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 규모·성공률 회복, 정부발 추가적 지원까지 ‘든든’

 
 

[현대경제신문 안소윤 기자] 도입 된지 1년도 채 안 돼 대중의 관심이 시들해지면서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던 크라우드펀딩이 최근 투자범위 확대, 정부 지원 등에 힘입어 회복 추세를 보이고 있다.

투자금액 한도 상승 개정안 발의, 매매 플랫폼 확대 등 시장 활성화에 불을 지필 추가적 지원 요소까지 준비된 가운데 크라우드펀딩이 투자 자금에 목말라 있던 스타트업에 날개가 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크라우드펀딩이란 인터넷 등의 매체를 활용해 금융권 대출을 받기 어려운 신생기업의 자금을 모으는 투자 방식을 말한다.

9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크라우드펀딩 발행 규모가 올해 들어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

크라우드펀딩 누적 발행 금액은 지난달 기준 81억6천만원을 기록하며 전년동기 대비 39.9% 늘어났다.

월평균 발행액은 16억3천만원으로 지난해와 비교해 8.7% 상승했다. 같은 기간 누적 발행수는 69건으로 전년동기 대비 81.6% 증가했으며 올해 크라우드펀딩 성공률은 64.3%로 지난해보다 20% 이상 높았다.

노동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크라우드펀딩의 발행 금액이 증가하고 성공률도 상승하는 등 제도가 정착 단계에 들어섰다”며 “펀딩 성공 기업의 평균 업력은 3년3개월로 성공적인 초기 기업의 자금조달 수단으로 자리 잡고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크라우드펀딩이 다시 주목받기 시작한 이유로는 영화, 농산품 직거래, 농산품 및 관광기업 지분 등 투자 범위를 전사적으로 확대해 나가며 투자자들로부터 관심을 끌만한 다양한 이슈를 만들어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크라우드펀딩 대표기업 와디즈는 최근 경상북도문화콘텐츠 진흥원과 함께 ‘경북 크라우드펀딩 프로젝트’를 진행, 참여기업 8개 중 5개 기업이 펀딩에 성공하는 등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

‘경북 크라우드펀딩 프로젝트’는 경북 지역의 문화 콘텐츠 관련 초기 기업의 시제품, 아이디어 상품의 산업화를 위한 시장 검증과 자금 유치의 기회를 제공하고자 진행된 프로젝트다.

와디즈 내에 별도로 마련된 경북 크라우드펀딩 프로젝트 페이지를 통해 현재까지 약 340명의 투자자가 크라우드펀딩에 참여했으며 그중에서도 경주의 특색을 담아낸 ‘향낭’과 ‘콜드브루 커피’ 상품 등은 크라우드펀딩 목표 금액을 각 210%, 185% 이상 초과 달성했다.

와디즈 관계자는 “지역의 한계를 넘어 다양한 분야의 창업자들이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시장의 검증과 사업 자금확보가 가능했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형태의 협업을 통해 스타트업 생태계에 도움이 되겠다”고 말했다.

이밖에 젊은 층 사이에선 인기 연예인을 향한 팬 문화에서 확산된 ‘연예인 이름을 딴 숲’,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추모 숲’ 등 다양한 숲 조성기금 마련 크라우드펀딩이 인기를 끌었으며 영화 흥행 실적에 따라 수익이 결정되는 증권형 크라우드 펀딩에도 투자자들이 몰려 연일 성공행진을 거두고 있다.

정부도 크라우드펀딩의 활성화를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는 모습이다.

금융투자협회는 내달초 K-OTC PRO(프로)를 개설할 예정이다. K-OTC PRO는 전문투자자를 위한 장외 매매 플랫폼으로, 거래 종목 진입요건 수준이 높은 K-OTC(장외주식시장)와 달리 기관 또는 전문 투자자만 참여하고 거래 종목에 제한을 두지 않는다.

K-OTC 프로는 투자대상 기업에 대한 제한이 없고, 리스크를 감당할 수 있는 기관과 전문투자자가 대거 참여하는 비상장주식시장으로서 크라우드펀딩을 포함한 사모펀드에 활발한 자금조달로 지속적인 성장을 이끄는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거래소가 스타트업을 지원하고 육성하기 위해 만든 ‘KRX 스타트업 마켓(KSM)’를 거쳐 코넥스 상장을 하는 사례도 점차 늘어날 전망이다.

KSM은 크라우드펀딩 기업의 성장과 주식유통 등을 위한 플랫폼으로 비상장 스타트업의 주식을 거래할 수 있도록 만든 전용 장외 시장이다.

한국거래소는 크라우드펀딩 시장 활성화를 목적으로 KSM을 통한 코넥스 특례 상장을 시행 중이다.

노 연구원은 “KSM 등록 기업 46개사 중 크라우드펀딩으로 진입한 회사는 30개사”라며 “앞으로 크라우드펀딩 기업의 활발한 코넥스 시장 진입이 기대되는 대목”이라고 말했다.

노 연구원은 신정부 정책 기조가 벤처기업 지원인 점도 크라우드펀딩 성장에 긍정적이라고 분석했다.

노 연구원은 “신정부는 중소기업청의 중소벤처기업부 승격을 예고하면서 정책 당국 규제 완화 속도는 더욱 가팔라질 가능성이 커졌다”며 “크라우드펀딩 성공 기업의 코스닥 상장이 멀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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