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바이오업계 투자 활발…2024년 약 2306조원 달해

삼성바이오에피스 수원공장 전경 <사진=연합>
삼성바이오에피스 수원공장 전경 <사진=연합>

[현대경제신문 유성현 기자] 국내 제약사들이 의료기기산업에 이어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를 차세대 먹거리로 삼으며 집중 투자하고 있다.

바이오시밀러는 오리지널 바이오의약품의 특허 기간이 끝난 뒤 이를 본떠 만든 비슷한 효능의 복제약이다.

제약사들이 바이오시밀러에 사활을 거는 이유는 인공지능과 로봇기술, 생명과학이 주도하는 4차 산업혁명이 도래하면서 바이오산업이 각광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바이오시밀러는 고가의 오리지널 바이오의약품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해 더 많은 환자에게 치료 혜택을 제공하는 장점이 있다.

또한 사람이나 다른 생물체에서 유래된 세포·조직·호르몬 등의 유효물질을 이용해 만들기 때문에 합성 의약품에 비해서 부작용이 적다.

지난 2012년 이후 많은 오리지널 바이오의약품들이 특허가 만료됨에 따라 바이오시밀러 시장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셀트리온은 자체 개발한 항암 바이오시밀러의 '허쥬마' 판매 허가를 일본의 행정기관인 후생노동성에 신청했다고 12일 밝혔다.

허쥬마는 글로벌 제약·바이오기업 제넨텍이 개발하고 로슈가 판매하는 '허셉틴'(성분명 트라스투주맙)의 바이오시밀러다. 유방암과 위암 등의 치료에 쓰인다. 허셉틴은 일본에서만 약 4천500억원의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셀트리온은 허쥬마의 판매 허가 승인 절차를 거쳐 내년께 일본에서 출시할 계획이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허쥬마가 일본 시장에서 조기에 안착할 수 있도록 파트너사와 긴밀하게 대응하고 있다"며 "허쥬마가 출시되면 기존 램시마와 함께 셀트리온 제품의 시장 점유율 확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셀트리온은 세계 최초로 레미케이드의 바이오시밀러인 ‘램시마’를 개발해 2013년 유럽 의약품감독국으로부터 판매 허가에 이어 2016년 미국 식품의약국의 허가를 획득한 바 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엔브렐의 바이오시밀러인 ‘SB4’(국내 제품명 ‘브렌시스’, 유럽 제품명 ‘베네팔리’)를 2015년 한국 허가를 획득한 뒤 지난해 유럽 허가를 획득해 출시했다.

지난 1월에는 당뇨병 치료제 '란투스'의 바이오시밀러인 ‘SB9’(유럽 제품명 ‘루수두나’)의 임상 3상을 완료하고 유럽 허가를 받은 뒤 미국에 허가 신청했다.

업계는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에피스 등이 잇따라 해외 시장 진출에 성공하자 바이오시밀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으로 분석된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현재 국내에서는 바이오시밀러 총 22개 품목에 걸쳐 23건의 임상시험이 진행 중이다. 지난해에만 8건의 임상시험 승인 건수가 추가됐다.

특히 같은 품목이더라도 치료범위에 따라 별건의 임상을 해야 하므로 품목 수보다 임상 건수가 많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현재 임상 진행 중인 제약사는 총 16곳으로 이 중 국내사는 9곳, 다국적제약사는 7곳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와 팬젠, 바이오씨앤디, 슈넬생명과학 등 바이오 업체와 종근당, 대웅제약, LG생명과학(현 LG화학),마일란, 사노피아벤티스 등의 제약사가 있다.

대웅제약은 피부미용주사제 보툴리눔톡신(일명 보톡스)의 바이오시밀러인 '나보타'를 미국 식품의약국에 판매 허가 신청을 할 계획이다.

동아ST는 유방암 치료제 ‘허셉틴’의 바이오시밀러를 포함해 빈혈, 류마티스관절염, 건선 등 총 4개의 바이오시밀러를 임상 시험 중이다. 녹십자도 7개의 바이오의약품을 개발 중이다.

바이오 의료산업 분야는 블루오션으로 평가된다

미래창조과학부에 따르면 바이오 의료산업은 2024년 2조6천만달러(한화 약 2천306조원) 규모에 이르며 자동차·반도체·화학제품 산업 등 한국 주력 수출산업의 전 세계 시장 규모를 추월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의약품 분야 글로벌 기술 수출은 총 21억2천만달러(2조4천448억원)에 달했다.

바이오업계 관계자는 “바이오시밀러는 제약산업의 미래 성장동력이자 전망이 매우 밝다”며 “오리지널 의약품에 비해 가격이 저렴해 환자뿐 아니라 국가의 의료재정 부담을 낮추고 의료보험 수혜자 확대에 기여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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