 되고 골목상권 문제도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세계의 투자는 올해도 지속될 전망이다. 신세계는 지난달 인천공항면세점 T2구역에 455억원을 들여 입점권을 따냈으나 중국발 사드문제의 영향으로 수익 급증은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풀이된다.

증권업계는 신세계면세점이 2분기 41억원의 영업적자를 낼 것으로 보고 있다. 신세계는 다음달 스타필드 3호점인 고양점 개장도 앞두고 있다.

공격적인 투자로 시장의 우려를 받고 있는 신세계는 결국 지난 3월 한국신용평가의 등급 하향 조정을 받았다. 한국신용평가는 신세계에 대한 평가를 실시한 결과 신용등급을 AA+(부정적)에서 AA(안정적)으로 한 단계 하향했다.

한신평 관계자는 “신세계 계열 재무부담은 가중된 상황”이라며 “수익성 하락추세와 맞물려 재무안정성 또한 저하된 것이 신용등급 하향 사유”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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