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 열풍 속 리테일·인력 축소 불가피 주장

 
 

[현대경제신문 김자혜 기자] 하이투자증권이 2015년에 이어 올해 또 다시 희망퇴직을 실시한다. 리테일(영업점) 적자를 인력 축소로 만회, 부진한 매각작업에 속도를 내겠다는 취지다.

증권가에서는 하이투자증권을 시작으로 또 다시 증권가에 리테일 실적하락 등을 이유로 대규모 구조조정 열풍이 불 수 있을 것이라 우려 중이다.

26일 하이투자증권 노조에 따르면 하이투자증권은 이달 15일부터 23일까지 희망퇴직자 신청을 받았고 68명의 직원이 퇴직을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68명은 하이투자증권 정규직의 10%에 해당하는 규모로, 퇴사 최종 인원은 이달 31일 확정될 예정이다.

이번 희망퇴직은 노사 합의를 통해 근속연수 만 10년 이상 직원이나 과장급 이상 정규직 직원에 한해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매각이 시급한 하이투자증권으로서는 지난해 리테일 적자가 200억원에 달해 해당 업무 인력축소가 불가피 했다는 입장이다.

증권업계에서 리테일 규모 축소 움직임에 대해 비대면 채널 확산 영향이 크다고 판단 중이다. HTS, MTS 이용률이 높아지고 로봇어드바이저 등 4차 산업에 따른 핀테크 활용도가 늘다보니 자연스레 리테일 부서 인력 감축이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또한 업계에서는 증권사들이 적자폭 감소를 위해 희망퇴직 뿐 아니라 정규직의 계약직 전환을 선택할 것이라 우려 중이다.

실제 대신증권의 경우 지난해 IB(투자은행)사업단의 과장급 이상 정규직원에 계약직을 권고했으며, 계약직을 받아들이지 않은 직원 일부는 영업직으로 발령조치 했다.

일각에서는 증권사 계약직이 고액연봉자란 이유로 별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도 보고 있으나, 이들 계약직이 성과주의에만 내몰릴 경우 근무환경은 더욱 악화될 것이란 우려가 더 크다.

이와 관련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계약기간이 1년 미만의 모 증권사는 단기간에 영업성과만 끌어 올린 후, 해당직원의 계약이 종료되면 또 다른 영업직원을 채워 넣기 바쁘다”며 “고객을 늘리는 것이 아니라 영업직원 늘리는 것이 증권사의 역할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최근 금융권 경영자들이 핀테크, AI관련 비대면 채널의 확산을 이유로 구조조정을 강조해왔으나 중요한 것은 산업구조가 변화하는 상황에서 사측과 노동자가 어떻게 상생할 것인가 충분한 논의가 더 우선되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남현 사무금융노조 대신증권 전 지부장 역시 “고액연봉자 계약직이라고 하더라도 성과 기준이므로 계약직의 고용불안은 마찬가지”라며 “증권업황에 따라 급여도 일정하지 않아 고충이 있는데다 일부는 성과압박에 자가 계약으로 빚더미에 앉거나 성과압박에 고객피해도 예상돼 제고가 필요한 구조”라고 지적했다.
 

저작권자 © 현대경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