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과 현대건설 등 대표적인 현대그룹주가 8일 M&A설이 시장에 퍼지면서 동반 하락했다. 이날 현대종공업은 전일대비 주당 2만7500원이 빠지면서 46만6000원에 마감됐다. 하루만에 5.57%가 떨어진 것이다. 현대건설은 전일대비 6.66% 떨어진 7만8500원에 장을 마감했다.

현대그룹주가 동반하락한 것은 M&A설이 부각됐기 때문이다. 현대중공업은 하이닉스반도체 인수설이 나오면서 하락했고, 현대건설은 현대엠코와의 합병설이 다시 장내에 돌면서 주가하락을 피하지 못했다.

현대그룹주의 하락은 이날 코스피지수 하락에도 영향을 줬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날(2099.71)보다 16.36포인트(0.78%) 떨어진 2083.35포인트로 거래를 마쳤다.

신한금융투자증권 심재엽 투자전략팀장은 "하필 (선물·옵션) 만기를 앞두고 현대 그룹 내 주요사들이 언급되면서 수급과 주가에 영향을 줬다"면서 "현대그룹주가 지수하락의 빌미가 됐지만 한국 시장은 펀더멘탈과 벨류에이션은 여전히 매력적이기 때문에 단기적인 사항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한편 현대중공업은 이날 조회공시 요구에 대한 답변을 통해 하이닉스 인수설과 관련, "현재까지 확정된 사항은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와 관련해 추후 구체적인 내용이 결정되는 시점 또는 1개월 이내에 재공시하겠다"고 덧붙여 인수설을 완전히 잠재우지 못했다.

아울러 현대건설과 현대엠코의 합병설은 현대자동차그룹의 현대건설 인수 전부터 시장에서 제기됐던 소재인데 이날 다시 주목받았다. 지난 3일 현대차그룹이 김중겸 현대건설 사장 후임으로 정수현 현대엠코 사장을 전격 임명하면서 합병 가능성이 가시화 됐다는 진단이 일각에서 제기된 탓이다.

이미 증권가에서는 현대건설과 현대엠코의 합병이 현대차그룹의 경영권 승계와도 관련된 것으로 이해하면서 다양한 관측을 내놓았다.

현대차그룹은 ‘모비스→현대차→기아차→모비스’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구조를 갖고 있는데, 승계와 관련해 정의선 부회장이 핵심계열사의 지분을 많이 갖고 있지 못한 점이 걸림돌로 지적됐다.

이에 따라 증권가에서는 정 부회장이 25.06%의 지분을 갖고 있는 현대엠코와 현대건설의 합병을 통해 현대차그룹의 순환출자구조에서 고리역할을 하는 현대모비스의 지분확대에 필요한 자금을 수혈할 수 있을 것이라는 시나리오가 제시되고 있다.
저작권자 © 현대경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