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장기대출 비중 높고 건당 대출금액 증가속도 빨라

<자료=한국기업평가>
<자료=한국기업평가>

[현대경제신문 강준호 기자] 지방은행의 자영업자(개인사업자) 대출 연체율이 시중은행의 2배에 달하는 등 급격히 상승하고 있어 건전성 저하가 우려된다.

지방은행은 신용 및 장기대출의 비중이 높고 건당 대출금액 증가속도도 빠르게 나타나고 있다.

17일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말 현재 부산, 대구, 경남, 광주, 전북, 제주 등 6개 지방은행의 개인사업자대출 연체율은 0.7%로 집계됐다.

이는 KB국민, 신한, 우리, KEB하나, SC, 씨티 등 6개 시중은행의 개인사업자대출 연체율 0.39%의 1.79배에 달하는 규모다.

시중은행의 개인사업자대출 연체율은 2015년 말 0.32%보다 0.07%포인트 상승하는데 그쳤으나 지방은행은 0.49%에서 0.21%포인트 크게 상승했다.

1년 전과 비교해서는 시중은행은 0.02%포인트 하락했으나 지방은행은 0.09%포인트 올랐다.

지방은행의 개인사업자대울 연체율 상승은 주로 제조업부문 건전성 저하에 기인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2016년 9월 말 기준 시중은행의 개인사업자대출은 부동산임대업이 41.0%로 가장 많았고 도소매업 15.2%, 제조업 14.4%, 숙박·음식점업 10.5% 등의 순이었다.

반면 지방은행은 제조업 29.4%, 부동산임대업 24.1%, 도소매업 18.7%, 숙박·음식점업 9.8% 등으로 제조업 비중이 가장 컸고 도소매업 비중이 시중은행보다 높았다.

제조업 중에선 특히 전자부품·제철, 철강, 기타운송장비, 섬유제품 제조업의 연체율이 크게 상승했다. 이는 조선, 해운 등 취약업종의 구조조정 여파로 일부 협력업체에 영향을 준 것으로 해석된다.

지방은행은 시중은행보다 개인사업자대출 중 신용대출 비중이 높고 주택담보 비중은 낮았다. 또 장기대출 비중이 시중은행보다 높은 수준을 보였다.

지방은행의 개인사업자대출 중 신용대출 비중은 29.1%로 시중은행의 22.6%보다 높았고 담보대출 중 담보가치가 안정적인 주택담보의 비중은 8.0%로 시중은행 15.9%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개인사업자대출을 만기별로 보면 지방은행은 3년 초과 대출 비중이 7%, 1~3년 대출 비중이 31%로 시중은행의 5%, 24%보다 높았다.

한국기업평가는 "지방은행은 시중은행 대비 개인사업자대출의 구조적 리스크가 높고 연체율도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지방은행 개인사업자대출의 건전성 저하가 우려된다"며 "자영업자 대출에 대한 감독당국의 체계적인 감독과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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