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광구·이동건 양강 구도…계파 화합 위한 제3인물 가능성도

[현대경제신문 강준호 기자] 우리은행 차기 행장에 11명의 전·현직 부행장, 부사장, 계열사 사장 등이 도전장을 내밀었다.

우리은행은 11일 정오에 은행장 후보자 지원서 접수를 마감한 결과 총 11명의 후보자가 지원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유력 후보로 꼽히는 이광구 행장과 이동건 영업지원그룹장이 출사표를 냈다.

또 김병효 전 우리프라이빗에쿼티(PE) 사장, 김승규 전 우리금융지주 부사장, 김양진 전 우리은행 수석부행장, 오순명 전 우리모기지 사장, 윤상구 전 우리금융지주 전무, 이경희 전 우리펀드서비스 사장, 이병재 전 우리파이낸셜 사장, 이영태 전 우리금융저축은행 은행장, 조용흥 전 우리아메리카은행 은행장 등이 지원했다.

우리은행은 지난 4일 과점주주들이 추천한 사외이사로 구성된 임원추천위원회(임추위)를 열고 우리은행 차기 행장 자격으로 최근 5년간 우리은행과 우리금융지주의 전·현직 부행장, 부사장급 임원과 계열사 대표이사로 제한하고 이날까지 행장 후보를 공모했다.

임추위는 후보자들에 대한 서류심사와 외부 전문기관 평판조회, 후보자 인터뷰 등을 거쳐 은행장 후보를 최종 확정할 예정이다.

최종 후보자는 오는 3월 24일 주주총회를 거쳐 차기 행장에 오르게 된다.

금융권에서는 이광구 행장의 연임 가능성이 조금 높다고 보고 있다. 이 행장의 강력한 경쟁자로 이동건 영업지원그룹장을 꼽고 있다.

임추위는 “우리은행 재직 당시 후보자의 업적과 미래비전, 리더십, 경영능력 등을 중점 평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 행장은 우리은행의 숙원인 민영화를 성공시키고 큰 실적 개선도 이뤄냈다.

이 행장은 국내 투자자들을 상대로 투자설명회(IR)을 지속적으로 했고 지난해 2월과 5월, 6월에는 유럽, 미주, 일본 등을 돌며 해외 투자자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서기도 했었다.

경영에서도 지난해 3분기까지 1조1천59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달성하며 2015년 순익 1조593억원을 3분기 만에 넘어섰다.

다만 우리은행 내 계파에 대한 우려가 걸림돌로 작용할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순우 전임 행장에 이어 이 행장이 상업은행 출신으로 한일은행 출신의 견재가 거셀 수 있기 때문이다.

한일은행 출신인 이동건 그룹장의 도전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 그룹장은 우리은행 전임 행장인 이순우 행장 시절 수석부행장을 역임해 차기 행장 후보로 꾸준히 거론됐다.

인사, 영업점포 전략, 외환 등 은행 업무를 두루 알고 있어 민영화 이후 조직을 안정적으로 이끌 수 있는 인물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의외의 제3 인물이 행장에 오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신상훈 사외이사는 지난 4일 이사회 후 기자간담회에서 “민영화 후 한일·상업은행의 갈등을 볼합해야 한다”며 “하나된 우리은행을 이끌어갈 경영진을 선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금융권은 임추위가 두 계파를 하나로 묶을 수 있는 제3의 인물을 선택할 수도 있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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