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산 계란 164만개 수입…업계 반응 ‘신중’

<사진=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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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경제신문 최홍기 기자] 유통업계가 계란을 수입한다는 정부방침에 시큰둥한 모양새다. 수익성 보장이 어렵고 소비자들의 반응도 어떻게 될지 장담하지 못한다는 이유에서다.

9일 정부 및 업계에 따르면 미국산 계란 164만개가 이번 주 내로 항공기편을 통해 수입된다. 외국산 계란이 국내로 수입되는 일은 20년만에 처음이다. 해당 상품은 이르면 오는 설 연휴 전 유통이 될 전망이다.

계란 대란 사태로 품귀현상을 넘어 공급중단까지 초래한 현 상황에서 내놓은 궁여지책 중 하나지만 유통업계 반응은 신중하다.

계란 30알 기준 판매가가 최고 1만원대로 오른 가운데 가뭄속 단비라는 평가를 내리면서도 조류독감(AI)으로 시작된 현 시국을 타개하기에는 역부족일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일단 계속해서 계란 가격인상을 진행 중인 유통업체들은 최근 20년간 한번도 사례가 없었던 수입계란의 파급효과가 어느 정도일지에 대해 뚜렷한 입장을 밝히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무관세 적용 등 정부의 지원 아래 계란이 수입된다 하더라도 계란가격이 낮아질지는 의문”이라며 “종류는 많은데 여전히 비싼 계란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농림축산식품부에서 항공운송료 50%를 톤당 100만원 한도 내에서 지원하고, 해상운송은 운송비의 50%를 톤당 9만원 한도 내에서 지원할 계획을 밝혔지만 현장에서의 실용적 효과를 볼 수 있을지는 두고봐야한다는 얘기다.

더구나 시기적으로 설 연휴가 겹쳐 가격안정화는 당분간 어려울 것이라는 목소리도 있다.

이날 공개된 농식품부의 계란 수급 안정화 방안에서 지원기간을 우선 1∼2월까지의 물량에 적용하고 추후 상황을 고려해 추가지원 여부를 검토할 것이라 밝힌 것도 이를 뒷받침한다.

여기에 이때까지 접하지 못했던 수입계란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응도 미지수다. ‘급한 불끄기’로 들여오는 수입계란의 신선도와 신뢰성 등에 변수가 크다는 것이다.

유통업체마다 이번 수입계란이 미칠 영향에 대해 회의를 자체적으로 진행중이지만 그만큼 예측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계란 대란의 근본적인 해결대책은 조류독감 여파가 조속히 마무리 되는 것”이라며 “국내 계란과 다른 유통구조의 수입계란이 가져올 파장은 지켜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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