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현 회장 파격적 행보…자녀 경영수업 돌입?

이경후 상무대우(왼쪽) 이선호 부장 <사진=CJ그룹>
이경후 상무대우(왼쪽) 이선호 부장 <사진=CJ그룹>

[현대경제신문 민경미 기자]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4년여 만에 경영에 복귀하면서 경영권 승계작업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재현 회장은 경영에 복귀하자마자 거침없는 행보를 보이며 야심만만한 청사진을 내놨다.

재계는 이 회장의 이러한 파격적인 행보가 장남인 이선호 부장과 장녀 이경후 상무대우에 대한 사실상의 경영수업이라고 말하고 있다.

이재현 회장은 23일 ‘일과 가정 양립’을 내세우며 유연한 근무 환경 조성을 약속했다. 또한 ‘글로벌 노크(Global Knock)’와 ‘글로벌 봐야지(Global Voyage)’ 프로그램을 신설, 임직원에게 글로벌 도전 기회를 대폭 확대하는 기업문화 혁신방안을 발표했다.

앞서 이 회장은 지난 17일 ‘CJ블로썸파크 개관식’ 겸 ‘2017 온리원 컨퍼런스 (ONLYONE Conference)’ 그룹 공식행사에 참석해 “오는 2020년 ‘그레이트 CJ’를 넘어 2030년 ‘월드베스트 CJ’를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 회장은 이날 컨텐츠, 생활문화서비스, 물류, 식품, 바이오의 사업군에 매진하겠다고 천명했다. CJ그룹은 물류, 바이오, 문화컨텐츠 등의 분야에 올해 5조원을 비롯 2020년까지 물류, 바이오, 문화컨텐츠 등의 분야에 M&A를 포함, 36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온리원 컨퍼런스는 매년마다 각 계열사별로 실적이 뛰어난 임직원을 이재현 회장이 시상하는 행사지만 이 회장이 지난 2013년 구속된 이후 최근 3년간 열리지 못했다.

지난해 광복절 특별사면으로 풀려난 이 회장은 비록 휠체어에 의지하긴 했지만 비교적 건강한 모습으로 올해 행사에 임했다.

이날 자리에는 이경후 상무대우 부부가 CJ그룹 상무대우 임원 자격으로 모습을 드러냈고 이선호 부장도 참석했다. 그동안 이 회장의 자녀들은 공식행사에 얼굴을 잘 드러내지 않아왔다. 하지만 이날 아버지의 경영 복귀 행사 자리에 함께한 만큼 향후 경영권 승계에 속도가 붙는 것이 아니냐는 재계의 관측에 탄력을 더했다.

선호씨는 2013년 7월 CJ그룹에 입사해 지난 3월 단행된 2017년 정기 임원 승진 인사에서 부장으로 승진했고, 선호씨의 누나인 경후씨도 33세라는 비교적 젊은 나이에 임원으로 승진했다.

재계 관계자는 “지난 4년 동안 CJ그룹이 총수공백 사태를 겪으며 난항을 겪었기에 이 회장이 어떤 식으로든 자녀들의 경영수업과 지분승계에 힘을 쏟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에 대해 CJ그룹 관계자는 “이 회장 자녀의 지분율은 변동이 없다”며 “자녀들의 나이가 아직 젊기 때문에 경영권 승계나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는 계획은 전혀 없다”고 선을 그었다.

또 다른 CJ 관계자도 “회사 내부에서 이 회장 자녀들의 경영권 승계와 경영수업, 이미경 부회장의 복귀에 대해서 전혀 말이 없다”면서 “이 부장이 CJ올리브네트웍스 지분은 있지만 실제 경영에는 참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CJ그룹은 4세 경영에 걸림돌이 됐던 오너 일가 소유 계열사들간 지배 구조를 지난 해 말 일원화하면서 ‘일감 몰아주기’ 논란을 일단락 시켰다.

CJ그룹은 규제 리스크 해소를 위해 CJ파워케스트가 재산커뮤니케이션즈를 흡수 합병했다. 이후 CJ올리브네트웍스가 합병된 CJ파워캐스트 지분 100%를 취득했다.

지분 정리를 하며 이 상무는 CJ파워캐스트 지분을 CJ올리브네트웍스 지분으로 맞바꿔, 6.91%를 점유하게 됐고, 이 과장도 지분율을 17.97%로 늘려 CJ올리브네트웍스의 2대주주로 올라섰다.

앞으로 이 상무와 이 부장이 CJ그룹을 물려받으려면 지주사 CJ 지분을 확보해야 한다. 이 회장이 가지고 있는 CJ 지분 42%를 두 남매가 어떻게 배분받을지에 따라 경영 승계 속도의 완급이 조절될 것으로 보인다.

저작권자 © 현대경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