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입모아 ‘근본적 변화’ 요구

<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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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경제신문 김자혜 기자] 보험업계에 4차 산업혁명은 이미 진행 중이며 미리 준비하지 않으면 빠른 변화에서 도태될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이 제기됐다. 기존 보험 기능을 넘어 단종보험 또는 기술적 분석력을 가진 외부 업권이 점차 시장을 잠식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2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4차 산업혁명은 보험업계에 새로운 경쟁구도를 촉발시키고 이에 대응하지 못한 보험사들의 시장 도태를 야기할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 28일 생명보험협회와 보험연구원 공동주최로 열린 ‘4차 산업혁명과 인슈어테크 활용’ 세미나에서 김석영 보험연구원 금융정책실 실장은 “4차 산업이 보험사를 근본적으로 다르게 바꿀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실장은 “기존에는 보험사가 리스크 감수해 왔다면 이제는 리스크를 줄이는 역할까지 요구된다”며 “리스크를 줄이는 것은 보험회사의 고유영역이 아니었고 이는 환경 자체가 완전히 변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보험회사가 없어지고 보험의 기능만 남는 식으로 변해갈 수 있다”고 말했다.

박소정 서울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도 “이전에 일본의 카메라 제조사 코닥에서 디지털카메라의 초기시장에 진입했다가 장래성이 없다고 보고 사업을 조기에 철수했고 결국 코닥은 파산했다”며 “보험업계에도 당장 내일은 아니더라도 장기적으로 막을 수 없는 근본적 변화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업계 전문가들이 입을 모아 보험 위기론을 꺼내든 이유는 이미 해외에서 사물인터넷, 웨어러블(Warable) 기기 등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리스크를 미연에 차단하는 등의 사례가 다수 발생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런 가운데 국내에서는 한화생명이 4차산업혁명 도래에 따른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화생명은 마케팅, FP,리스크, 고객, 인사 분야 등 전반에 걸쳐 빅데이터 분석모델을 개발해왔다. 신인FP이탈, 신계약 유지, 고객이탈 예측모델은 올해 현업에 적용 중에 있다.

또한 보험금 지급심사에 인공지능을 사용해 보험금 지급 면책 금액을 10%이상 개선하는 등의 성과를 내기도 했다.

황승준 한화생명 미래전략실장은 “지난 시간동안 한화생명이 빅데이터에 투자한 효과는 이미 어느 정도 커버했다”며 “현재 신한카드, 티몬, 페이코와 같은 타업종과 개인정보가 들어가지 않는 거래데이터를 결합을 추진하고 있으며 우리은행과는 신용평가 검증 합의를 협의 중에 있다”고 밝혔다.

이어 “보험업계에 4차산업혁명이 주는 영향은 파괴력이 클 것으로 보며 단종보험이 기존보험사의 새로운 경쟁자도 나타나는 등 신경쟁구도가 등장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한편 변화되는 산업 환경에 대비하기 위해 제도적 개선이 우선되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와 관련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은 그동안 제재가 심한 업권으로 금융권 가운데 가장 변화대응이 느리다”며 “정책이나 제도적 개선이 없다면 인슈어테크 도입이나 시도가 어려워 결국 보험업권 발전 또한 더딜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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