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 탈퇴 공식발표 이어 SK 탈퇴시기 검토

LG그룹이 27일 올해 말로 전경련에서 탈퇴하기로 결정하면서 주요 회원사들의 전경련 탈퇴가 줄을 이을 전망이다. 이날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 모습. <사진=연합>
LG그룹이 27일 올해 말로 전경련에서 탈퇴하기로 결정하면서 주요 회원사들의 전경련 탈퇴가 줄을 이을 전망이다. 이날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 모습. <사진=연합>

[현대경제신문 차종혁 기자] 재계의 구심점 역할을 했던 전국경제인연합회(이하 전경련)의 해체 위기가 현실로 다가왔다.

27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 이재용 부회장이 이달 초 청문회에서 전경련 탈퇴를 공개 선언한데 이어 LG그룹이 전경련 탈퇴를 공식 발표하면서 주요 회원사의 탈퇴가 줄을 이을 전망이다.

이날 LG는 “올해 말로 전경련 회원사에서 탈퇴키로 하고, 최근 전경련에 이같은 방침을 정식으로 전달했다”고 밝혔다. 또 “앞서 전경련 탈퇴 의사를 밝힌 바 있고 이를 실행하는 차원”이라고 덧붙였다.

회원사 탈퇴 방침을 전달한데 따라 LG는 2017년부터 전경련 회원사로서 활동에 참여하지 않고, 회비도 납부치 않을 계획이다.

구본무 LG 회장은 지난 6일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특별위원회 제1차 청문회’에서 “전경련을 헤리티지재단처럼 운영하고 기업간 친목단체로 남아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삼성은 LG보다 먼저 전경련 회원사 탈퇴를 공식적으로 밝혔다는 입장이다.

삼성 관계자는 “전 국민이 지켜보는 청문회에서 이재용 부회장이 공식적으로 탈퇴 의사와 회비도 내지 않겠다고 밝혔기 때문에 회비정산 등 실무 절차만 남겨놓았을 뿐 내년부터 공식적으로 전경련 활동을 하지 않게 된다”며 탈퇴를 기정사실화했다.

청문회 당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전경련에서 탈퇴하고, 기부금 지원을 중단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전경련 회원사 중 양대 주축인 삼성그룹과 LG그룹이 내년부터 공식적으로 탈퇴하겠다고 밝힌데 따라 전경련 해체는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과 LG 외에도 주요 그룹사들이 회원사 탈퇴를 검토하고 있다. SK그룹은 최태원 회장이 청문회에서 탈퇴 의사를 밝힌데 따라 실무 작업을 진행 중이다. SK 관계자는 “언제 공식적으로 탈퇴할지는 미정이나 탈퇴 시기와 절차를 검토 중이다”고 말했다.

청문회 당시 전경련 해체에 반대 의사를 밝혔던 기업 중 일부도 회원사 탈퇴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전경련 탈퇴와 관련해 아직 검토 중으로 알고 있다”며 “조만간 입장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한화, 롯데, CJ 등 나머지 기업들은 전경련 회원사 탈퇴에 부정적이거나 중립적이다.

한화그룹은 “내년에 전경련 활동을 할지, 회비를 내야할지에 대해 아직 결정을 못 했다”고 밝혔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전경련 탈퇴와 관련해 내부적으로 얘기되는 게 없다”고 말했다.

청문회 당시 전경련 해체를 반대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보였던 CJ그룹도 중립적인 입장이다. CJ 관계자는 “손경식 회장이 청문회 당시 전경련 해체에 반대하지 않는다는 것이었을 뿐 해체 의견에 동조하거나 회원사 탈퇴를 의미한 것은 아니었다”며 “전경련 탈퇴 여부에 대해 정해진 바 없다”고 밝혔다.

전경련의 연간 운영 예산은 400억원정도이며 삼성, 현대차, SK, LG, 롯데 등 5대 그룹이 내는 회비가 절반가량으로 알려졌다. 이들 주요 그룹 중 대부분이 탈퇴하면 전경련 운영은 사실상 어려울 전망이다. 삼성, LG에 이어 상위 그룹사가 줄줄이 탈퇴하면 존속하더라도 활동은 크게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

전경련 관계자는 “회원사 탈퇴와 관련해 할 얘기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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