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노조 올해만 20차례 파업, 매출 2조5천억 차질

파업으로 직원들이 출근을 하지 않아 생산라인이 멈춰선 현대자동차 전주공장내부 모습. <사진=연합>
파업으로 직원들이 출근을 하지 않아 생산라인이 멈춰선 현대자동차 전주공장내부 모습. <사진=연합>

잘나가던 갑을오토텍, 80일 장기파업에 부도 위기 직면

[현대경제신문 차종혁 기자] 기업들이 끊임없는 노사 갈등으로 인해 성장에 발목이 잡히고 있다.

27일 재계에 따르면 다수 기업들이 반복된 노조의 파업으로 인해 생산에 차질을 빚으면서 수출 감소, 실적 악화에 시달리고 있다. 일부는 부도 위기에 직면하는 상황에까지 처했다.

현대자동차 노조는 올해 임금협상과 관련해 사측을 압박하기 위해 지난 26일 전면파업에 돌입했다. 현대차노조의 전면 파업은 지난 2004년 이후 12년만이다. 이날 현대차 울산, 전주, 아산공장의 생산라인 가동이 모두 중단됐다.

노사는 지난달 24일 임금협상에서 잠정 합의했지만 동월 27일 전체 조합원 대상 찬반 투표에서 78%의 반대로 부결됐다. 노조는 2차 잠정합의를 위해 회사가 임금안을 포함한 추가 제시안을 내놓을 것을 요구하고 있지만 회사는 추가안 제시 요구는 신의성실 위반이라며 맞서고 있다.

현대차는 26일 노조 전면파업으로 인해 7천200여대의 생산 차질이 빚어져 1천600억원의 매출 차질이 발생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현대차 노조는 올해 임금협상 과정에서 19차례 부분 파업을 벌였다. 이날 전면 파업까지 총 20차례 파업으로 인해 올해만 11만4천대의 생산과 2조5천여억원의 매출 차질을 본 것으로 회사 측은 추산했다.

노조는 26일 전면파업에 이어 이어 27일부터 30일까지 매일 4~6시간 부분파업을 진행한다. 월말까지 예정된 부분파업으로 피해규모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현대차노조의 파업이 월말까지 이어지면 13억달러(약 1조4천억원)의 수출 자질을 빚게 될 것이라며 노사에 조업 정상화를 위해 노력해달라고 요청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회사와 노조 집행부가 상당한 고민 끝에 잠정합의안을 도출했는데도 노조 이견으로 인해 부결됐다”며 “노조 내부 합의가 빨리 이뤄져 정상적인 산업 활동을 재개해 대내외 경기침체로 인한 위기를 이겨내길 바란다”고 말했다.

자동차부품을 생산하는 중견기업 갑을오토텍은 노사 갈등으로 생산이 장기간 중단되면서 부도 위기에 직면할 정도로 상황이 악화됐다.

회사 측은 “노조의 불법 공장 점거로 80일 동안 생산이 전면적으로 중단돼 매출손실액이 650억원을 넘어선 가운데 만기어음과 금융권의 대출금 상환 압력으로 자금상황이 급격히 악화돼 부도를 막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고 밝혔다.

갑을오토텍은 노조의 장기간 파업으로 9월 말 만기가 도래하는 어음 결제 금액의 일부에 대한 지급 기일 연장에 대해 거래처와 간신히 합의했다. 하지만 올 10월 중 상환해야 할 만기도래 어음에 대해 정상적인 결제를 못할 것으로 예상돼 기일 연장에 대한 협의를 지속적으로 진행해야 하는 상황이다.

회사 관계자는 “지급하지 않아도 될 금융비용이 노조의 장기 파업으로 인해 추가로 발생하는 악순환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갑을오토텍은 2013년 2천433억원 매출에 54억 흑자를 기록했으나 2014년 통상임금 확대 적용 후 2천447억원 매출에 60억원 적자로 돌아섰다.

회사 측에 따르면 2014년 갑을오토텍 생산직 직원의 1인당 연평균 인건비는 1억300만원으로 동년 국내 자동차업계의 1인당 연평균 임금(9천234만원)보다 높다.

금속노조 갑을오토텍지회는 2015년 임금교섭과 관련 쟁의절차를 진행해 파업에 돌입한 이후 현재까지 파업 중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 환경노동팀 관계자는 “임금협상 과정에서 노사 갈등으로 인해 파업이 장기화되거나 반복되면서 기업의 생산과 수출이 차질을 빚고 있다”며 “피해를 최소화하도록 양측이 원만한 합의를 하는데 함께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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