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이사 사퇴 요구에 신사업 손실 우려도 나와

 
 

[현대경제신문 성현 기자] 상장사 924곳이 정기주주총회를 열어 ‘슈퍼 주총데이’로 불렸던 지난 24일. 이날에는 삼성물산과 대림산업, GS건설 등 주요 건설사들의 정기주총도 열렸다.

삼성물산 주총에서는 최치훈 사장의 사퇴 요구가 나왔고, 대림산업 주총에서는 신림경전철 사업의 수익성을 우려하는 지적이 제기됐다. 또 GS건설은 보통주 발행한도를 기존 5천억원에서 8천억원으로 상향하며 증자를 준비하는 모습을 보였다.

삼성물산은 지난 24일 오전 9시 서울 양재동 aT센터 5층 회의실에서 제53기 정기주주총회를 열었다.

이날 주총에서 한 주주는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으로 오너들은 실리를 얻었지만 명예는 잃었다”며 “지주사 전환이 보류돼 주가가 폭락하고 있다. (최치훈 사장은) 회의를 진행할 자격이 없으니 사의하라”고 항의했다.

배당금 상향을 요구하는 주주도 있었다.

한 주주는 “애국 차원에서 합병에 동의했는데 대주주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만 8천억원의 수익을 가져갔다”며 “이익잉여금 5조1천900억원을 풀어 보통주 배당금 40%를 배당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결국 삼성물산은 소액주주가 요구한 수정안과 회사 측 원안을 표결에 부치기도 했다.

대림산업의 주총에서는 이 회사가 주도하는 신림 경전철의 손실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한 주주는 “신림 경전철 노선이 2호선과 상당히 겹친다”며 “적자를 볼 경우 김한기 대림산업 사장이 책임지겠느냐”고 지적했다.

이에 김한기 사장은 “책임질 일이 있으면 책임지겠다”고 답했다.

신림 경전철은 여의도 샛강역과 서울대 구간을 잇는 경전철이다.

민간이 건설하고 이를 서울시에 기부 체납한 뒤 30년간 운영권을 갖는 민간투자방식(BTO)으로 이뤄진다. 대림산업은 계열사인 고려개발·삼호와 함께 이 사업 시행사 지분 40%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GS건설은 주총에서 정관을 변경해 전환·신주인수권부 사채를 통한 보통주 발행한도를 기존 5천억원에서 8천억원으로 늘렸다. 종류주는 이 범위 내에서 2천억원까지 발행 가능하다.

GS건설의 보통주 발행한도 증액은 미청구공사 등 재무적 리스크에 대한 사전 대비 성격으로 분석된다.

GS건설이 보유한 미청구공사액은 지난해 말 기준 2조541억원으로 대형 건설사 가운데 현대건설 다음으로 많다.

또 해외 프로젝트 중 원가율 조정으로 인한 손실 가능 규모는 5천604억원이다.

이에 김가영 나이스신용평가 연구원은 지난 22일 내놓은 리포트에서 “GS건설의 원가율 조정에 따른 발생가능 손실과 상시 모니터링이 필요한 미청구공사 규모가 높다”고 지적한 바 있다.

반면 지난해 사상 최고 실적을 기록한 현대산업개발은 업계 최고 수준의 배당금을 지급하며 성장을 다짐했다.

김재식 현대산업개발 사장은 “창립 40주년이던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하고, 업계 최고수준의 재무건전성으로 펀더멘털을 굳건히 다졌다”며 “이는 비약적 성장을 이룰 수 있는 모멘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산업개발은 24일 서울 용산구 아이파크몰에서 ‘제40기 주주총회’를 열고 2016년 재무제표 승인, 이사·감사위원 선임, 이사보수 한도 등의 안건을 원안대로 가결했다.

현대산업개발은 특히 배당금은 1주당 700원으로 책정했다. 이 회사는 지난해 5천172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둬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김재식 현대산업개발 사장은 “올해가 새로운 가치 창출을 위한 변혁의 해가 될 수 있도록 밸류체인을 체계적으로 연결해 안정적 수익창출 기반을 확장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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