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지주 증권과 보험 쌍끌이 선전, 신한지주 카드만 바라봐

 
 

[현대경제신문 김영 기자] 신한금융지주가 보수적 경영전략을 고수해 온 가운데 잇따른 인수합병으로 외형을 키운 KB금융지주가 실적은 물론 시총 순위에서도 업계 1위 자리를 탈환을 목전에 뒀다. 두 금융지주 간 선두경쟁 관련 업계에서는 비은행권 실적이 승부의 향방을 결정지을 것으로 보고 있다.

20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금융지주 대장주 경쟁에 불이 붙었다. 19일 종가 기준 신한금융지주 시가총액이 23조6천626억원(코스피 전체 10위), KB금융지주가 23조3천724억원(전체 11위)이었다. 올 초 양 지주사간 시총 차이가 3조6천억원이었는데 반년도 채 지나지 않아 3천억원 미만으로 줄어든 것이다. 증권가에서는 2010년 후 7년 만에 두 지주사간 순위 역전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분기 실적에 있어도 2년 만에 순위 역전이 예상된다. 증권가에서 예상하는 KB지주의 2분기 순이익 전망치는 7천억원대 초반에서 8천억원대 초반이다. 신한지주는 그보다 적은 6천억원대 중·후반 내지 7천원대 초반이 예상된다.

시총과 실적 모든 면에서 신한지주의 선두자리가 위태로워진 원인으로는 KB지주의 사업구조 다변화와 새로 영입한 계열사들의 실적 개선세가 꼽힌다.

KB지주는 꾸준히 비은행 계열사를 인수하며 사업구조 다각화를 꾀했다. KB손보와 KB캐피탈· KB증권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 계열사의 실적 상승세와 완전 자회사로 편입 등이 금융지주 실적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평가다.

나아가 KB지주는 윤종규 회장 임기 중 추가 M&A를 진행해 현재 상승세를 이어간다는 방침으로 올 하반기 중 생명보험사 인수 가능성이 유력하게 점쳐지고 있다.

반면 신한지주는 2013년 신한저축은행 인수 후 M&A 시장에서 전혀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 방어적이며 보수적인 경영전략을 고수해 온 것으로 향후로도 대규모 M&A 가능성이 높지는 않아 보인다.

업계에서는 신한지주가 소극적인 자세로 일관하는 사이 새로운 성장 동력을 얻지 못했고, 이를 보완해 줘야 할 비은행 계열사들의 성장세 역시 기대치보다 낮았다고 평가 중이다. 실제 신한지주는 압도적 업계 선두업체인 신한카드를 제외하곤 신한생명과 신한금융투자 등 비은행 계열사들이 업계 중위권에 머물고 있다.

이런 가운데 신한지주와 KB지주 외 여타 금융지주들 또한 비은행권 계열사의 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적극적인 M&A에 나설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나금융지주의 경우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합병에 한동안 전사적 노력을 기우려 왔는데, 이후로는 증권과 카드는 물론 업계 내 영향력이 미미한 보험업까지 적극적인 M&A를 검토할 것으로 전해졌다.

내년 초 지주사 전환을 준비 중인 우리은행 또한 얼마 전 아주캐피탈 지분 인수에 나서는 등 금융사 인수에 대한 관심을 높여가고 있다.

다만 업계 일각에서는 금융권 전반에 걸쳐 이렇다 할 대형매물이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인수경쟁만 치열해질 경우 변변찮은 매물 가격도 폭등하는 등 파장이 적지 않을 수 있다며 우려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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