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주사 밖 규제 대상기업 14개…7개 지주사 중 1위

허창수 GS그룹 회장. <사진=GS그룹>
허창수 GS그룹 회장. <사진=GS그룹>

[현대경제신문 성현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일감 몰아주기에 대한 엄정한 법 집행을 강조한 가운데 GS그룹이 계열사 일감 몰아주기를 개선했을지 주목된다.

GS그룹은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한 7개 재벌기업 중 지주사 밖 일감 몰아주기 규제 대상 기업이 가장 많은 곳이다.

28일 공정위의 ‘2016년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 현황 분석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GS그룹은 지주사 밖 일감 몰아주기 규제 대상 계열사가 14개로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한 7개 대기업집단 중 가장 많다.

이는 2위인 부영그룹(7개)의 2배 규모로 3위인 CJ그룹(3개) 보다는 4배 이상 많다.

일감 몰아주기란 동일한 그룹 내의 특정 계열사가 또다른 계열사의 제품을 구입하거나 서비스를 이용해 해당 회사의 성장에 도움을 주는 것을 말한다.

주로 오너 일가가 지분을 많이 보유한 비상장사가 이 같은 형태로 외형을 키운 뒤 대주주에게 배당 등의 형태로 이익을 배분하는 경우가 많다.

이는 곧 회사가 오너 일가를 우회 지원하는 것으로 이 때문에 ‘부의 부당한 되물림’ 사례로 지적받고 있다.

또 다른 기업의 사업 기회를 빼앗아 영세 중소기업의 생존권을 위협하기도 한다.

이에 지난 2013년 이를 금지하는 법률이 제정됐으며 지난 2015년 2월부터 시행되고 있다. 공정위는 지난해 9월 엄정한 법 집행을 예고했다.

규제 대상은 대기업의 총수일가가 지분 30%(비상장사 20%) 이상을 가진 계열사에 다른 계열사가 부당하게 일감을 몰아주는 경우다.

GS그룹의 주요 규제 대상 계열사는 보헌개발과 엔씨타스, 옥산유통, GS네오텍 등이다.

보헌개발은 부동산 임대업을 하는 곳으로 지난 2015년 매출 15억7천400만원 중 15억6천200만원을 계열사를 통해 올렸다. 내부거래 비중이 99%에 이르는 셈이다.

보헌개발 지분은 허서홍 GS에너지 상무와 허세홍 GS글로벌 대표, 허준홍 GS칼텍스 전무가 각각 33.3%씩 보유하고 있다.

허서홍 상무는 허광수 삼양인터내셔널 회장의 장남이며 허세홍 대표는 허동수 GS칼텍스 회장의 장남이다. 허준홍 전무는 허남각 삼양통상 회장의 장남으로 그룹의 미래를 책임질 오너 4세들이 지분을 모두 보유하고 있다.

보헌개발은 지난 2015년 GS그룹 계열사인 옥산유통과 GS아이티엠, 삼양인터내셔널과 내부거래를 했다.

삼양인터내셔널로부터는 건물 임대와 관리를 통해 7억4천500만원의 매출을 올렸으며 옥산유통으로부터 1억7천400만원의 일거리를 따냈다. GS아이티엠과의 거래금액은 6억4천300만원이다.

지난 2013년과 2014년 내부거래 금액은 각각 14억9천300만원과 15억3천200만원이다. 이 역시 전체 매출의 96%와 99%에 달하는 비율이다.

또다른 규제 대상 기업인 엔씨타스는 빌딩 시설관리업체다. 지난 2010년 설립된 이 회사는 지난 2015년 매출 274억원 중 79억원을 계열사를 통해 올렸다. 30%의 내부거래 비율이다.

주요 계열사는 GS건설과 파르나스호텔, 지앤엠에스테이트, 피엔에스, GS네오텍이다.

이 회사의 지분은 오너 4세들이 갖고 있다. 허창수 GS그룹 회장의 장남인 허윤홍 GS건설 전무가 29.30%로 가장 많고 허태수 GS홈쇼핑 부회장의 장녀인 허정현씨는 21.92%를 보유하고 있다.

또 허명수 GS건설 부회장의 장남인 허주홍 GS칼텍스 차장과 허주홍 차장의 동생인 허태홍씨, 허진수 GS칼텍스 부회장의 장남 허치홍 GS글로벌 과장은 각각 12.76%와 10.44%, 7.80%를 갖고 있다.

이밖에도 허진수 부회장의 차남인 허진홍씨와 허정수 GS네오텍 회장의 장남 허철홍 GS 부장은 6.38%와 5.70%를 보유하고 있다.

옥산유통의 계열사 매출 의존도도 71.2%를 넘는다. 옥산유통은 1997년부터 한국필립모리스와 상품 독점공급 계약을 맺고 GS25 등에 담배를 공급하고 있는 곳이다.

지난 2015년 매출 7천123억원 중 5천70억원을 내부거래로 거둬들였다. 옥산유통의 매출과 내부거래 금액은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옥산유통의 매출은 지난 2005년 1천52억원이었으나 2015년에는 7배 가까이 급증했고 내부 거래 금액은 내역이 공개되기 시작한 2008년(8천만원) 이후 7년만에 이 같은 규모로 증가했다.

옥산유통의 지분은 허광수 삼양인터내셔널 회장과 특수관계인 등이 51%를 보유하고 있다.

GS네오텍은 지난해 467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GS네오텍은 허창수 회장의 동생인 허정수 GS네오텍 회장이 지분 100%를 보유한 곳이다.

이 회사는 주로 GS건설이나 GS파워와 내부거래를 하고 있다.

내부거래 비중은 지난 2012년 65%에서 2015년 12.4%로 내림세를 보였으나 거래 규모는 여전히 수백억원을 웃돈다.

이밖에 GS그룹의 일감 몰아주기 규제 대상 기업은 프로케어과 삼정건업이 있다.

프로케어는 허승조 GS리테일 부회장의 자녀인 허지안씨와 허민경씨가 각각 지분 50%를 갖고 있는 건물관리업체다. 삼정건업은 부동산임대업체로 허남각 삼양통상 회장이 50%를 보유하고 있으며 허동수 GS칼텍스 회장, 허광수 삼양인터내셔널 회장이 각각 25%를 갖고 있다.

공정위 관계자는 “중소기업의 사업영역을 잠식하고 대기업 집단 중심의 경제력 집중을 심화시키는 부당 지원 행위에 대한 감시를 지속할 예정”이라며 “또한 총수일가 사익편취 행위에 대해서도 엄정하게 법 집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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