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경제가 지난 1분기 수출호조와 민간소비 증가 등에 힘입어 4%대의 성장을 유지했지만, '국민총소득'(GNI)은 고유가 등의 여파로 교역조건이 악화되며 27개월만에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한국은행이 8일 발표한 '2011년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 잠정치'에 따르면 1분기 '국내총생산'(GDP)은 전년동기대비 4.2%, 전분기 대비 1.3% 성장했다.

지난 4월 속보치에 비해 전년동기대비로는 같지만, 전분기 기준으로 0.1%하락한 수치다.

고유가, 구제역을 비롯한 대내외 악재에도 4%대 성장을 기록한 것은 수출과, 민간소비가 꾸준히 호조세를 보인데 힘입은 때문이라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

하지만 국민들의 체감경기에 큰 영향을 주는 '실질 국민총소득'은 교역조건의 악화로 뒷걸음질했다.

실질 국민총소득(GNI)은 교역조건 악화의 여파로 전기 대비 0.1%감소하며 지난 2008년 4분기이후 27개월만에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에 비해서는 1.8% 성장하는 데 그쳤다.

중동 정정불안의 여파로 국제유가가 고공비행을 거듭한 반면, 반도체, LCD, 무선장비를 비롯한 우리나라 주력 수출 품목의 가격은 하락하며 교역조건이 악화된데 따른 것이라고 한은은 설명했다.

지난 1분기 국제유가는 21.3%, 비철금속은 14.3% 각각 상승했지만, 반도체는 같은 기간 -10.3%, LCD는 -12.3% 를 기록했다.

국민총소득은 국제 유가가 고공비행을 거듭하던 지난 2008년 4분기에도 마이너스 3.6%를 기록한 바 있다.

민간소비는 승용차·영상음향기기 등 내구재 소비 증가가 눈에 띈다. 음·식료품을 비롯한 비내구재 지출은 부진했지만, 내구재 소비가 증가하면서 전년 동기 대비 2.8%, 전 분기에 비해서는 0.4% 늘었다.

설비투자는 전년 동기 대비 11.7% 성장하며 1분기 경제성장을 뒷받침했지만, 전기에 비해서는 1.1% 줄었다.

하지만 업황 불황에다 프로젝트 파이낸싱(PF)의 직격탄을 맞은 건설부문 투자의 위축이 뚜렷했다. 건설부문 투자는 전년 동기 대비 11.9%, 전기대비 6.7% 각각 감소하며, 경제성장세에 찬물을 끼얹었다.

지난해 재정을 조기에 집행한 정부가 올 들어 조기 집행 규모를 줄인 것도 건설부문 위축에 한몫을 했다는 것이 한은의 설명이다.

부문별로는 제조업과 서비스업이 성장을 주도했다. 제조업의 경우 전기전자기기, 운송장비 등을 중심으로 전년 동기 대비 9.8%, 전기대비 3.1% 성장했다.

서비스업은 이상 한파의 여파로 골프를 비롯한 문화·오락 활동이 큰 폭으로 줄어들었지만, 도·소매업과 금융보험 부문 등이 선전을 하면서 전년동기대비 2.7%, 전기대비로는 1.2%가 각각 증가했다.

농림어업은 구제역 발생에 따른 축산업 부진으로 전년 동기에 비해 8.6%, 전기대비 4.5% 급감했다. 건설업도 부진해 전년 동기보다 9.9%, 전기보다 6.1% 각각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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