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인공지능 플랫폼 구축… 갤럭시 S8에 탑재 계획
[현대경제신문=민경미 기자] 삼성전자는 지금껏 세상에 존재하지 않았던 인공지능(AI) 플랫폼을 창출한다. 가령 냉장고에게 “내 핸드폰에 있는 사진을 보여달라”고 외치면 냉장고가 명령을 즉시 수행하게 되는 오픈 플랫폼이 탄생하게 되는 것이다. 공상영화 속에서나 가능했던 일들이 이제 얼마 후면 내 손안에서도 펼쳐지게 된다.
삼성전자는 이처럼 새로운 플랫폼을 갤럭시 S8에 적용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업계는 삼성이 원하는 새 플랫폼이 갤럭시 S8에 탑재된다면 노트7 단종 사태를 넘어서 새로운 인터페이스를 구축하는 혁명적인 일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전자는 미국 실리콘 밸리 소재 AI 플랫폼 개발 기업인 비브 랩스(VIV Labs Inc.)와 새로운 AI 플랫폼 형성을 위해 머리를 맞대고 있다. 삼성이 지난 달 인수한 비브 랩스는 애플의 음성인식 비서 ‘시리(Siri)’를 만든 주역들이 창업한 스타트업이다.
비브랩스 CEO 다그 키틀로스(Dag Kittlaus)와 수석 엔지니어 아담 체이어(Adam Cheyer)는 지난 4일 한국에 있는 삼성전자 본사를 방문해 이재용 부회장과 만나 AI 전략의 비전과 방향에 대해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이재용 부회장은 "비브랩스의 AI 솔루션으로 이용자들에게 더 큰 즐거움과 편리함을 제공하는 데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며 "비브랩스의 솔루션을 스마트폰, 가전제품, 반도체 등 삼성의 제품과 연동해 기술 리더십을 이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비브랩스 경영진은 이후 이인종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개발1실장(부사장)과 함께 기자간담회를 갖고 새로운 AI에 대해 설명했다.
이 부사장은 기자간담회에서 “사람들이 AI를 이야기 할 때엔 알파고를 생각한다”며 “우리는 실제 생활에서 정보를 모으고 인간과 같은 수준의 생각을 통해, 유저에게 가치 있는 정보를 전달하는 것이 진정한 AI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의 새로운 플랫폼은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았던 AI 기능을 겸비한 새로운 인터페이스일 것”이라며 “PC에서 스마트폰으로 이제는 AI 기술이 혁신을 일으킬 것이며 새로운 생태계를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음은 일문일답>
Q: 삼성의 현재 AI 기술은 어느 정도인가?
A: 삼성과 비브랩스는 이제까지 없었던 AI 플랫폼을 형성하기 위해 함께 하고 있다. 이 플랫폼에서는 제 3의 개발자가 자신들의 서비스 역량을 추가함으로써 그들의 서비스를 고객들에게 더 광범위하게 제공 할 수 있다. 우리가 만들고 있는 것은 오픈 AI 플랫폼이며 업계에 새로운 반향을 불어일으킬 것이다. 우리가 지시하는 것을 자연스레 할 것이며 많은 서비스가 늘어날 것이다. 현재의 갤럭시 스마트폰은 피자나 커피를 주문하려면 제 3의 어플리케이션을 써야하지만 새로운 AI 플랫폼은 고객이 원하는 것을 바로 수행하게 된다. 이것이 바로 ‘오픈 플랫폼’ 이다. 다음 출시할 갤럭시 S8에 이 AI 플랫폼이 탑재돼 출시될 계획이다.
Q: 삼성은 얼마나 자연스러운 음성 인식을 제공할 것인가?
A: 언어 인지는 최근 몇년동안 계속 발전해오고 있었으며 지금 현재 인간 수준의 정확도를 가지고 있다. 이는 유저가 디바이스에 계속 말을 해 왔기 때문에 그들의 실제 목소리가 우리가 사용할 수 있는 데이터가 됐기 때문이다. 지금 현재 이 서비스의 정확도는 우리가 필요한 수준에 가까워지고 있다. 언어 다양성에 있어서는 아직까지 시간이 더 필요하다. 디바이스가 언어뿐만이 아니라 자연스러운 인간 세계의 맥락을 알아들어야 한다. 우리는 그정도의 높은 정확도에 도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Q: 한국을 방문한 목적이 무엇이며, AI 플랫폼의 이름을 무엇인가?
A: 비브랩스는 삼성과 공유하는 비전을 현실화 시키기 위해 한국에 왔다. 이는 큰 야망을 함께하는 장기적인 관계의 시작이라고 볼 수 있다. 우리는 리서치센터의 많은 개발자들과 함께 일을 진행할 것이다. 우리는 기술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며 집중할 계획이다. 다만 이름은 결정하지 못했다.
Q: AI가 제 4차 산업혁명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 같나?
A: AI는 굉장히 넓은 주제이다. 우리가 개발하는 플랫폼은 대화적인 인터페이스이다. 비브랩스는 가능성이 무궁한 첫 오픈 시스템을 제공할 것이며, 이 플랫폼이 현실화되면 AI 어시스턴트가 당신을 위해 엄청나게 많은 일들을 해 줄 수 있을 것이다. 더 많은 개발자들이 참여할 것이고, 더 많은 유저들이 AI 플랫폼과 소통할 것이다. 우리의 아이들은 “어떻게 인터넷 없이 사셨어요?”라고 물어보지만, 미래 다음 세대는 “AI 없이 어떻게 사셨어요?”라고 물어볼 것이다. 이 서비스는 그만큼 대단한 서비스가 될 것이다. 이 플랫폼은 우리가 인터넷을 쓰는 것만큼이나 쉽게 쓸 수 있을 것이다.
Q: 다른 많은 회사 중에 왜 굳이 삼성을 골랐는가?
A: 삼성만큼 많은 스마트 디바이스 라인업을 가진 회사가 없다. ‘세계 어디든 사용 가능한 플랫폼을 형성한다’는 삼성의 AI에 대한 미래 비전과 우리가 추구하는 것이 똑같다. 갤럭시 S8이 AI 플랫폼을 가지게 될 것이지만, 이는 새로운 기술의 기본이자 토대에 불과하다. 우리는 이 기술을 굉장히 쉽고 간편하게 쓸 수 있도록 만드는데 집중하고 있으며 간단한 기능이 아닌 유저들이 일상에서 소통할 수 있는 인터페이스가 되도록 할 것이다. 이는 새로운 패러다임의 시작이 될 것이다.
Q: 새 플랫폼을 사용하는 첫 디바이스는 어떤 것이 될 건가?
A: 갤럭시 S8이다. 이 서비스는 스마트폰에서만 작동하는 것이 아니라 일상에서 소통할 수 있는 홈 어플라이언스로서도 작동할 것이다. 완벽함에 도달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Q: 사물인터넷(IoT)과 새 플랫폼과의 차별점은?
A: 새 플랫폼은 어플리케이션을 사용할 필요 없이 가전 제품들을 리모콘처럼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다양한 디바이스들과 ‘연결된 기술’인데, 이 플랫폼은 유저의 상황에 가장 알맞는 개인 ‘어시스턴트’가 될 것이며 그 시작은 아마 핸드폰이 될 것이다. 예를 들어, 이 플랫폼이 있으면 유저들은 냉장고에게 명령해 핸드폰에 있는 사진들을 보여달라고 말 할 수 있을 것이다.
Q: 구글 또한 AI 플랫폼을 개시했는데 어떤 점이 다른가?
A: 오픈 생태계라고 하는 것은 모든 외부 개발자들이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을 컨트롤할 수 있다는 의미이다. 과거에는 인터넷이 이후엔 어플리케이션이 기술 혁명을 일으켰다면, 이제는 삼성의 AI 플랫폼이 그 역할을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