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을 까우는 부지런한 리더십 기대

[현대경제신문 강준호 기자] [편집자주] 새로운 희망, 새로운 시작을 상징하는 ‘정유년’(丁酉年)의 해가 떠올랐다. 정유년은 붉은 색을 의미하는 ‘정’(丁)과 십이간지 중 닭의 ‘유’(酉)로 붉은 닭의 해를 뜻한다. 닭의 해에 태어난 인물은 문무는 물론 인정, 신뢰를 갖춘 조화로운 인물로 평가받는다. 이에 금융권에서 붉은 닭의 기운을 가진 최고경영자(CEO)들의 활약이 그만큼 기대된다.

회장·연임 도전하는 은행장 ‘트리오’

조용병 신한은행장, 이광구 우리은행장, 박진회 한국씨티은행장(왼쪽부터)
조용병 신한은행장, 이광구 우리은행장, 박진회 한국씨티은행장(왼쪽부터)

은행권 닭띠 CEO는 1957년 트리오인 조용병 신한은행장과 이광구 우리은행장, 박진회 한국씨티은행장이 대표적이다.

1957년 6월 30일생인 조용병 행장은 위성호 신한카드 사장과 함께 내년 3월 임기를 마치고 물러나는 한동우 신한금융지주 회장의 뒤를 이을 유력한 후보로 꼽힌다.

신한금융이 과거 계파 갈등으로 내홍을 겪었던 만큼 특별한 계파가 없는 조 행장이 회장 자리에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조금 더 우세한 상황이다.

여기에 조 행장은 취임 이후 다른 은행들의 도전과 저금리 등 영업환경 악화에도 ‘리딩뱅크’의 위상을 공고히 했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3분기 누적 순이익이 1조5천11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7% 증가했고 3분기 순이익은 4천850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7.3% 늘었다.

또 써니뱅크 출범과 자율출퇴근제 도입 등 급변하는 금융 환경에 유연하게 대응해 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일 서울시 중구 소재 신한은행 본점에서 진행된 2017년 신한은행 시무식에서 조용병 은행장이 ‘탁월함을 향한 새로운 도전’의 의지를 담아 신년사를 하고 있는 있다. <사진=신한은행>
2일 서울시 중구 소재 신한은행 본점에서 진행된 2017년 신한은행 시무식에서 조용병 은행장이 ‘탁월함을 향한 새로운 도전’의 의지를 담아 신년사를 하고 있는 있다. <사진=신한은행>

조 행장은 올해도 모든 면에서 최고를 지향하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피력했다.

조 행장은 신년사를 통해 “과거에 경험하지 못한 혼돈과 변화의 시대를 슬기롭게 극복하려면 기존과 다른 새로운 도전과 혁신이 필요하다”며 “모든 면에서 최고를 지향해 위기를 새로운 도약의 기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올해의 전략목표를 ‘탁월함을 향한 새로운 도전 2.0’으로 설정했다.

조 행장은 ‘탁월함을 향한 새로운 도전’을 계속하기 위한 의지를 표현하기 위해 ‘승풍파랑(乘風破浪)’을 제시하며 임직원들과 2017년 변화의 바람을 타고 거센 파도를 헤쳐 나가자는 각오를 다졌다.

우리은행 민영화 성공의 주역 중 한 사람인 이광구 우리은행장도 1957년 7월 19일생 닭띠다.

이광구 행장은 올해 연임과 민영 우리은행의 첫 행장 자리에 도전한다. 이 행장의 임기는 지난해 말까지였지만 내년 3월 주주총회 때까지 연장됐다.

금융위원회가 우리은행 지분을 매각하는 과정에서 지분을 매입하는 과점주주들에게 사외이사 추천권을 줬다. 이들이 추천한 사외이사들이 오는 3월 차기 행장을 선임할 예정이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이광구 우리은행장의 연임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이 행장은 우리은행의 최대 숙원사업인 민영화 성공을 위해 해외 각지를 돌아다니며 직접 기업설명회(IR)를 하는 등 적극적으로 나섰고 민영화를 성공시켰다.

또 우리은행은 지난해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31.6% 증가한 1조59억원을 기록하며 3분기 만에 2015년 순이익을 초과 달성해 경영면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2일 새해 첫 공식행사로 열린 ‘2017 신년맞이 임직원 결의다짐 행사’에서 이광구 은행장이 남산에 올라 비전 ‘ASIA 10, GLOBAL 50’ 달성을 다짐하며 깃발을 번양하고 있다. <사진=우리은행>
2일 새해 첫 공식행사로 열린 ‘2017 신년맞이 임직원 결의다짐 행사’에서 이광구 은행장이 남산에 올라 비전 ‘ASIA 10, GLOBAL 50’ 달성을 다짐하며 깃발을 번양하고 있다. <사진=우리은행>

이 행장은 올해 한 방울 한 방울의 이슬이 모여 큰 물줄기가 되고 결국은 바다를 이룬다는 ‘노적성해(乘風破浪)’를 거론하며 1등 종합금융그룹으로의 재도약의 의지를 밝혔다.

이 행장은 신년사에서 “우리은행에 있어 올해는 민영화의 원년이자 민간 은행으로 새롭게 출발하는 중요한 해”라며 “닭이 우렁차게 새벽을 깨우듯 모든 임직원이 새롭게 구성된 이사진들과 118년 우리은행 역사의 한 획을 긋는 주인공이 돼자”고 말했다.

1957년 닭띠인 박진회 씨티은행장도 연임에 도전한다. 박 행장은 2014년 10월 취임해 3년의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박 행장은 취임 이후 내실경영과 실적 성장을 강조해 왔다. 특히 차별화된 자산관리(EM)서비스를 강화했고 핀테크 활성화와 디지털 확산 추세에 맞춰 뉴씨티모바일 앱도 출시했다. 여기에 카드와 대출 부문도 수익성을 향상시키는 가운데 여신잔액을 늘렸다.

박 행장은 올해부터 지속성장을 위한 핵심사업의 성과 창출을 확대하고 환경변화에 앞선 영업모델 기반을 완성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또 인터넷, 모바일 등 비대면 채널을 한층 발전시키고 윤리의식 제고와 내부통제의 지속 강화하기로 했다.

아울러 계좌유지수수료 도입키로 하는 등 선진 금융제도를 시도하는 등 박 행장의 앞으로의 행보기 기대된다.

생보 닭띠 사장들 방카 영업채널 강화 집중

구한서 동양생명 사장, 안양수 KDB생명 사장, 이태운 동부생명 사장, 권오훈 하나생명 사장(왼쪽부터)
구한서 동양생명 사장, 안양수 KDB생명 사장, 이태운 동부생명 사장, 권오훈 하나생명 사장(왼쪽부터)

생명보험업계에서 올해 눈여겨봐야 할 대표적인 1957년생 닭띠 CEO로는 구한서 동양생명 사장이 있다.

구 사장은 2015년 9월 취임해 내년 3월 임기가 만료된다. 그러기에 더욱 공격적인 행보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동양생명의 최대주주인 중국의 안방보험은 국내에서 보험은 물론 은행까지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안방보험은 지난해 동양생명을 통해 우리은행 지분 4%를 사들이면서 우리은행의 경영에 참여한다.

또 지난해 말 다른 보험사인 알리안츠생명을 품에 안으며 동양생명과 알리안츠생명, 우리은행을 이은 협업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안방보험이 보험과 은행의 협업을 강화하면서 금융업계에서 다양한 경험을 갖춘 구 사장의 역량이 주목되고 있다.

안양수 KDB생명 사장과 이태운 동부생명 사장, 권오훈 하나생명 사장도 1957년 닭띠 CEO다.

안양수 사장은 공인회계사 출신으로 금융 전방에 대한 이해와 보험분야의 전문성을 두루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안 사장은 2015년 3월 취임 후 영업경쟁력 강화와 투자 포트폴리오 조정을 통한 안정적 수익기반 확대, 고객 신뢰 회복을 위한 불완전판매 근절 등을 추진해 왔다.

하지만 매각 이슈 내에서 자산 건전성과 영업 강화를 이끌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어 전망이 밝지만은 않다.

이태운 사장은 1982년 동부화재의 전신인 한국자동차보험에 입사해 동부생명 사장까지 오른 보험맨이다.

이 사장은 한국자동차보험에 입사한 후 영업·마케팅·보상·인사 등 보험영업 현장과 본점 지원업무를 다양하게 경험했다.

특히 개인영업부문에서 전문성과 리더십을 바탕으로 영업을 확대하고 유지율을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등 탁월한 성과를 거뒀다.

또 2015년 동양생명의 사상 최고 실적 을 이끌었다. 지난해 상반기에만 전년 실적를 뛰어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권오훈 사장은 외환은행 외환/상품본부 본부장, 해외사업그룹 전무 등을 역임하고 KEB하나은행 해외사업그룹 부행장과 하나금융지주 글로벌전략실 부사장 등을 겸직했다.

손보업계에는 박윤식 한화손해보험 사장과 최종구 SGI서울보증 사장이 대표적인 1957년 닭띠 CEO다.

박윤식 사장은 2012년 발생한 휴대폰 재보험 사로로 한화손보가 경영위기를 맞자 경영 정상화를 위해 2013년 한화손보에 '구원투수'로 투입됐다.

박 사장은 한화손보의 근본적인 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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