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올해 5대 핵심 과제 발표…종합 재산관리 서비스
은행 신탁연금 조직 확대…은퇴·퇴직시장 적극적 대응

[현대경제신문 강준호 기자] 정부와 은행권이 저금리·고령화 시대에 대응하기 위해 신탁업 활성화에 나섰다.

정부는 개인의 보유한 모든 재산을 신탁을 통해 활용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편하고 은행권은 신탁조직을 확대하며 영역 개척과 신상품 개발 등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16일 은행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지난 12일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신탁업 제도 전면 개편 등 ‘2017년 5대 핵심 추진과제’를 발표했다.

신탁(信託)은 ‘믿고 맡긴다’는 뜻으로 고객이 자신의 다양한 재산을 맡기면 신탁회사가 일정 기간 운용·관리·보관해주는 서비스다.

유연성·자율성이 큰 신탁계약의 특성에 따라 해외 주요국은 노후재산관리, 부의 이전, 기업자산관리 등에 다양하게 활용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는 신탁업이 ‘자본시장법’으로 규율되고 있어 사실상 독립 신탁업자의 출현이 어렵다.

수탁재산도 금전·증권·부동산 등 7종으로 제한돼 있고 ‘금전재산-운용’ 위주로 규율돼 ‘비금전새난-관리·보관’ 업무에 대한 효과적인 규율이 어렵다.

신탁산업이 은행·증권 등 겸업신탁업자의 단순 운용형 금전신탁으로 편중되고 종합재산관리 서비스로서 역할이 미약하다.

금융위는 현재의 신탁업 규제체계로는 고령화 등 사회·경제변화에 따른 새로운 신탁수요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곤란하다고 판단했다.

이에 신탁이 유연성·자율성을 회복해 종합 재산관리 서비스로 기능할 수 있도록 ‘신탁업법’ 제정 등 규율체계를 전반적으로 개편하기로 했다.

이처럼 금융당국이 신탁업 활성화에 나서면서 은행권도 신탁 조직을 확대하는 등 시장 확대에 대비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은 신탁시장 확대에 대비한 선제적 대응과 투자를 위한 조직체계 정비·확대, 신탁과 퇴직연금 간 시너지 창출을 위해 신탁조직을 신탁연금그룹으로 격상했다. KEB하나은행도 기존 본부에서 사업단으로 격상했다.

우리은행은 고객수익중심, 신탁재산 운용역량 강화를 위해 신탁운용팀을 신설하고 외부에서 검증된 펀드, 포트폴리오 매니저를 채용했다.

또 은행들은 조직 정비와 함께 신상품 개발, 새로운 영역 발굴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은 지속적인 시장선도를 통한 신탁연금시장 내 독보적 위상을 확립한다는 계획이다.

해외 자산 확대와 증여·상속 등 자산관리형 신탁 신상품 개발을 통해 신성장 기반을 확보하고 새로운 트렌드에 맞는 고객니즈 적합 상품을 지속 개발하기로 했다.

아울러 퇴직연금의 운용자산 라인업 확대와 마케팅 역량 강화를 통한 시장 내 경쟁우위 강화, 개인연금과 퇴직연금 간 유기적 결합을 통한 사적연금시장 선도하겠다는 계획이다.

KEB하나은행은 상장지수펀드(ETF), 주가연계신탁(ELT) 외 신탁상품 수익원 다변화를 위한 신상품 개발을 지속하는 한편 기존 리빙트러스트(유언대용신탁) 확대와 성년후견신탁 출시를 계획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명문가문증여신탁, 위안화 MMT 출시에 이어 미국 정책 변경 및 금리인상에 대비한 외화신탁 선제적 진출, 특히 개인뿐 아니라 법인과 기관 고객의 자산관리 니즈를 충족시킬 수 있는 상품을 중점 개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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