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투자위원회 개최 연기, 실무협상 막판 진통

빨간불 켜진 대우조선해양 거제시 옥포조선소<사진=연합>
빨간불 켜진 대우조선해양 거제시 옥포조선소<사진=연합>

[현대경제신문 김영 기자] 대우조선해양 채무 재조정을 둘러싼 산업은행과 국민연금 간 실무협상이 진통을 거듭하고 있다. 14일 예정됐던 국민연금 투자위원회도 무기한 연기됐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산은과 국민연금의 대우조선 채무 재조정 최종 협상이 만 하루를 넘기고도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산은 내부적으로는 16일 협상 타결 전망이 나오고 있다.

지난 13일 이동걸 산은 회장과 강면욱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의 전격 만남 이후 양측은 대우조선 채무 재조정에 대해 큰 틀에서 의견 일치를 봤다.

회담 후 강 본부장은 “산은이 국민연금의 ‘기금 손실 최소화 의지’를 이해하고 전향적으로 협상에 임해줘서 협의점을 찾았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양측 최고경영진 회담 후 좋은 분위기 속에 시작된 실무협상은 이틀째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앞서 대우조선 최대 사채권자인 국민연금은 산은 측이 제시한 채무 재조정안에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해 왔다. 회사채 50% 출자전환(채무를 주식으로 전환), 나머지 50% 3년 만기 연장을 산은이 제안했는데 만기 연장 채권에 대한 상환 보장이 없다는 게 반대 이유였다.

국민연금은 대우조선 회사채 1조3천500억원 중 29%인 3천900억원을 보유하고 있다.

실무협상 장기화 원인 역시 국민연금의 50% 상환 보장 및 그에 대한 이행확약서 작성 요구에 산은 측이 부담을 느끼고 있기 때문으로 전해진다.

산은 내부적으로는 “무리한 요구를 국민연금이 하고 있다”는 지적이, 국민연금에서는 “협상이 이 회장과 강 본부장 만남 전으로 돌아간 것 같다”는 말 등이 나오고 있다.

다만 업계에서는 “국민연금 입장에서도 채무 재조정이 결렬되고 대우조선 P플랜(프리패키지드 플랜, 초단기 법정관리)이 시작되면 손실액이 더 커질 수 있기에 이는 피할 것”이란 전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협상 타결 시점에 대해선 대우조선 사채권자 집회가 17~18일 예정돼 있는 만큼 그 전에 협상이 마무리될 것으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국민연금은 협상 직후 투자위원회를 개최해 채무 조정 찬성 여부를 최종 결정할 방침이다.

한편 산은과 국민연금 협상이 지지부진하자 협상 결렬을 우려한 금융당국에서는 오는 16일 임종룡 금융위원장 주재로 대우조선 P플랜 준비상황 회의를 개최키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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