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잘 나가는데 삼성 ‘발동동’

1월 30일(현지시간)부터 2월 1일까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규모의 공조전시회인 ‘AHR 엑스포(International Air-Conditioning Heating Refrigerating Exposition) 2017’에서 관람객들이 LG전자 시스템에어컨 '멀티브이 5(Multi V 5)'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LG전자>
1월 30일(현지시간)부터 2월 1일까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규모의 공조전시회인 ‘AHR 엑스포(International Air-Conditioning Heating Refrigerating Exposition) 2017’에서 관람객들이 LG전자 시스템에어컨 '멀티브이 5(Multi V 5)'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LG전자>

[현대경제신문 민경미 기자]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미래먹거리 사업을 놓고 희비가 교차하고 있다.

LG전자는 올해 신성장 사업인 자동차부품(VC) 사업본부의 수익성을 더욱 높인다는 구체적인 계획을 세웠다. 상업용 에어컨, 빌트인 등 기업간거래(B2B) 부품 사업에서도 성과를 거두고 있다.

조성진 LG전자 부회장도 신년사를 통해 B2B 사업을 고객 밀착형으로 내재화해 성장을 가속화하겠다고 다짐했다.

반면 삼성전자는 ‘최순실 게이트’에 연루돼 손발이 묶인 상태라 미래먹거리 사업의 동력 자체가 약해졌다. 신년 계획은 고사하고 지난해 말 단행됐어야 했던 정기 인사마저도 늦어지고 있다.

LG전자, 기업간거래 부품 사업 안정적 진입

LG전자는 지난 달 25일 4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전화회의)에서 전장부품 수주잔고에 대해 2015년 대비 약 30% 성장했음을 알렸다.

또 자동차 부품 분야와 관련해서도 “수주 절대량 보다는 향후 4~5년 후에 이익을 담보할 수 있도록 건실한 수익성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중저가 부분에 치중돼있던 사업구조를 하이엔드 분야로 끌어올리기 위해 선행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LG전자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1일(현지시간)까지 열린 세계 최대 규모의 공조전시회 ‘AHR 엑스포(International Air-Conditioning Heating Refrigerating Exposition) 2017’에서 전략 제품을 대거 선보이며 북미 공조사업에 박차를 가했다.

LG전자는 이미 미국 ‘베어 카운티 법원(Bexar County Courthouse)’, ‘시카고 모터클럽(Chicago Motor Club)’ 등에 시스템에어컨을 공급하며 성능을 인정받았다.

LG전자가 전시회에 공개한 30여 종의 컴프레서와 모터는 공조 제품에 사용되는 핵심 부품으로, LG전자는 지난해 전체 컴프레서 생산량 가운데 40% 이상을 외부에 판매했다. 올해는 컴프레서의 외부 판매 비중을 더욱 늘린다는 계획이다.

1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올해 상반기부터 가전제품 핵심 부품인 컴프레서를 중국 하이얼에 공급할 예정이다.

지난해 전체 가전 사업 매출 중 25%가 B2B 가전 사업이었던 LG전자는 하이얼 부품 공급으로 인해 이 비율을 가파르게 상승시킬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전장사업·VR·AI 사업 추진 주춤

삼성전자가 작년 4분기에 9조2천200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지만 이는 메모리, 디스플레이 등의 호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호황에만 의존할 수 없기 때문에 지난 해 이재용 부회장이 경영 전면에 나서며 자동차 전장사업과 VR(가상현실), AI(인공지능)을 미래먹거리 사업으로 규정하고 이에 집중 투자하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지난해 애플의 ‘시리’ 개발자들이 만든 ‘비브랩스’를 인수하면서 AI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전략을 증명하기도 했다.

이 부회장은 의료, 제약 등 헬스케어 분야에 대한 대규모 투자는 물론, 금융 분야에도 주력하겠다고 했지만 정치적 리스크로 인해 모든 것이 주춤한 상태다.

글로벌 전장 1위 기업인 미국 ‘하만’과의 합병 성사도 안갯속이다. 당초 삼성은 지난해부터 추진해오던 하만 합병을 오는 3분기 내에 마무리하겠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지난 달 하만의 소액주주들이 미국 델라웨어주 형평법원에 합병 반대 집단 소송을 제기해 합병 성사에 걸림돌이 됐다.

다만 이명진 삼성전자 IR담당 전무는 지난 달 24일 작년 4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미국 쪽 주주들의 행동에 대한 결론을 봐야겠지만 현재로선 합병 스케줄에 아무런 변화가 없다”며 합병 성사론에 힘을 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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