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형 IB 성장 공통 복안…‘합병 피로감’ 해소 최우선 과제

KB증권과 미래에셋대우가 각각 ‘통합’ 새 간판을 내걸고 2일부터 본격적으로 업무를 시작했다.사진은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왼쪽)과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
KB증권과 미래에셋대우가 각각 ‘통합’ 새 간판을 내걸고 2일부터 본격적으로 업무를 시작했다.사진은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왼쪽)과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

[현대경제신문 안소윤 기자] KB증권과 미래에셋대우가 각각 ‘통합’ 새 간판을 내걸고 새해 출발대에 섰다.

통합 출범과 동시에 업계 굴지의 증권사로 우뚝 선 두 회사가 증권업계 판도를 뒤집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통합 KB증권과 미래에셋대우가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업무를 시작했다.

자기자본 기준 국내 증권사 1위(6조6천억원)와 3위(4조원)로 올라선 두 회사는 초대형 투자은행(IB)과 자산관리(WM)를 중심으로 성장을 이끌어내겠다는 공통된 복안을 갖고 있다.

미래에셋대우는 16개국에 진출해 있는 글로벌 투자 플랫폼을 바탕으로 글로벌 IB로 도약한다는 계획을 내놨고 KB증권은 계열사 간 시너지를 활용해 한국형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메릴린치’와 비슷한 모델을 구축해 경쟁력을 끌어올린다는 전략이다.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은 2일 신년사를 통해 “올해부터 지주와 은행, 증권의 3사 겸직을 시작하는 부문은 긴밀한 협업체계를 갖추고 KB만의 시너지 창출모델을 만들어야 한다”며 “그룹 내 역동성을 되살리기 위해 특별히 통합 KB증권이 앞장 서 주길 바란다”고 주문했다.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도 같은 날 신년사에서 “미래에셋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글로벌 투자 플랫폼을 갖춘 그룹”이라며 “앞으로 글로벌 자산배분과 글로벌 브로커리지를 통해 우량자산을 고객에게 정직하게 공급하겠다는 고객 동맹의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두 회사가 ‘공룡급’ 증권사로서 시장에 자리 잡기에는 아직 풀어나가야 할 과제가 산적해있다는 지적이다.

먼저 두 회사 모두 물리적 통합을 넘어 조직문화, 성과급 체계, 인사제도 등에서 화학적 통합을 이뤄내야 한다는 부담을 안고 있다.

앞선 증권사 합병 사례인 NH투자증권의 경우 우리투자증권과 통합 당시 연봉 및 직급체계, 노동조합 통합문제에서 1년이 넘는 시간동안 진통을 겪은 바 있다. 불어난 몸집만큼의 성과를 이끌어내기 위해선 조직 안정화가 시급 과제로 꼽힌다.

증권사를 둘러싼 부진한 영업환경도 변수다. 경기 침체로 IB 업무 수요와 국내 증시 흐름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게 흘러갈 경우 두 회사는 지향하는 ‘초대형 IB’로 도약하기도 전에 합병 리스크에 시달릴 수 있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통합 증권사 출범은 브로커리지 수익 위주의 도긴개긴 경쟁을 펼쳤던 국내 시장을 한 단계 도약시킬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며 “합병 피로감 해소를 최우선 과제로 최소한의 리스크로 시장에 단기간 내 안착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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