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中제약시장 규모 190조 전망…임상·수출 잇따라

[현대경제신문 성현 기자] [편집자주] 국내 제약사들이 임상 시험과 공동연구 등으로 세계 두 번째 제약 시장인 중국을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중국 진출 1호 제약사인 녹십자는 최근 혈당측정기 수출 계약을 따냈으며 메디톡스는 국내 보툴리눔톡신 업체 중 처음으로 중국에서 임상 3상을 끝냈다. 또 한미약품과 동아ST는 표적항암제와 슈퍼항생제 출시를 추진 중이다. 중국은 유럽 보다도 시장 규모가 큰 곳이다. 글로벌 보건의료 시장조사업체인 퀸타일즈IMS에 따르면 중국 제약 시장은 지난해 1천167억달러(약 132조원) 규모다. 미국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규모다. 성장률도 최근 5년간 연평균 14%에 이른다. 또 2021년에는 1천700억달러(약 192조원) 규모가 될 전망이다.

이종욱 대웅제약 부회장(왼쪽)과 정무생 선양(沈阳·심양)대학교 약학대 부총장이 지난 4월 중국 요녕성(辽宁省·랴오닝성) 선양시 선양대학교에서 신약 개발 업무협약(MOU)을 체결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대웅제약>
이종욱 대웅제약 부회장(왼쪽)과 정무생 선양(沈阳·심양)대학교 약학대 부총장이 지난 4월 중국 요녕성(辽宁省·랴오닝성) 선양시 선양대학교에서 신약 개발 업무협약(MOU)을 체결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대웅제약>

미국 이어 세계 두 번째 제약시장…유럽보다도 커
녹십자·한미약품·동아ST·셀트리온·메디톡스 등 도전

녹십자엠에스는 중국 천진 타임스 이눠 테크놀로지와 433만달러(약 50억원)에 혈당측정기·당화혈색소 측정기 공급계약을 체결했다고 지난 13일 밝혔다.

계약기간은 오는 2020년 6월까지다. 녹십자는 국내 제약사 중 처음으로 지난 1995년 중국에 진출한 곳이다.

녹십자엠에스 관계자는 “회사의 혈당측정기와 당화혈색소 측정기를 천진 타임스 이눠 테크놀로지에서 보유하고 있는 플랫폼과 연동시켜 세계 최대 규모인 중국 당뇨 시장을 본격적으로 공략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국제당뇨연맹에 따르면 현재 중국의 당뇨환자 수는 1억명 정도로 오는 2040년에는 50% 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영필 녹십자엠에스 대표는 “국가별 맞춤형 전략으로 중국을 포함한 신규 해외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녹십자는 중국에서 혈우병 A치료제 ‘그린진에프’ 출시도 준비 중이다. 녹십자는 지난해 7월 임상을 승인받았으며 내년에 마무리 할 계획이다.

메디톡스도 중국 시장 진입에 가까워 졌다.

메디톡스는 보툴리눔톡신인 ‘메디톡신’의 미간 주름 개선 효능에 대해 중국 임상 3상을 종료했다고 지난 12일 밝혔다.

국내 보툴리눔톡신 업체 중 중국에서 임상 3상을 끝낸 곳은 메디톡스가 처음이다. 올해 말 시판 허가 신청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메디톡스 관계자는 “중국 보툴리눔톡신 시장은 성장 잠재력이 매우 큰 시장”이라며 “향후 메디톡스가 글로벌 바이오제약 기업으로 도약하는데 있어 중국은 매우 중요한 전략적 요충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셀트리온은 바이오시밀러로 중국 시장 진입을 시도한다.

셀트리온은 중국식품약품감독관리국(CFDA)으로부터 레이케이드의 바이오시밀러인 램시마의 임상시험을 승인받았다고 지난달 말 밝혔다.

이번 임상 승인은 해외 기업의 항체 바이오시밀러 중 최초다.

램시마는 얀센이 판매하는 항체의약품인 레미케이드의 바이오시밀러다. 레미케이드는 지난해 전세계에서 12조원 상당의 매출을 올린 초대형 의약품이다. 류머티즘관절염과 궤양성대장염, 강직성척추염 등에 치료 효과가 있다.

셀트리온은 또 올해 혈액암 치료제 트룩시마와 유방암 치료제 허쥬마의 임상도 신청해 중국시장 진출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대웅제약은 중국 선양대학교와 손잡고 정신분열증·알츠하이머 치료제를 개발한다.

대웅제약은 지난 4월 말 중국 요녕성(辽宁省·랴오닝성) 선양(沈阳·심양)대학교 약학대 교수들과 정신분열 치료제와 알츠하이머 치료제, 류마티스 치료제 등을 공동 연구하기로 합의했다.

대웅제약은 앞선 지난해 12월 선양대 약대와 공동연구 MOU를 맺은 바 있으며 이번 논의를 통해 실행방안을 구체화했다.

동아ST는 지난 3월 중국에서 슈퍼항생제 ‘시벡스트로’의 임상을 끝냈다. 빠르면 연내 출시가 가능할 전망이다.

시벡스트로는 MRSA(메타실린내성 황색포도상구균)를 타깃을 하는 수퍼박테리아 항생제다.

수퍼박테리아는 일반 항생제에도 죽지 않고 치명적인 병을 유발하는 세균이다. 전세계 MRSA 항생제 시장은 약 3조원 규모로 추정된다.

한미약품은 같은달 중국 바이오기업인 이노벤트 바이오로직스와 면역항암 이중항체의 공동개발을 위한 글로벌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면역항암 이중항체는 면역세포를 활성화시키는 면역항암치료와 암세포만 공격하는 표적 항암치료가 동시에 가능하다. 2019년 임상 1상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권세창 한미약품 대표는 “이노벤트는 면역항암제 분야에서 이미 글로벌 기업과 공동 개발을 진행 중인 기업으로 이번 양사협력을 통해 혁신적인 면역항암 이중항체 개발에 한걸음 더 나아가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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