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업중개업자 건수 대비 3분의1 수준에 그쳐

지난해 2월 열린 중소기업특화 증권사 제도설명회에서 정은보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크라우드펀딩 실적을 중요 평가요소로 고려하겠다고 밝혔다.<사진=연합>
지난해 2월 열린 중소기업특화 증권사 제도설명회에서 정은보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크라우드펀딩 실적을 중요 평가요소로 고려하겠다고 밝혔다.<사진=연합>

[현대경제신문 김자혜 기자] 크라우드펀딩이 시행 1년 반 만에 52%의 성공률을 기록했다. 금융당국은 올해 상반기 펀딩 성공률이 60%대로 상승하며 안정적으로 정착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에 반해 증권형 크라우드펀딩은 상대적으로 저조한 실적을 기록 중이다. 증권업계에서는 크라우드펀딩이 도입 초기 단계인 만큼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12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지난 1년 반 동안 197개 기업이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총 295억원의 금액을 조달했으며 평균 52%의 펀딩 성공률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0일 금융위원회는 상반기 기준 크라우드펀딩 주요 실적을 발표하며 올해 상반기 크라우드펀딩의 전체 성공률이 64.3%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 성공률 45.1%대비 19.2%포인트 증가한 것이다.

월 평균 성공건수는 지난해 상반기 11.6건에서 올해 상반기 15.3건으로 늘어나 31.9%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이외에 일반투자자의 소액투자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크라우드펀딩에 참여한 일반투자자는 6천823명으로 지난해 상반기 2천436명에 비해 280% 대폭 상승했다.

이처럼 전체 크라우드펀딩 시장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겸업중개업자(증권사)의 증권형 크라우드펀딩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크라우드펀딩이 시행된 지난 1년 6개월간 전업중개업자의 펀딩 추진건수는 309건을 기록했다. 이에 반해 증권사의 크라우드펀딩 추진실적은 총 89건으로 전업중개업자 건수의 3분의1 수준에 그쳤다.

지난해 3월 크라우펀딩에 선제적으로 뛰어든 IBK투자증권과 코리아에셋투자증권은 63건의 펀딩을 추진했으며 같은해 6월에 진입한 키움증권과 유진투자증권, 7월에 진입한 KTB투자증권의 경우 26건의 펀딩을 진행하는 데 그쳤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금융당국의 정책 끼워 팔기에 의한 결과가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됐다.

지난해 2월 금융위원회는 전문화된 중소형 증권사를 육성하기 위해 중소기업특화(중기특화) 증권사 제도를 도입한 바 있다.

금융위는 크라우드펀딩을 심사 비중의 80%에 이르는 정성평가 항목에 포함시켰고, 중기특화 선정을 노리던 증권사들은 단기간에 크라우드펀딩 중개사업을 앞 다퉈 추진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당국이 당초 중소기업특화 증권사 선정에 크라우드펀딩 실적을 반영하겠다고 밝히자 급하게 진입해 준비가 부족한 증권사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증권사의 크라우드펀딩 추진에 대해 장기적으로 봐야한다는 시선도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크라우드펀딩의 경우 증권사 입장에서는 비상장사를 대상으로 투자하기 때문에 투자자를 보호를 위해 신중하게 접근하게 된다”며 “펀딩 경험이 쌓일수록 투자 성과도 좋아질 수 있으므로 장기적인 성장세를 지켜볼 필요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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